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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의 언어를 응용해 만든 ‘배달의 민족’ 앱 버스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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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짤방 사용법
짤방의 고수, 미디어 평론가들이 평가하는 짤방의 생명력과 의미
디지털에서 이미지 한 컷
효과는 단어 1000개와 같아
명쾌하면서 강한 파급력 때문에
마케팅 수단으로도 이용돼
오늘도 트위터에서는 ‘손학규의 대모험’이라는 계정이 몇시간마다 정치인 손학규 짤방을 올린다. 김성모봇이라는 계정에선 ‘전설의 짤방’에 실렸던 만화가 김성모의 이상한 어록만 골라 전송하고 있다. 가수 최강창민의 짤방 “이게 내 젖이다”를 퍼뜨리며 즐거워하는 팬들도 있다. 팬심은 분명한데 결과적으론 팬인지 안티인지, 구별이 안 간다. 풍자와 조롱, 비웃음과 웃음이 헷갈린다. 우리는 지금 앞뒤가 맞지 않는 부조화한 어법을 지닌 짤방의 세계에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엔하위키 미러에 등재된 대표적 짤방만 200개를 넘는다. 어떤 인터넷 유행어로 검색해도 대부분 짤방이 따라붙는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직접 쓰는 백과사전 ‘엔하위키 미러’에 따르면, 2002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서 ‘짤림(잘림) 방지’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뒤 ‘웃기는 사진’과 같은 말로 쓰다가 지금은 “게시물에 첨부하는 모든 사진”이라는 뜻으로 굳어졌다. “짤방?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근본도 없고 역사도 없고 트렌드도 없는 놈이다.” 블로거 시절부터 수많은 짤방들을 저장, 유포했으며 지금은 웹진 <ㅍㅍㅅㅅ>를 발행하는 이승환씨는 잘라 말한다. 쉽사리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잊혀지는 게 짤방이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이미지 인문학>에서 “디지털이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일상이 되면서 ‘디지털’이라는 말은 사라졌다”고 했는데, 이 말은 짤방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가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더 이상 짤방이라는 말이 안 맞지 않느냐. 다른 말을 찾아보자”는 제안이 올라오지만 짤방이라는 말이 적절해서가 아니라 너무 흔하고 보편적이라서 짤방이라는 말의 존재감이 사라진 형국이다. 지금은 주로 ‘~짤’이라고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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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은어처럼 쓰이다가 일상어가 되어 가고 있는 짤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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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하면 당신도 ‘짤부자’ 짤방은 타이밍이다. 번개처럼 오가는 ‘짤방 대화’에 끼어들기 위해서는 미리 챙겨야 한다. 짤방으로 처음 말하기를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짤방계의 고수 신림동캐리(닉네임)가 만든 10가지 기초 짤방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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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나쁜 일이 생겼을 때(왼쪽) 힘들어 죽겠는데 누군가 괜찮으냐고 묻는다면(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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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이 몹시 고단하다(왼쪽) 누군가 가당치도 않은 소리를 한다면(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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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주말에 뭐 했어?’라고 물어올 때(왼쪽) 나는 지금 배가 몹시 고프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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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몹시 외롭다(왼쪽) 정말 화나고 이해 안 가는 상황일 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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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인 내 앞에서 연애하는 커플을 보았을 때(왼쪽) 나는 솔로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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