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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27 20:46 수정 : 2015.05.28 11:32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파티에서 스타디제이 되기
전문 디제이에게 배우는 디제잉 잘하는 법…현란한 테크닉보다 청중들 환호할 선곡작업이 중요

▷퇴근길, 헤드폰과 USB 들고 디제잉하러 간다

디제이 루바토(왼쪽)가 서정민 기자에게 디제잉의 기초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디제이 하면 턴테이블 두 대를 놓고 엘피를 틀며 믹싱, 스크래칭 등을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지금도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처럼 엘피를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디제이가 있다. 이 경우 얼마나 많은 엘피 음원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 디제잉 실력과 직결된다. 하지만 요즘은 시디나 디지털 음원을 사용하는 디제이 장비가 보편화되면서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컴퓨터에 연결해 쓰는 컨트롤러의 경우 30만원대부터 있다. 이젠 누구나 디제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제이 루바토(장완석)를 만나 디제잉의 기초를 배워봤다. 그는 서울 홍대 앞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16년 경력의 디제이로,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등 축제 무대에 서는 건 물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도 발표했다. 그와 함께 디제이 장비 앞에 앉았다. 클럽 등에서 많이 쓰는 ‘파이오니아 시디제이(CDJ) 세트’다. 시디나 디지털 음원이 담긴 유에스비(USB)를 넣는 ‘데크’ 두 대와 사운드를 섞는 ‘믹서’로 구성돼 있다. 한쪽 데크의 음악을 틀다가 자연스럽게 반대쪽 데크의 음악으로 넘기는 게 디제잉의 기본이다. 서로 다른 두 곡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에서 한 수강생이 디제잉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속도를 맞추는 것. 두 음악의 속도가 다를 경우 이를 인위적으로 같은 속도로 만든 뒤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식이다. 속도를 맞췄으면 두 곡의 박자가 일치하도록 다음 곡을 붙여야 한다. 간혹 박자가 살짝 어긋나면 “딱 딱 딱 딱”이 “따딱 따딱 따딱 따딱”으로 들리게 된다. 디제이 루바토는 “이를 ‘말 탄다’고 표현하는데, 재빨리 장비를 조작해 박자를 완벽하게 일치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박자와 속도의 소수점까지 디지털 정보로 표시되기 때문에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다.

“디제이들 사이에선 ‘논스톱 믹스’를 통해 사람들을 어딘가로 데려간다는 표현을 써요. 듣는 사람들이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게 하려면 속도를 일정하게 가져가는 게 중요해요. 128bpm(분당 비트 수)으로 한 시간 동안 내달리는 식이죠. 하지만 변주도 필요합니다. 128bpm으로 시작해 중간에 134~135bpm까지 속도를 높였다가 다시 128bpm으로 돌아오는 식이죠. 디제잉 전체 시간에 맞춰 기승전결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해야 합니다. 마치 영화처럼요.”

영화에서 장면과 장면의 전환이 이뤄지는 것처럼 디제잉에서도 각 음악의 성격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고 그는 설명했다. 남자 보컬 곡 다음에는 여자 보컬 곡, 그다음에는 연주곡을 이어가는 식이다. 같은 연주곡이라도 다른 악기 사운드를 활용한 곡으로 계속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양한 취향의 여러 사람들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다.

80년대 고딩 친구들이라면
‘롤러장’ 디스코 메들리
회사야유회 음악에는
‘뽕짝’ 양념으로 활기를

최근에는 획기적인 기술도 등장했다. 앞의 곡에서 사운드 소스를 따서 다음 곡 멜로디 일부를 연주하며 다음 곡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이를 ‘톤 플레이’라고 한다. 에너지음료회사 레드불이 2012년 개최한 국제 디제이 경연대회 ‘레드불 스리스타일’에서 미국 출신 디제이 포컬러잭이 우승할 당시 처음 선보인 뒤로 세계 디제이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한다. 오는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6회 레드불 스리스타일에 참가할 한국 대표 디제이 테즈(서덕일)도 지난 7일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톤 플레이를 선보였다. 앞의 곡에 나오는 브라스 사운드 몇 개를 그 자리에서 따서 다음 곡 린킨 파크 ‘인 디 엔드’의 전주 멜로디를 연주한 것이다.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상 장르의 음악을 15분 동안 틀어야 하는 대회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그는 힙합, 일렉트로닉, 디스코, 록 음악을 두루 섞었다.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의 ‘더 넥스트 에피소드’부터 아바의 ‘댄싱 퀸’, 휘트니 휴스턴의 ‘퀸 오브 더 나이트’, 린킨 파크의 ‘인 디 엔드’까지 색깔 폭이 넓다. 그는 “색깔이 확연히 다른 곡끼리 얼마나 창의적이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들이 톤 플레이 같은 고난도 기술을 쓸 수는 없겠지만, 디제잉의 본질이랄 수 있는 ‘선곡’을 잘하는 비법은 있다. 디제이 루바토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트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파티를 한다면 그 시절을 공유하는 추억의 음악을 선곡해야 분위기가 더 뜬다. 1980~90년대를 공유한 세대라면 런던 보이스의 ‘할렘 디자이어’, 모던 토킹의 ‘브러더 루이’ 같은 ‘롤러장 음악’이 제격이다. 회사 야유회에서 디제잉을 한다면 신나는 최신 인기곡들 사이로 연령대 높은 ‘부장님’도 어깨를 들썩일 만한 ‘뽕짝 메들리’를 살짝 섞어 뜻밖의 재미를 줄 수 있다.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의 미디(컴퓨터 음악 작업) 강의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디제이 타이거디스코는 독특한 선곡으로 유명하다. 80년대 외국 디스코 음악을 틀다가 갑자기 조영남의 ‘화개장터’, 김자옥의 ‘공주는 외로워’,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 같은 구수한 노래를 튼다. ‘오빠 생각’, ‘코끼리 아저씨’ 등 동요도 단골 레퍼토리다. 그는 “이런 노래를 틀면 어린 친구들도 신기해하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너무 이런 곡들로만 가면 질리기 때문에 적당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제이 루바토는 “무엇보다 청중과의 교감이 중요하다. 미리 선곡 리스트를 만들었더라도 청중과 교감하면서 즉흥적으로 조금씩 바꾸면 더 좋다. 말하자면, 재즈 즉흥연주와도 같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분위기의 많은 곡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 파티 스타가 되는 법, 쉬우면서도 어렵고 어려우면서도 쉽다. 어떤가? 이만하면 도전해볼 만하지 않은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앱만 잘 깔아도 파티 스타 예약

파티에서 스타디제이 되기

디제잉을 배우려면 우선 디제이 장비가 있어야 한다. 디제이 장비 전문 매장 ‘디제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 신사동, 용산 아이파크몰, 홍대 앞 매장에 가면 살 수 있다. 일본 회사 ‘파이오니아’의 제품이 널리 쓰인다.

클럽 등에서 전문 디제이들이 가장 많이 쓰는 장비는 ‘파이오니아 시디제이(CDJ) 세트’다. 엘피로 디제잉을 하던 시절의 턴테이블을 흉내내 시디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든 ‘데크’ 두 대와 사운드를 섞는 ‘믹서’로 구성된다. 초기 모델에는 시디만 들어갔는데, 요즘 것은 디지털 음원을 담은 유에스비(USB)도 꽂을 수 있다. 최신 모델 세트를 갖추는 데 720만원가량 든다.

‘파이오니아 디디제이-위고3’

입문자에게는 데크와 믹서를 결합한 ‘컨트롤러’라는 장비가 적합하다. 컴퓨터나 아이패드·아이폰에 연결해 거기 담긴 음원으로 디제잉을 하는 방식이다. 컴퓨터나 아이패드·아이폰에는 전용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어야 한다. 컴퓨터에 연결하는 ‘파이오니아 디디제이-에스비(DDJ-SB)’는 35만원, 컴퓨터는 물론 아이패드·아이폰에도 연결할 수 있는 ‘파이오니아 디디제이-위고3’는 45만원이다. 전문가들이 쓰는 250만원대의 고사양 컨트롤러도 있다.

장비 없이 컴퓨터나 아이패드·아이폰만으로도 디제잉이 가능하다. ‘버추얼디제이’ 프로그램과 ‘디제이’(djay)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다만 조작하는 데 한계가 있어, 좀더 세밀한 조작을 위해 컨트롤러를 연결하는 게 더 좋다. 장비를 사지 않고 빌릴 수도 있다. 디제이코리아에 가면 1박2일 기준으로 컨트롤러는 5만원부터, 시디플레이어 세트는 20만원부터 대여 가능하다.

장비를 조작해 디제잉을 하는 법은 디제이 학원에서 배울 수 있다. 서울 홍대 앞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 반포동 ‘배틀디제이’ 등을 비롯해 지방에도 많다. 주 1회씩 한달 수강료는 20만원 초중반대다.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의 김영동 실장은 “학원 커리큘럼에 따라 2~3개월의 기초 과정과 7개월의 심화 과정을 이수하면 어느 정도 능숙한 디제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비를 조작해 디제잉을 하는 법은 디제이 학원에서 배울 수 있다. 서울 홍대 앞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 반포동 ‘배틀디제이’ 등을 비롯해 지방에도 많다. 주 1회씩 한달 수강료는 20만원 초중반대다. 잼세션 뮤직 아카데미의 김영동 실장은 “학원 커리큘럼에 따라 2~3개월의 기초 과정과 7개월의 심화 과정을 이수하면 어느 정도 능숙한 디제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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