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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17 22:42 수정 : 2014.09.18 18:56

인천 월미산 자락 한국전통정원의 덩굴식물 터널.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인천 월미공원 탐방
유람선과 놀이시설로 알려졌던 월미산 월미공원 숲길 걷기와 전망대 즐기기

20년 전까지도 ‘인천’ 하면 월미도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개항기부터 수도 서울의 관문이 돼온 항구이면서, 온갖 놀이시설·횟집들이 들어선 곳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이미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 월미도가 최근 들어 다시 인천의 주요 여행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전쟁 무렵부터 50년간 군부대가 주둔하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월미산이 2001년 개방됐고, 걷기 좋은 둘레길이 만들어진데다, 한국전통정원과 전통문화체험관, 한국이민사박물관 등이 들어서며 인천 명소로서의 이름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월미공원은 59만㎡에 이르는 월미산(105m) 숲을 일컫는다. 정상 부근엔 멋진 전망대가 솟아 있고, 산자락엔 40분이면 한바퀴 돌 수 있는 2.3㎞의 둘레길을 비롯한 산책로들이 이어진다. 산책로들은 대부분 햇빛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터널을 이룬 매혹적인 숲길이다.

월미공원을 둘러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전통정원 앞에서 30분마다 출발하는 전기차 ‘물범셔틀카’(왕복 1500원)를 타고 정상 가까이 오르는 것과, 먼저 40분가량 걸리는 월미산둘레길을 산책한 뒤 나무계단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길은 서로 연결돼 있어, 코스를 섞어가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산책로는 모두 포장이 돼 있다.

40분이면 정상 오르는 둘레길
60년 동안 우거진 아름다운 숲
수도권 걷기 좋은 산책코스로 꼽혀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도 그만

월미공원 전망대(지상 3층, 지하 1층, 높이 23.7m)는 정상보다 아래쪽에 있지만, 전망대 높이는 산 정상과 비슷하다. 지상 3층 월미달빛마루 카페와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인천 갑문과 무수히 깔린 부두 등 인천항 일대와 영종대교·인천대교, 고층 건물들이 뾰족뾰족 솟은 송도국제도시 등 주변 경관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다. 전망대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노약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정상 광장’(셔틀카 승차장)에서 숲길 따라 잠시 오르면 닿는 월미산 정상에서도 경관이 좋다. 쾌청한 날이면 서울 남산타워 끝부분도 눈에 잡힌다고 한다.

월미산 정상 부근의 숲길.
월미산 둘레길 숲길은 울창하기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한낮에도 햇빛이 스며들지 않는 어둑한 숲터널이 이어진다. 하지만 월미산 수림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근현대를 거쳐오는 동안 만신창이가 된 월미산의 수모와 상처를 감싸며 최근 60년 사이에 우거진 숲이다.

월미공원의 나무계단길.
개항기 강화도를 침략해 병인양요를 일으킨 프랑스 함대 사령관 로즈는, 당시 월미도를 ‘발견’했다며 이름을 ‘로즈 섬’이라 짓고 해도(바다지도)에 표기해, 한때 각국에서 월미도를 ‘로즈 섬’이라 부르기도 했다. 개항 이후엔 일본의 조차지가 들어서며 일부가 훼손됐고, 러시아는 석탄창고를, 미국은 석유창고를 월미도에 지었다. 청일전쟁·러일전쟁을 거치며 이 작은 섬은 일본의 병참기지가 됐다. 일제는 산꼭대기엔 제 나라 신사를 짓고 주변을 유원지로 만들었다. 광복 뒤엔 미국 해양경비대가 주둔하며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는 수모를 겪은 데 이어, 한국전쟁 땐 인천상륙작전으로 월미도가 집중포격을 받아 초토화됐다.

그 뒤 50여년간 군부대 주둔으로 출입이 통제되다 군부대가 옮겨가며 2001년 월미산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군부대의 포격으로 초토화됐다가, 다시 군부대의 주둔으로 출입이 통제되며(방치되며) 되살아난 숲이 월미산 숲이다. 산 정상 광장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월미산을 기리는 ‘월미산 귀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월미공원 숲길(산책로)은 2009년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선정한 ‘수도권 걷기 좋은 산책코스 베스트 20’에 인천 지역 숲길 중 유일하게 뽑혀 진가를 인정받았다.

월미공원 탐방길에 전망대 카페에서도, 전통정원에서도 외국인 여행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중국인 여행객이 많은데, 대개 인천공항에서 항공편을 갈아타면서 대기시간을 이용해 ‘환승투어’에 나선 이들이다. 월미공원은 인천공항 ‘환승투어’의 주요 코스 중 하나다.

월미산전망대에 오르면 인천항과 시내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월미산 자락에 조성된, 전국 각지의 전통정원 일부를 재현해 모아놓은 한국전통정원과 전통문화 체험행사가 진행되는 월미문화관, 지난 2003년 미주 이민 100돌을 맞아 세운 한국이민사박물관 등도 월미공원 산책길에 둘러볼 만한 곳들이다.

외국인도 감탄할 풍경이네

제17회 아시아경기대회(9월19일~10월4일)가 이어지는 동안, 인천시 일대는 외국인 선수·임원진이나 외국인 관람객·관광객들로 붐빌 전망이다. 때마침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 16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 중 일부가 아시아경기 관람을 겸해 인천을 찾을 것으로 보여 주요 관광지엔 외국인들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청 관광진흥과가 추천한, 외국인에게 권할 만한 볼거리·체험거리, 외국인과 함께 들러볼 만한 인천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월미문화관·한국전통정원

월미공원 안.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의 한 자락을 엿보게 해줄 수 있는 곳들이다. 문화관 1층엔 한국의 전통 통과의례인 관혼상제에 관한 자료와 상차림 등이 전시돼 있다. 한쪽에선 궁중 한복(곤룡포와 왕비 복장 등)을 입어볼 수 있다. 지하층은 전통음식 체험장이다. 호박송편·인절미 등 떡과 궁중떡볶이·불고기·녹두전·보쌈김치 등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전통정원은 소쇄원·국담원(사진) 등 한국 전통 정원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전철 1호선 인천역 앞. 1884년 청나라 조계지(치외법권지역)가 인천에 설치된 뒤 중국인들이 모여 살아온 곳이다. 붉게 장식된 상점과 식당, 주택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인천에 정착해 나름대로 발전시켜온 중국인들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옆에 1888년 들어선, 국내 첫 서양식 공원인 자유공원도 있다.

인천도호부 청사

남구 문학동의 인천도호부 청사는 조선시대 행정기관인 도호부의 관아 건물들이다. 복원된 동헌·객사 등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옆에 향교와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도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한국의 역사·문화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연수구 옥련동에 있다. 인천·경기 지역에서 출토된 선사시대 유물에서부터 고려의 청동유물과 도자기, 공예품, 조선의 불상들과 도자기, 회화, 전적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강화도 탐방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역사 유적들이 널린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선사시대 고인돌 무리, 개항기 격전지였던 초지진·광성보 등 해안 요새들, 고려시대 도읍지인 고려궁터, 강화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볼 만하다. 화문석문화관에선 왕골을 이용한 접시받침대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문의 인천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32)440-4352.

인천/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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