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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타이안시의 태산은 인천항에서 주 3회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고 가서 즐겨볼 만하다. 태산 정상인 옥황정에서 바라본 타이안시 전경. 사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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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여행
크루즈 타고 떠나는 중국 태산 등반 여행…능선·자연경관 어우러진 한국길도 있어
산둥(산동)성은 한국에서 배로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중국 지역이다. 산둥성엔 골프와 휴양으로 손꼽히는 칭다오(청도), 태산이 있는 타이안(태안), 해상왕 장보고가 세운 사찰이 있는 웨이하이(위해), 호수의 도시 지난(제남), 공자와 맹자의 고향 취푸(곡부), 고량주로 유명한 옌타이(연대) 등 한국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관광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태산은 배를 타고 도착한 칭다오에서 차로 5시간가량 이동하면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거대한 땅덩어리를 지닌 중국에서 ‘차로 5시간’이면 비교적 단거리에 속한다고 한다. 지난 12~16일 크루즈를 이용해 산둥성 타이안시의 태산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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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 밤에 즐길 수 있는 불꽃놀이. 사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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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산객 위해
칼바위능선·천촉봉 코스 개장
중천문부터 남천문까지
케이블카도 이용 가능 태산, 뭇산들이 작은 것을 한번 내려다보리라 스물넷의 두보는 태산을 바라보며 “반드시 산꼭대기에 올라, 뭇산들이 작은 것을 한번 내려다보리라”고 읊었다. 타이안시에 자리잡은 태산의 높이는 1545m로 우리나라 오대산(1563m)보다 낮다. 대저 우리가 미치지 못할 것은 옛사람 풍류가 아니라 과장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산악지대가 국토의 30%가량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서쪽 지역에 모여 있어 산둥성과 그 일대가 대체로 평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도 된다. 산에서 중요한 게 높이만은 아니니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지 않았겠는가. 기암괴석과 숲의 어울림이 뛰어나고, 도교의 성지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으며 진시황을 비롯해 중국의 역대 황제 72명이 올라 하늘에 제를 올리던 곳이 바로 태산이다. 태산을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최근엔 한국 등산객들을 겨냥한 ‘한국길’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태산의 등산로는 계단길이 대부분인데, 이를 지루하게 여기는 한국 등산객들을 유치하려고 산둥성 여유국(관광청)에서 개발해 2013년 10월 개장한 길이다. 능선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길로, 4시간30분이 걸리는 칼바위능선 코스와 3시간30분이 걸리는 천촉봉 코스가 있다. 보통은 산 중턱 중천문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태산 들머리 매표소 안쪽의 셔틀버스를 타고 20분가량 오르막길을 오르면 중천문의 케이블카 매표소에서 내려준다. 그 길이 제법 경사가 진데다 ‘굽이굽이’를 넘어 거의 유턴을 하는 수준으로 꺾여 있어 셔틀버스를 타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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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1633개가 계속되는 등반로 ‘십팔반’을 오르는 등산객들. 사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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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이용객의 이동로와 십팔반이 만나는 남천문. 사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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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 정상 옥황정. 사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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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황제들의 제사 내용이 새겨진 대관봉. 사진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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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여행 정보
인천~칭다오 크루즈는 위동항운에서 주 3회(화·목·토 인천 출발, 수·금·일 칭다오 출발) 왕복 운항한다. 한-중 노선은 과열경쟁을 막으려고 한 항로에 선사 한 곳만 들어갈 수 있어, 이 항로는 위동항운만 운항한다. www.weidong.com, (032)770-8000.
세월호 사고 이후 크루즈 여행을 꺼리는 이들이 늘어난 탓에, 항운사가 가장 내세우는 건 안전이다. 위동항운은 칭다오를 운항하는 ‘뉴 골든 브릿지 Ⅴ’호에 증축한 데가 없고, 구명보트를 승선 인원의 130% 갖추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1996년 운항을 시작한 2만9500톤짜리 배로, 모두 660명이 탈 수 있다고 한다.
태산 한국길은 등산 땐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하산 때 칼바위능선 코스나 천촉봉 코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칼바위능선이 더 가파르고 험난해 초보자는 천촉봉 코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한다. 종주를 원한다면 천촉봉 코스에서 출발해 칼바위능선 코스로 내려오는 8시간짜리 길을 추천한다. 매년 12월~이듬해 5월까지는 산불조심 기간으로 개인에겐 개방되지 않기 때문에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트레킹이 부담스럽다면 칭다오 도시를 즐겨볼 만하다. 칭다오 맥주의 역사와 현재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는 맥주박물관, 시원한 해안과 붉은 지붕의 구도심, 산등성이 너머 하늘을 찌르는 고층 건물로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신도심이 한눈에 들어오는 소어산, 도교의 발원지이자 칭다오 맥주의 수원인 노산 북구수, 해안을 따라 펼쳐진 산책로 등 가볍게 다닐 만한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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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여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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