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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11 20:50 수정 : 2015.03.13 20:42

라프린 힐스 6층에 있는 카페.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성형외과에서 뷰티플렉스로
성형외과부터 피부과, 산부인과, 마사지, 스파, 미용실, 네일숍까지 입주한 복합공간 뷰티플렉스

피부과에서 막 레이저 시술을 마친 환자가 네일숍에 앉아 손톱을 다듬는다. 성형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는 한증막에 들어가 부기를 빼는 마사지를 받는다. 외국 성형관광객들이 온 날이면 병원 카페나 4층에 있는 브이아이피(VIP)실에선 외국인들이 팔에 비타민 정맥주사 줄을 걸고 모여 앉아 회의를 하기도 한다. 초음파와 엑스선 기계 사이로 한증막이 있고, 생과일주스와 정맥주사를 모두 살 수 있는 이 생소한 공간을 요즘 ‘뷰티 멀티플렉스’라고 부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라프린힐스라는 곳의 풍경이다. 원래 성형외과였는데 몇달 전 피부과, 산부인과 같은 다른 병원 과목과 함께 스파와 여러 미용숍들을 들여왔다.

복합뷰티공간을 표방하는 병원 안내판.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뷰티 멀티플렉스는 다른 업종과 연계를 꾀하는 요즘 성형외과 추세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올해 1월 아이앤지성형외과는 마사지숍인 스파더엘과 함께 서울 강남역 근처에 둥지를 틀었다. 그랜드성형외과는 이미 몇년 전 피부과를 들여왔다. 그즈음에 성형, 산부인과, 한의원, 피부, 비만관리 등을 하는 차움 병원에도 스파가 생겼다. 이젠 영화상영관, 쇼핑센터, 식당 등을 한 건물 내에 갖춘 멀티플렉스에 비길만한 성형외과, 피부과, 미용숍이 한데 있는 뷰티 멀티플렉스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라프린힐스 지하 1층엔 성형외과 수술실, 4층엔 반영구(문신화장)센터, 가슴성형센터, 6층엔 카페, 피부과, 산부인과, 왁싱(제모)룸, 한증막, 네일케어, 헤어숍, 스파실 등이 있다. 여러개 층을 모두 합쳐도 넓이는 1000㎡를 넘지 않는 이 작은 뷰티 멀티플렉스는 우리나라 미용산업의 축소판이다.

외모 가꾸기도
자기계발로 인식
의료시술·미용 한바구니
‘성형 쇼핑’ 일상 깊숙이

끊임없이 외모를 개조하는 것도 자기 계발 중 하나라는 생각이 더는 낯설지 않은 사회에서 ‘성형 쇼핑’은 손쉽게 자기 개조를 돕는다. 라프린힐스 박병춘 원장은 “성형이 눈, 코에서 체형, 가슴 쪽으로 건너오면서 새로운 수술을 계속 만들어낸다. 수술이 환자의 욕망을 만들기도, 환자들의 작은 필요가 새로운 수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했다. 라프린힐스 쪽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들은 얼굴 관리를 받고 싶지만 몸도 좀 돌아보고 싶은 여러가지 욕구를 안고 병원을 찾아온다. 또 대부분이 이미 피로와 스트레스에 잔뜩 절어 있는 상태여서 먼저 문진과 자율신경계 검사를 거쳐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 뒤 피부과에서 레이저를 받거나 영양수액을 맞은 뒤 스파룸에서 마사지를 받도록 한단다.

제모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산부인과나 성형외과를 찾은 환자도 미백이나 마사지를 함께 받는 경우가 많은데, 피부과를 거쳐 스파를 이용하면 150만~200만원, 다른 시술까지 받는다면 환자 한사람당 300만~500만원 정도의 돈을 낸다. 뷰티 멀티플렉스는 성형과 관리의 욕망을 채우는 값비싼 쇼핑 공간인 셈이다. 성형외과와 함께 있는 산부인과는 대부분 검진이나 질 타이트닝 레이저, 질 필러, 소음순 축소 및 미백 같은 성기 미용성형을 한다고 한다.

이곳에선 여러 영양제 주사를 구비하고 칵테일바처럼 영양주사바를 운영한다. 최근 성형외과 말고도 내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등에까지 유행하는 혈관 영양주사는 뷰티 멀티플렉스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미국의 항산화제 유행과 일본의 혈관주사 치료 유행의 합작품이라 할 만한 우리의 영양주사 유행은 미용, 숙취 해소, 정력 증강 등 목적에 따라 신데렐라 주사나 백옥주사처럼 여러 별명으로 불리면서 흔하게 처방된다. 이곳에선 영양주사는 다른 시술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해 ‘입문용’ 상품 기능을 한다. 요즘은 병원마다 다양한 효능이 있다는 수액영양주사를 구비해놓는데, 이들 주사는 대부분 중환자용으로 개발된 것이어서 미용 효능은 검증된 적이 없다.

네일숍.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쇼핑몰을 돌다 보면 처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이것저것 사게 되는 것처럼 뷰티 멀티플렉스는 없던 필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김나희(가명·29)씨는 올해 1월 이 병원을 처음 찾았다. 여러 학생들 앞에 서는 직업인데 자신의 낮은 코가 늘 신경쓰였지만 수술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필러를 받을 생각으로 병원에 와서 상담하다가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공주코 수술부터, 혈관 영양주사도 맞고 여드름 흉터를 지우기 위한 레이저 시술도 받았다. 얼마 전엔 왁싱도 받았다. 김씨는 “이벤트가 자주 열려 싼값에 할 수 있기도 하고 상담을 받다 보면 마음이 움직인다. 지금은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미용과 의료적 시술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수술과 비수술, 의료와 미용 시술이 한 장바구니에 담기면서 성형의 차가운 메스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 깊숙한 곳으로 들어왔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주사 한방으로 신데렐라 되려나

혈관주사로 비타민을 직접 주입하는 수액영양요법(IVNT)이 크게 유행이다. 신데렐라 주사, 마늘 주사 같은 여러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내용물은 대부분 항산화제다. 아래 4가지 영양제를 기본으로 병원마다 새로 배합해 칵테일 영양주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수액영양제 주요 성분과 목적, 부작용을 정리해봤다. 대부분의 항산화제는 장기적으로 다량 투여했을 때 유해성 논란이 있었다. 건강유지보다는 병증을 개선할 목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의 충고다.

비타민C 주사

특징:
감기에서 항암보조제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급성 스트레스 상황이나 소화·흡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적용되는 주사요법이다. 적용: 피부과에선 대상포진, 두드러기, 아토피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면역질환이나 기미, 여드름, 레이저 병합요법, 상처 치유를 촉진할 목적으로 처방하고 일부 가정의학과에서는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완화 목적으로 주사한다. 부작용: 혈관통, 두통, 갈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고 과량 투여 때는 설사, 신장의 수산결석, 이뇨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신데렐라 주사 (알파리포산)

특징:
알파리포산은 원래는 당뇨병성 신경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지만 수용성이면서 동시에 지용성인 항산화제로, 에너지 대사와 항산화제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널리 쓰이게 됐다. 적용: 시상하부에서 식욕 관련 호르몬을 억제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온 뒤 비만 치료 약물로 사용되기도 한다. 미백, 탄력 효과를 높이기 위해 쓴다. 부작용: 저혈당, 갑상샘 기능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한달 이상 투여했는데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백옥주사 (글루타티온)

특징:
글루타티온은 시스테인, 글루타메이트, 글리세린이라는 세 가지 아미노산이 결합된 세포 내 가장 중요한 항산화제 중 하나다. 적용: 독성 물질을 수용성으로 바꿔 배출되게 하는 해독작용이 뛰어나 중금속 중독, 치매, 파킨슨병을 완화할 목적으로 투여하기 시작했다.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비욘세 주사라고도 불리며 피부과 등에서 많이 처방된다. 부작용: 이 주사가 실제로 미백 효과를 낳는지 연구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필리핀 식품의약국과 미국 의약품 정보회사 등에서는 피부 미백 목적으로 주사를 맞았을 때 백반증을 비롯한 부작용을 경고하기도 했다.

마늘주사 (비타민B1, 푸르설티아민)

특징:
이 주사의 주성분은 마늘이 아니라 푸르설티아민, 지용성 비타민B1 활성형으로, 분해 때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해서 마늘주사다. 적용: 제약사는 심근대사 장애, 위장운동 장애, 근육통, 신경통에 처방하도록 권유한다. 비타민B1의 작용으로 피로회복, 체력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년 남성들도 많이 맞는 대표적인 영양수액주사가 됐다. 부작용: 비타민B1에 약물 과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자료 청담웰스 피부과 김산 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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