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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금갯벌 앞에 있는 태안자염 생산시설. 인부가 끓인 소금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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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요리
반세기 만에 전통방식 복원 성공해 공급하는 태안자염 생산현장 낭금갯벌 탐방기
“태안자염은 천일염과 달리 끓여서 만드는 소금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특징은 7일간이나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갯벌을 활용해 질 좋은 소금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지난 14일 영농법인 ‘소금 굽는 사람들’의 정낙추(63) 상임이사가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에 있는 낭금갯벌에서 태안자염에 관해 설명했다. 자염(煮鹽)은 글자 그대로 ‘끓여서 만든 소금’을 말한다. 정 이사는 2001년, 태안지역에서 사라졌던 전통자염 생산 방식을 50년 만에 복원해 상품화에 성공했다. 갯벌자염을 복원해 생산하는 지역은 국내에서 이곳 태안과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 정도로 알려져 있다.
태안자염의 전통방식은 조수간만의 차를 활용해 염도가 높은 소금을 생산한다. 50년대 중반만 해도 지역민들은 갯벌에 통자락을 설치해 고이는 물(함수)을 모아 가마솥에 끓여 소금을 추출했다. 갯벌의 흙은 조금(조석간만의 차가 최저인 때. 사리의 반대) 기간 동안 바짝 마르고 사리 때가 되면 바닷물이 들이쳐 염도가 오른다. 정 이사는 “바닷물 염도 3도가 바짝 마른 갯벌의 흙을 만나 14도까지 오르고, 갯벌 때문에 칼슘 함량도 올라간다. 조금이 길수록 질 좋은 소금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적은 양의 소금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옛 방식은 제품화하기에는 채산성이 낮았다. 정 이사는 전통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생각을 바꿔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을 개발했다. 갯벌의 흙을 퍼 탱크에 담고 바닷물을 부어 함수를 받아낸 뒤 끓이는 방식으로 공정을 현대화했다. 함수 3t을 8~10시간 끓이면 대략 60~70㎏ 정도의 소금이 생산된다. “양이 적어 수작업으로 포장한다. 대량생산체제가 아니다.” 명맥이 끊긴 갯벌자염이 복원되자 역사학계나 문화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태안군청과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2000년대 초반부터 문화콘텐츠로서 사업을 시작했다.
갯벌에 통자락을 설치해고이는 물을 모아
가마솥에 끓여 소금 추출
채산성 낮은 옛날방식에
대형 탱크 도입해 생산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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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열린 자염체험축제에서 지역민들이 복원행사로 통자락을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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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을 통해 재현한 염벗(소금생산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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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기 위해 통에 담아둔 태안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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