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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동쪽 자락 청양 정산면 천장리(새울골) ‘알프스마을’ 얼음분수축제의 군밤 구워 먹기 체험장. 공주밤 50~60개(5000원)를 철망 뜰채에 담아 장작불에 구워 먹는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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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여행
충남 청양 칠갑산과 사철 축제 여는 천장리 ‘알프스마을’, 최익현 사당
칠갑산(561m)은 충남 청양군의 대표 산이다. 높지는 않아도 깊은 골짜기를 여럿 거느린, 차령산맥 끝자락에 솟은 봉우리다. 칠갑산의 칠갑(七甲)은 땅·물·불·바람 등 만물의 7대 근원을 뜻한다고도 하고, 일곱 장수가 나올 일곱 명당을 가리킨다고도 한다. 그러나 칠갑산 하면 먼저 ‘콩밭 매는 아낙네’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옛 화전민의 고단한 삶을 그린 대중가요 ‘칠갑산’(1989년 주병선 노래)으로 더 알려진 산이기 때문이다. 노래의 유명세는 칠갑산 자락 어딜 가나 만나게 되는, 호미 들고 머리에 수건 두른 ‘콩밭 매는 아낙네’ 상에서 실감할 수 있다. 천문대 쪽 등산로 들머리, 천장호 출렁다리 앞, 칠갑산 옛 국도변, 장곡사 들머리 등에서 이 아낙네가 여행객을 기다린다. 베적삼이 흠뻑 젖도록 콩밭을 매는 가난한 아내이거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딸이거나, 우두커니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만큼 자주 보이는 게 또 있다. 청양의 또다른 상징물 ‘청양고추’ 상이다. 발갛게 달아오른, 크고 작은 고추들이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가로등 장식도 고추, 다리 장식도 고추, 칠갑산 산길 안내 표지판도 고추 모양이다. 매운 고추의 대명사인 청양고추는 그 이름의 유래가 경북 ‘청송’과 ‘영양’에서 한 글자씩 따와 붙였다는 게 정설이지만, 청양에선 청양산 고추 종자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한다. 어찌됐든 청양 여행길에 칠갑산을 피해 갈 수 없고, 칠갑산 산행길에 ‘콩밭 매는 아낙네’와 ‘고추’를 피해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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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정상의 북쪽 전망.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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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아낙네 동상 많아
얼음축제중인 ‘알프스마을’
장작불 군밤 구워 먹기 인기 해설사 문씨는 “칠갑산은 백제 때부터 신성시해온 산”이라며 “백제가 도읍을 웅진성(공주)에서 사비성(부여)으로 옮길 때도 이 산에 제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정상 남서쪽엔 삼형제봉이 솟았는데, 백제 무왕 때 쌓은 자비성이 남아 있다. 자비성(두율성·두치성)은 이른바 ‘수이공난의 성’(지키기는 쉽고 공격하기는 어려운 성)으로, 백제 부흥군과 나당연합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부흥군은 대패하고 왕자 풍(의자왕의 아들)은 임존성(예산)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자비성 밑 옛 도림사 터에선, 요즘도 지역 주민들이 매년 칠월칠석날 당시 희생된 백제 부흥군 위령제를 지낸다. 칠갑산엔 모두 9개의 등산로가 있다. 대개 3~4㎞ 거리로, 왕복 3시간쯤 걸린다. 정상 밑 급경사(계단길)를 제외하곤 대체로 완만하다. 천문대 쪽 등산로(산장로)가 가장 완만해, 아이젠을 착용하면 눈 쌓인 겨울에도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칠갑산이 청양의 대표적 관광지인 건 ‘청양 10경’ 중 6개(칠갑산·장곡사·장승공원·지천구곡·천문대·천장호출렁다리)가 칠갑산 자락에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중 통일신라 때 창건된 장곡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건축 시기가 다른 상하 2개의 대웅전을 갖춘 절로 이름 높다. 아담한 규모의 이 절에 미륵불괘불탱, 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 등 국보 2점과 보물 4점이 있다. 상대웅전 밑의 약 900년 됐다는 느티나무와 범종루의 목어와 대형 구유 등도 볼거리다. 장곡사 들머리엔 다양한 크기와 표정을 한 200여기의 장승을 깎아세운 장승공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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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호 출렁다리 가는 길목에 세워진 ‘콩밭 매는 아낙네’ 상.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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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정산면 서정리구층석탑(보물).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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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목면 송암리의 면암 최익현 선생 고택. 모덕사 경내에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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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여행 정보
가는 길 수도권에서 경부고속도로 타고 가다 천안교차로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로 바꿔 탄 뒤 공주교차로에서 당진대전고속도로 타고 당진 쪽으로 잠시 가다, 다시 서공주교차로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청양나들목에서 나간다. 39번 국도 따라 가다 정산면소재지에서 36번 국도 따라 좌회전해, 칠갑산 북쪽 자락 거쳐 청양읍내로 간다.
먹을 곳 장곡사 들머리에 칠갑산맛집 등 산나물비빔밥·정식 등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고, 칠갑산 한치고개 들머리에 칠갑산두메산골 등 두부·청국장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장평면 지천리 충청수산식당은 참게매운탕으로 이름난 곳. 참게매운탕·참게장 정식 2인 4만5000원, 3인 6만원.
묵을 곳 청양읍내 터미널 부근에 허름한 모텔이 몇곳 있다. 칠갑산 북쪽 한치고개 밑에 샬레호텔(7만원)이 있고, 서쪽 자락의 칠갑산자연휴양림에 숲속의집 10동이 있다. 숲속의집 주말 예약은 대부분 마감됐지만, 평일 이용은 가능하다. 산 남쪽 자락(대치면 까치내로)엔 칠갑산오토캠핑장이 있다.
여행 문의 청양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41)940-2491, 천장리 알프스마을 (041)942-0797, 장곡사 (041)942-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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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책
횡성 웰리힐리파크는 1월 한달간 청소년·어린이 초보자를 대상으로 ‘모(母)처럼 좋은 1만원 스키·보드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루 세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저녁 7시30분) 1회 2시간. 강습비 1만원. (033)340-3256.
한화호텔 앤 리조트에서는 2월26일까지 백암온천 겨울 패키지 ‘온천보감’을 선보인다. 주중(일~목요일) 객실 1박과 2인 조식·석식이 제공되고, 투숙 중 온천 사우나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9만원. 모바일앱으로 예약 땐 1만원 추가 할인. (054)787-7001.
롯데호텔 부산은 4월30일까지 다양한 먹거리·볼거리로 구성된 ‘전통시장 패키지’ 상품을 운영한다. 디럭스 객실 1박과 전통시장 상품권(3만원), 롯데시네마 관람권 2매로 구성된 기본 패키지가 21만원부터. 2인 조식 뷔페 포함 패키지는 24만원부터. 세금·봉사료 별도. (051)810-1100.
여행발전소(www.tourplant.co.kr)가 2월3일부터 여행작가 양성 과정을 개강한다. 여행전문기자·사진작가·파워블로거 등의 강사진이 여행기사 작성법, 여행지 취재 요령, 사진 촬영 기초, 포토샵 등을 매주 화요일(1회 2시간30분, 서울 강남역 부근) 12주간 강의한다. 선착순 35명, 수강료 49만원(부가세 제외). 1800-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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