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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4일 인천 크리켓경기장 옆 잔디밭에서 ‘드론플레이’ 회원들이 ‘팬텀 2’ 등의 드론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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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드론 어떻게 시작할까
최근 6개월새 폭발적으로 늘어난 드론 동호인들…1가구 1드론 시대 올까
“헉, 이게 뭐지?” 지난 11일 경기도 광주시 경안천변 청석공원의 널찍한 잔디밭. 늘어놓은 10여대의 크고 작은 드론을 발견하고 나들이객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드론 인터넷 카페인 ‘팬텀프로’ 광주지회 회원 10여명의 주말 번개모임 자리다.
“우와!” 경력 9개월째인 김종헌(43)씨의 무게 2.93㎏짜리 드론 ‘인스파이어 1’이 네개의 프로펠러를 맹렬히 회전시키며 서서히 떠오르자 구경꾼들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을 더 놀라게 한 건, 드론 조종기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헬리캠의 항공촬영 영상이었다. 화면은, 하늘에서 ‘새의 눈’으로 내려다본 공원 풍경과 모니터를 보고 신기해하는 자신들의 모습까지, 실시간 영상을 각도를 달리해가며 보여줬다. 셀카봉 영상 기능의 무한 확장인 셈이다.
한 회원이 고글을 쓰고, 드론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전방을 관찰하며 골목이나 숲속을 구석구석 비행하며 실력을 겨루는 ‘레이싱 드론’의 원리를 설명해주자 셀카봉을 들고 있던 20대 청년이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헐, 언제 이런 세상이 왔지?”
지난 10일, 서울 용산의 한 ‘아르시(RC·라디오 컨트롤) 헬기’ 매장. 본디 아르시 헬기·비행기·자동차 등을 팔던 이곳은 지난 몇달 사이 ‘드론 전문매장’이 되다시피 했다. 이 매장 직원은 “1~2년 전만 해도 드론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드론이 전체 판매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고 했다. 개인·기업의 드론 구입 문의전화만 하루 50여통에 이른다고 한다. 이날 20만원대 중국산 연습용 드론 ‘갤럭시 비지터 6’을 구입한 20대 남성은 “건담 프라모델에 빠져 있었는데, 방송에서 드론 날리는 걸 보고 ‘바로 이거다’ 싶어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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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는 ‘인스파이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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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씩 가지고 놀다가
다루기 쉽고 촬영까지 가능한
매력에 빠져 드론으로 옮겨가 군사용으로 개발, 상업용·레저용으로 급선회 드론(drone)은 무선조종 비행장치를 말한다. 무선조종 장난감 헬기도, 폭격용 군사용 무인항공기도 ‘벌이 웅웅거린다’는 뜻을 가진 ‘드론’으로 불린다. 흔히 카메라를 장착한 무인조종 비행장치를 드론이라 통칭하지만, 프로펠러를 여러개 가진 비행체란 뜻에서 멀티콥터라고도 부른다. 무인항공기는 애초 20세기 초 군사용으로 개발된 이래, 미국 등 강대국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실제 전투에도 활용되고 있다. 드론이 일반인의 관심을 끈 건 2000년대 들어 항공촬영 등 전문 분야와 상업적 용도에 활용되면서부터다. 최근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드론 개발이나 상업적 활용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이나 도미노피자 등이 이미 미국 내에서 택배 서비스 시범 활용에 성공했고, 페이스북은 드론을 띄워 무선인터넷 중계기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가 지난 2월 베이징 등 도심지역에서 생강차 등의 드론 택배 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만 드론이 항공기로 분류되는데다 추락 위험 등 안전성 문제, 테러에 이용될 가능성 등으로 상업적 활용엔 아직 수많은 걸림돌이 놓여 있다. 하지만 레저활동이나 일상생활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미 방송에선 드론을 이용한 역동적이면서도 색다른 시각의 영상이 넘쳐나고, 일부 리조트·펜션, 웨딩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드론을 띄워 찍은 기념 동영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부동산업체·여행업체들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더 정확하고 더 감동적인 영상으로 고객을 끌어모은다. 드론을 재난사고·환경감시 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드론 카페 동호회 ‘팬텀프로’의 이정훈 운영자는 “경기도경이 긴급상황 때 수색이나 구조에 드론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호회원들도 긴급상황 시 자원봉사 차원에서 적극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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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경기도 광주 청석공원에 모인 ‘팬텀프로’ 회원들. ‘인스파이어 1’의 카메라로 내려다보며 찍은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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