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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24 19:38 수정 : 2014.09.24 19:38

몸의 좌우균형과 대칭을 살피는 발레핏의 애티튜드

[매거진 esc] 라이프
우아한 동작에 깊은 호흡 결합한 ‘발레핏’과 빠른 리듬 맞춰 움직이는 ‘비트요가’

발레와 요가가 새로운 옷을 입었다. 발레에 피트니스를 결합한 발레핏과 요가에 빠른 박자를 더한 비트요가가 뜨면서 조용하고 우아하게만 여겨졌던 이 복고 운동들의 이미지도 바뀌고 있다. 두 운동은 지난 2월 열린 피트니스 박람회 ‘2014 아이핏 피트니스 컨벤션’에서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운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힘과 리듬을 얻은 두 운동을 배우는 현장을 찾아가봤다.

신체의 리듬을 따르면서 마음을 회복하려는 비트요가의 낙타자세

깊은 호흡으로 하는 ‘발레핏’

발레 수업은 보통 두 발의 뒤꿈치를 대고 일직선으로 서면서 시작된다. 발레리나처럼 서기, 발을 엇갈려 우아하게 걷기, 그리고 점차 중력을 거슬러 몸을 공중으로 띄우는 법을 가르친다. 발레핏 수업은 숨쉬기부터 시작한다. ‘브레스핏’이라고 하는 이 숨쉬기 방법은 양손을 갈비뼈 옆으로 늘어뜨리고 숨을 코로 들이마신 다음, 가슴을 최대한 부풀린다. 치아 사이로 소리가 날 만큼 호흡을 내뱉는 것이다. 이때 골반은 정면을 향해야 하고 어깨가 치켜 올라가서는 안 된다. 2011년, 호흡으로 가슴을 열어 척추측만증을 치료하는 슈로스메소드 치료법에서 힌트를 얻어 발레핏을 고안했다는 프리나 발레핏 오윤하 대표는 “앉아 있을 때나 서 있을 때나 무게중심을 바닥에 두면서 호흡을 통해서 척추 모양을 원래대로 회복하도록 돕는 방법이라 몸의 불균형이 심하면 누워서 시작하기도 한다. 이 호흡을 유지하면서 근력을 키우는 것이 발레핏”이라고 설명했다.

호흡과 균형을 중시하는 발레핏은 팔을 우아하게 움직이는 포르 드 브라나 무릎을 옆으로 구부리는 플리에 같은 발레 동작을 단계별로 쪼개서 깊은 호흡을 하며 근육을 최대한 다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윤하 대표는 오랫동안 발레 강사로 일하면서 여러가지 병을 얻었다고 했다. “화려하고 우아한 동작에 이끌려 무용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주로 한쪽으로만 다리를 들고 회전하는 아라베스크나 한쪽 발이 다른 발을 쫓아가는 샤세 동작 등을 거듭하며 몸이 한쪽으로 쏠리고 발레리나의 지병인 무릎과 골반 통증을 달고 살았다”는 것이다. 다른 운동을 찾아봤지만 요가는 발레리나에겐 너무 강도가 약했고 격렬하기만 한 크로스핏은 마땅치 않았단다. 슈로스메소드와 라틴댄스 줌바를 만나면서 발레의 호흡과 즐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은은한 음악으로 시작해 화려한 선율에 이끌려가는 발레핏은 얼핏 리듬체조를 닮았다. 이미 한쪽 근육만을 과도하게 써서 균형이 틀어진 상태라면 고무공이나 케틀벨 같은 10~50㎝의 작은 도구를 다리 사이에 끼우거나 들고 운동한다. 수강생들 중엔 재활치료를 받는 발레리나도, 반대로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 플리에만 해도 숨이 차 오르는 40대 여성들도 있었다. 호흡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발레로 향한다. 일주일에 2~3회 발레핏을 함께 해온 수강생들의 커뮤니티 ‘아베모’(아트라베르시아모) 회원들은 내년 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작은 무대에서 발레 공연을 할 예정이다. 발레로 몸을 치료하고 표현하는 법을 익힌 이들 아마추어 발레리나들은 10대에서 6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깊은 호흡과 빠른 동작으로
체형 교정 강조하는 발레핏
요가와 필라테스 결합해
요가를 현대화한 비트요가

에스-시프트 동작
리듬을 타는 ‘비트요가’

지난 12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체육관에서는 20여명의 수강생이 빠른 리듬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하악!’ 하는 커다란 숨소리가 리듬을 부추긴다. 요가 자세를 취하지만 역동적으로 흘러가는 나디아 비트요가 수련 모습이다.

지루하거나 잡생각이 찾아올 틈이 없었다. 준비운동에 들어가는 요가 자세만도 16가지. 본운동에선 21가지 자세를 8번씩 되풀이하고 2가지 마무리 운동을 한다. 오랫동안 전통 요가를 한 사람도 요가 동작 사이사이 무릎을 굽혔다 펴는 바운스, 복근 운동인 크런치, 골반 운동인 펠빅 클록 등이 들어간 비트요가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듯했다. 비트요가 고급 강좌에서는 허리를 한바퀴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도 재빨리 여러번 소화해야 한다. 불교 스타일 술집으로 유명해진 프랑스 붓다바 클럽에서 온 음악 ‘붓다바’에 맞춰 움직이는 50분이 후딱 지나갔다.

10년 전 처음으로 비트요가법을 설계한 나디아(본명 이승아)는 “준비운동에서 하는 풀 바디 스트레치 하나만 해도 삼각자세, 영웅자세 등 10가지 요가 자세가 조금씩 변형되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동작이다. 현대 운동은 보통 유산소·근력·유연성 운동 등을 구분하는데 비트요가는 한 자세에서 여러 종류 운동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요가와 고전 요가의 차이를 살피다 보면 우선 호흡이 눈에 들어온다. 고전 요가는 정적인 자세로 느리고 고른 호흡을 하는데 비트요가는 힘있는 호흡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속 근육을 강화한다는 필라테스 요가와도 비슷하다. 그런데 요가 자세를 빠르게 여러번 반복하다 보면 숨이 차겠지만 몸을 최대한 뻗고 오래 지탱하는 전통적 방법에 비해 스트레칭 효과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비트요가 강사들은 “관절이 약한 사람에겐 오래 버티는 동작이 무리다. 아플 만하면 그만두고 다시 반복하니까 무리 없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디아 비트요가에서는 “이것은 율동이 아니다. 음악은 빠르지만 천천히 움직여가며 한 동작마다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익혀야 한다”며 “요가를 했던 사람이라도 분량을 줄여서 동작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천천히 배우는 초보반에서 시작할 것”을 권했다.

보트자세
나디아는 “요가와 필라테스를 결합한 첫번째 비트요가법에 이어 내년에는 발레와 요가를 합친 두번째 비트요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두번째 비트요가는 요가지만 뛰고 구르며 활발히 움직이는 운동이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체조를 해왔고 에어로빅으로 선수 생활까지 했던 나디아는 요가를 만나면서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운동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해서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해 용을 써왔다. 그런데 요가는 자신을 이해하는 운동이라 나를 내려놓고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며 “하지만 요가는 나의 몸과 마음, 생활을 바꾸는 방법인데 변화하는 생활 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전통 방식 요가만 고집하는 건 어리석은 일 같았다”고 비트요가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글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본 스튜디오(책 <리스타트 요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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