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29 20:41
수정 : 2015.04.30 14:57
[매거진 esc] 스타일
코렐 블루베리 홈세트, 포트메리온 보타닉가든 세트가 있어야만 완벽한 테이블 세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테이블 세팅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리빙 스타일리스트 문지윤씨는 “매일같이 잡지 화보처럼 차릴 수는 없다. 하지만 특별한 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음식을 나눠 먹을 사람들을 향한 배려와 애정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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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정화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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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문씨는 우선 “식기를 세트로 사지 말라”고 조언한다. 옷을 살 때 마네킹이 입은 위아래 옷과 외투, 구두를 한꺼번에 사지는 않는 것처럼 그릇 역시 소재와 색깔이 마음에 드는 것만을 그때그때 구입해야 식탁 위에 ‘표정’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속, 나무, 리넨, 대리석, 황동, 유리, 돌 등 다양한 소재(사진)를 한꺼번에 식탁 위에 올리거나, 짙은 파랑 테이블보에 흰색 식기, 분홍색 꽃병처럼 다양한 색깔을 조합하는 등 과감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특히 황동과 대리석은 최근 생활용품 분야의 대세 소재로 자리잡아 식기, 조명, 식탁, 화병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여러 소재·색깔을 섞을 땐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개개인에게 음식을 나눠 담아 세팅을 했다면, 식탁 가운데 커다란 볼이나 나무도마를 놓고 빵처럼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두는 것도 방법이다.
“브랜드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도 문씨의 조언이다. 트렌드 페어나 디자인 페어에 가면 아마추어 작가의 예쁜 작품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서울 황학동에서도 손때 묻어 빈티지한 느낌의 그릇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릇이 나를 압도하는 게 싫다”며 “나의 일상과 내가 가진 일상의 것을 예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새로운 그릇은 매일같이 나오고, 못 가진 것에 결핍을 느끼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 어울리는 것을 찾아서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씨는 ‘자신을 위한 식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회사에선 지치고 힘든 날일수록 예쁜 테이블보를 깔고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아 직원들끼리 나눠 먹는다. 그렇게 피곤하고 고생한 자신을 위해 가끔은 제일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으며 자신을 위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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