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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5리 방의동(감동지길) 골짜기 한 애견펜션의 수영장.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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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라이프
반려동물 가족 급증속 애견 펜션·캠핑장·휴게소 늘어나…원주·화성엔 대규모 애견 테마파크 예정
“우리집 늦둥이 자식이에요. 하루라도 떨어져선 못 살아요.”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개·고양이 등은 정을 나누고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가족이요 동반자다. 하지만 휴가철이 다가오면, 이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반려동물 동반을 사절하는 여행지와 숙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며칠씩 집에 가둬둘 수는 없는 노릇이고, 친지들에게 맡기는 것도 부담스럽다. 동물병원·애견호텔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비용 부담이 따르는데다, 안쓰럽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반려동물 가족의 고민이 앞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반려견 인구 1000만 시대에 걸맞게, 이른바 애견 펜션·캠핑장 등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반려견 놀이터와 관련 체험시설을 갖춘 대형 테마파크도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행 오가는 길에 들러 반려견과 뛰어놀며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도 잇따라 생기고 있다. 최근 반려견 가족의 인기 여행지 및 휴게소로 떠오르고 있는 평창의 ‘애견펜션 마을’과 이천의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를 찾아갔다.
“경치 좋지, 애견펜션 많지, 시설 좋지. 좀 과장해서 말하면 ‘애견과 애견가족의 천국’이죠.”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계촌5리 유성혁 이장의 마을 자랑이다. 천국까지는 아니어도, 휴가 때마다 골치를 앓아온 애견인들로선 ‘천국’ 못지않은 감동도 받을 만한 곳이다.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의 산골짜기들은 어김없이 그림 같은 펜션들을 품고 있다. 30여곳 중 15곳 정도가 개들을 환영해 주는 애견펜션이다. 이 중에서도 애견펜션이 몰린 곳이 계촌5리 방의동 골짜기다. 7곳 중 6곳이 시설을 제대로 갖춘 애견펜션이다. 규모는 다르지만 개와 함께 물놀이·수영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은 기본이고, 목욕실(세척실)·건조장비(드라이어)를 갖추고 있다.
물놀이를 하다 추워지면 개와 함께 몸을 녹일 수 있는 찜질방, 객실에 애견 전용 침실을 따로 갖춘 곳도 있다. 객실엔 개를 통제할 수 있는 칸막이가 설치돼 있고, 배변용 패드도 제공한다. 널찍한 수영장과 잔디마당을 갖춘 곳은 대형견 가족들이 많이 찾고, 아담한 수영장에 산책로 등으로 단장한 곳은 소형견 가족들에게 인기다.
지난 5월23일 찾아간 이곳 애견펜션들은 주말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나 있었다. 한 애견펜션 주인은 “주말에다 석탄일 연휴여서 사흘간 객실이 꽉 찼다”며 “알음알음으로 알고 찾아와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오후 2시가 넘자 애견인들 차량이 잇따라 도착하더니, 차마다 늠름하고 귀여운, 또 사납고 수줍은, 크고 작은 개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처음 만난 개들은 서로 냄새 맡으며 낌새를 보더니, 급기야 핥고 빨고 뒹굴고 짖으며 내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간혹 서로 으르렁거려도 주인들은 떼어놓기만 할 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강원 평창 애견펜션 마을반려견 수영장·찜질방 갖춰
경기 덕평자연휴게소엔
반려견 놀이터·카페·호텔 등 완비 서울에서 애견 코커스패니얼을 데리고 두 자녀와 가족여행을 온 30대 애견인은 “몇년 전까지는 개 동반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이제 틈틈이 주말여행을 한다”며 “개도 사람도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갈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이곳이 전국 최초의 ‘애견펜션단지’로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2000년대 초반 처음 일반 펜션이 들어섰는데, 이어 첫 애견펜션이 문을 열면서 인기를 누리자 귀촌한 이들이 앞다퉈 애견펜션 짓기에 나섰다는 게 유 이장의 말이다. 객실료는 펜션과 객실 크기에 따라, 평일 기준 8만~15만원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주말·성수기엔 2만~5만원 추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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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코코’ 야외 놀이터의 언덕길을 달려 내려오는 반려견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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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경기 이천)의 애견체험테마파크 ‘달려라 코코’를 찾은 유치원생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애완견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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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코코’ 야외 놀이터에 설치된 배변봉투함.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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