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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동산 자락의 남근석.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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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여행
충북 제천 청풍호 기행…소부도골 바위들 구경하고 청풍호 내려보며 막걸리 한잔이면 신선놀음
산마다 연초록빛 구름들이 피어오른다. 아침저녁 새단장하며 시시때때 자라나는 신록의 구름이다. 구름 하나에 백 가지 나무가 우거져 천 가지 빛깔로 반짝이는 철이다. 이맘때 이 땅에선 어느 산길, 어떤 들길 하나 반짝이지 않는 곳이 없다. 이토록 푸른 오월의 산과 들판이니, 어린이도 어버이도, 부처님도 스승님도 각자 즐기는 방식으로, 아니 노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다. 청풍호(충주호)의 고장 충북 제천의 산들도 맑고 따스한 봄바람 속에 뭉게구름 몸집 키우기가 한창이다. 새순 우거진 초록 숲이 물길·산길 휘감으며 굽이친다. 고단한 일상 잠시 내버려두고, 청풍호 물길 따라 산길·계곡길 거닐며 맑은 바람 쐬어볼 만하다. 새로 선보인 초록 바람에 몸과 마음을 흠뻑 적시고 돌아오는 여정이다.
수해나서 부서진 절 옮기는데소 한마리가 나타나 돕더라
다 옮기고 소가 죽었는데
고마워 장사지내고 화장했더니
사리가 엄청 나왔다더라 신기하고 아름다운 소부도골 바위들 “아주 걍 똑같네그랴. 멋져, 멋쟁이.” 50대 등산객이 바위 주변을 돌며, 이리 살피고 저리 매만지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제천시 금성면 청풍호반의 동산(東山·986m) 자락 바위능선에 우뚝 솟은 거대한 남근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작성산·동산을 한바퀴 돌고 있다는 이 남성은 “이번 산행길에 만난 서너개의 남근바위 중에서 요놈이 가장 크고 잘생긴 바위”라고 했다. 모름지기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했지만, 높이 3m가량에 지름 1m50쯤 되는 이 바위는 아마도 전국 남근바위(또는 촛대바위) 중에서도 크기와 모양에서 으뜸일 듯싶다. 남근석도 늠름하지만, 전망도 빼어나다. 신록에 감싸인 무암사와 암벽 등반으로 이름난 배바위, 그리고 멀리 청풍호 물길까지 눈에 잡힌다. 남녀 산행객들 깔깔거리며 쓰다듬고 사진 찍는 가운데, 남근석을 둘러싼 쇠물푸레나무 흰 꽃들도 바람 불 때마다 몸을 흔들며 자지러진다. 무암사 앞 소부도골 물길에서 30분쯤 가파른 산길을 타면 남근석에 닿는다. 등산객들이 3~4시간 순환 산행 코스로 많이 찾는 작성산·동산 자락엔 장군바위·낙타바위·쇠뿔바위·안개바위 등 남근석 못지않은 이색 형상의 바위들이 많다. 동산과 작성산 사이로 길게 파고든 골짜기가 ‘소부도골’이다. 무암사 앞에서 물길 따라 200여m쯤 오르면, 왼쪽에 작성산 이정표가 나타난다. 여기서 200m쯤 산길을 타면 소의 뿔을 닮은 바위가 나타난다. 산행객들이 쌍과부바위라고도 하고 쌍촛대바위라고도 부르는 쇠뿔바위다. 소부도골 지명에 얽힌 전설과 연관돼 있는 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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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암사 극락보전 축대 돌틈에서 피어난 금낭화.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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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암사 옆 석굴의 옛 디딜방아.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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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도골 무암사 스님이 사다리를 타고 나무에 올라가 “살짝 데쳐 먹고, 전도 부쳐 먹을” 가죽나무 순을 따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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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여행 정보
가는 길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 타고 강릉 쪽으로 가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우회전해 내려가 남제천나들목에서 나간다. 82번 지방도 따라 금월봉 지나 성내리로 간다. 성내리에서 무암사 들머리 주차장까지 차로 들어갈 수 있다.
먹을 곳 봉양읍 장평리의 ‘산아래’(사진)는 우렁쌈밥 등을 내는 친환경 식당. 유기농재배 채소들과 발아현미밥 등을 낸다. 주말 점심엔 줄을 서야 한다. 제천시 신월동 ‘대보명가’의 약초한정식, 청풍면 북진리 ‘황금가든’의 떡갈비, 학현리 잠박골가든의 백숙, 교리 ‘교리가든’의 민물매운탕 등.
묵을 곳 청풍면 청풍레이크호텔(평일 7만9800원부터), 북진리의 청풍호반드림레이크펜션(2인 평일 7만원부터) 등.
제천 관광마일리지 제천을 여행할 때 ‘관광마일리지’를 챙겨보는 게 좋겠다. 여행지의 정보무늬(QR 코드) 인증이나 스탬프 찍기로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무늬를 인증하면 최소 5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고, ‘스탬프 북’에 여행지의 도장을 찍으면 5000원~1만원의 현금 기프트카드를 받을 수 있다. 이걸 제천시 45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제천역·박달재·배론성지 등 관광지 18곳과 체험여행지 28곳에 인증코드 안내판과 스탬프를 설치했다.
여행 문의 제천시청 (043)641-5114, 제천관광정보센터 (043)641-6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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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양읍 장평리의 ‘산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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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책
코레일관광개발이 부산 국제야외오페라페스티벌(5월28~31일)과 연계한 ‘오페라 열차’ 상품을 내놨다. 서울~부산 왕복 케이티엑스와 숙박, 페스티벌 티켓이 포함된 자유여행(1박2일·20만8000원부터)과 해동용궁사·태종대 등 버스투어가 포함된 시티투어버스 여행(1박2일·24만9000원부터)이 있다. 레일크루즈 해랑을 이용한 2박3일짜리 코스(오페라 <아이다> 로열석 티켓 제공·219만원부터)도 있다. 1544-7755.
서브원 곤지암리조트는 5~8월 매주 토요일 어린이들이 전문 스포츠 강사와 골프(1, 3주차)·요가(2주차)·축구(4주차)를 배우고 즐기는 ‘곤지암 어린이 스포츠교실’을 운영한다. 골프·축구 2만5000원, 요가 1만5000원. 누리집(www.konjiamresort.co.kr)에서 신청. 회차당 20명. (031)8026-5080.
켄싱턴 제주호텔은 사계절 온수풀(수영장) 이름을 공모한다. 호텔 누리집(www.kensingtonjeju.com)과 페이스북·블로그·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참여(5월8~21일). 1등 1명에게 마린스위트 숙박권과 조·중·석식 식사권, 2등 3명에게 디럭스룸 숙박권을 준다. (064)735-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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