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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1.14 20:33 수정 : 2015.01.15 10:16

다양한 붉은 입술. 슈에무라 립스틱을 바른 소이현, 마몽드 립스틱을 바른 박신혜, 헤라 립스틱을 바른 전지현. 각 회사 제공

[매거진 esc] 스타일
립스틱·글로스·틴트 등 제형의 특징 혼합한 입술 제품 인기…발색 전 립밤으로 수분 먼저 확보를

“언니는 왜 화장을 안 해요?” “화장? 했잖아!” 언니는 입을 앙다물고 입술을 빨아들여 몇번 비비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꽃봉오리 터지듯, 붉어진 입술이 팡 터지며 반짝반짝 빛을 냈다. 입술뿐인가. 까맣고 동그란 눈, 하얀 피부까지 한꺼번에 빛을 내 순간 아찔했다. 여고생 시절 흠모했던 대학생 언니의 ‘붉은 입술’은 ‘아름다운 입술’로 각인됐다.

이러한 각인이 어찌 혼자만의 것이랴. “프랑스 잡지들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을 때 나타나는 색조가 바로 완벽한 장밋빛이라고 이야기한다. 굉장히 섹시하고 관능적인 말이 아닌가?”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출신 패션칼럼니스트 티시 제트는 <훔쳐보고 싶은 프랑스 여자들의 서랍>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렇게 주장했다. “여자라면 필히 립스틱 두개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두개는 장밋빛 계열이어야 한다.”

어떤 립스틱을 발라 ‘아름다운 입술’을 표현할 것인가. ‘에스티 로더’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알렉스 조 실장은 “이번 겨울 입술 메이크업의 트렌드 키워드는 다양한 빨강(Various Red)”이라며 “버건디(와인색), 퓨어 레드는 물론 핑크 레드, 오렌지 레드 립스틱이 강세”라고 말했다. 기본은 ‘입술을 살짝 깨문 듯한’ 붉은빛이되, 오렌지 레드부터 진한 빨강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는 이야기다.

색깔보다 눈에 띄는 것은 제형의 다양화다. 립글로스는 지나치게 축축해 보였고 틴트는 메말라 보였다. 립라이너와 립스틱을 사용하면 화장을 과하게 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의 단점을 거두고 장점만 취할 순 없을까. 립스틱의 선명함과 글로스의 반짝임, 틴트처럼 ‘입술 살짝 깨문 느낌’을 줄 수 있는 제품을 향한 열망. 입술에 침 바르고 비빈 정도로 ‘얇고 선명하게 발라지는 립스틱’을 향한 열망에서 글로스 틴트, 리퀴드 립스틱 등 다양한 제형의 제품이 출시됐다.

드라마 속 배우들의 입술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눈에 띈다.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신참 기자 역을 맡고 있는 배우 박신혜는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 밤’의 매트 팝 오렌지와 벨벳 레드 색상으로 ‘전문직 여성’의 느낌을 살렸다. 립스틱의 선명함, 틴트의 지속력, 립밤의 촉촉함을 한번에 구현했다는 이 제품은 크레용처럼 생긴 펜슬 형태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생>의 신입사원 ‘안영이’ 역을 맡았던 배우 강소라도 생기있는 입술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그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랑콤의 ‘압솔뤼 벨루어’는 랑콤의 기본 립스틱인 ‘압솔뤼 루즈’를 액상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벨벳처럼 포근한 텍스처가 입술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마치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편안한 느낌을 주는 립 메이크업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입술 부드럽게 감싸며
아무것도 안 바른 듯
편안함 느낌 주는 제품 강세
빨간색 안에서도 다양화 추구

‘소이현 립스틱’이라 불린 ‘루즈 언리미티드 크리미 틴트’에 이어 ‘김소연 립스틱’으로 알려진 ‘틴트 인 젤라토’로 흥행을 이어가는 슈에무라도 선명한 색상과 부드러운 제형을 앞세우고 있다. ‘틴트 인 젤라토’는 젤라토처럼 쫀쫀하면서도 부드러운 독특한 제형이다. 입술뿐 아니라 볼에도 바르는 제품이다.

모바일 화장품 검색 앱 ‘글로우픽’을 운용하는 공준식 대표는 “글로스와 틴트가 함께 담긴 듀얼 틴트, 립밤의 촉촉함과 틴트의 지속력을 하나로 만든 제품 등 멀티 제품들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속력을 중시하고 귀찮은 건 딱 질색이며, 파우치 속에 많은 화장품을 갖고 다니지 않는 등의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보면 멀티 제품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글로우픽이 최근 4개월 동안 회원 5만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립스틱 제품 중 가장 선호되는 브랜드는 ‘맥’인 것으로 집계됐다. ‘빨개요’를 부른 가수 현아의 빨간 립스틱이 맥의 매트 립스틱 ‘루비오’ 색상이었다고 한다. 맥이 보유한 5가지 립스틱 종류 가운데 보습력과 컨디셔닝 효과에 가장 중점을 둬 윤기나는 입술 연출이 가능한 미네랄라이즈 리치 립스틱, 립글로스의 반짝임과 립스틱의 발색력을 동시에 갖춘 신 수프림 립스틱 등이 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제형의 립 제품들. 왼쪽부터 에스쁘아 노웨어, 슈에무라 틴트 인 젤라토,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 밤, 맥 립스틱, 루나 퀵 온 스테이지 글램 듀얼 립, 랑콤 립러버. 각 회사 제공
립글로스와 틴트의 인기 순위를 집계해보면 다양한 제형의 제품이 뒤섞이게 된다. 립글로스 순위에는 1위인 더페이스샵 페이스잇 레슨 아티스트 핑거 글로스에 이어 디올 어딕트 플루이드 스틱, 페리페라 루미팡, 로레알 컬러 리시 르 엑스트라 오디네어 등이 윗자리를 차지했고, 립틴트는 로레알 샤인 카레스 글로스 틴트, 베네피트 차차틴트, 입생로랑 루주 퓌르 쿠튀르 베르니 아 레브르, 미샤 더 스타일 뷰티풀 틴트 순으로 기존에 맑은 물과 같던 틴트 제형이 끈적하게 변한 형태가 눈에 띄었다.

자신에게 맞는 색상과 제형의 립스틱을 선택했다면 ‘언니의 아름다운 입술’에 다다를 시간이 거의 다 됐다. 하지만 겨울철 입술 연출에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으니, 바로 ‘입술 관리’다. 한마디로 입술이 심하게 튼 상태라면 아무리 좋은 제형의 립스틱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 꽃보다 입술, 립스틱보다 관리가 우선이다.

입술이 건조해서 각질이 일어난 상태라면 자기 전에 오일이나 보습 성분이 들어 있는 립밤을 바르는 것이 좋다. 화장을 시작하고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어도 늦지 않다. 립스틱을 바르기 10분 전에만 립 컨디셔너나 립밤을 발라두면 각질이 불어나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각질을 제거한 뒤 립밤을 한번 더 바르고 그 위에 립스틱을 바르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립밤을 바른 뒤에 립스틱을 바르면 발색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두세번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맥 프렙 프라임 립’과 같이 립스틱을 바르기 전에 사용하는 제품을 발라주면 입술 주름에 립스틱이 끼어 지저분하게 보이는 현상도 막을 수 있다. 입술 화장을 지울 때도 면봉에 로션을 묻혀 부드럽게 닦아내면 각질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립스틱을 깨끗하게 지울 수 있다.

지난 7일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구서재’에는 립스틱과 책이 함께 진열되어 있다. 엘지생활건강 ‘오휘’와 교보문고의 컬래버레이션 전시회 ‘아름다운 말’(Beautiful Lips)을 선물하는 오휘 립스틱 캠페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시인 이병률, 이해인 수녀, 소설가 은희경 등 작가 10명이 추천하는 책과 작품이 다양한 빛깔의 립스틱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 한켠에 있는 소설가 김중혁의 책 <메이드 인 공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립스틱 하나에 한 사람의 입술이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입술, 그 색깔과 빛깔은 수많은 욕망을 드러낸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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