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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의 금서루(서문) 주변 모습.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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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백제 세계문화유산 여행
공주·부여·익산의 베테랑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여행
지난 7월4일 충남 공주·부여, 전북 익산의 백제 후반기 유적지구 여덟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문화유산이란, 전 인류가 함께 보호해야 할 보편적 가치를 지녀, 대대손손 보전해야 할 유산을 말한다. 국내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이번이 12번째. 신라·고구려에 이어 백제까지 한반도 고대 삼국의 문화유산이 모두 인류가 보호해야 할 세계적 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반도에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던 삼국시대, 그중에서도 백제는 빼어난 문화역량을 보여줬다. 유독 많이 파괴되고 상처를 입은 백제의 유산들은 황량한 벌판에 몇 점의 잔해로 남아 있거나, 땅밑 어둠 속에 묻혀 있다. 하지만 잔해들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유물들은 다시 들여다볼수록 눈이 부시고 돋보이는 것들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성백제 이후 웅진시대와 사비시대의 유산들은 공주의 공산성·송산리고분군, 부여의 정림사지·관북리유적·능산리고분군·나성, 그리고 익산의 미륵사지유적·왕궁리유적 등 8곳이다. 무더위도 잦아드는 늦여름 휴갓길,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백제의 화려한 유적·유물 탐방에 나서볼 만하다. 자녀와 함께 배우고 즐긴다면 더욱 보람찬 여정이 될 듯하다. 이번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유적지 입장료는 8월 말까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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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능산리 고분군.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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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리오층석탑.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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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이우근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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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이우근 해설사.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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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의 백제때 연못터.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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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등재 백제역사유적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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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 출토 국보들 감상
부여 정림사지오층석탑엔
소정방이 새긴 ‘패망 수모’ 흔적도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연말까지 ‘사리장엄’ 유물 특별전 사비성은 왕궁·사찰·성곽 계획도시-부여 이순선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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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이순선 해설사.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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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김홍근 해설사.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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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김홍근 해설사 익산의 백제 유적은 사비시대, 특히 무왕 때 이뤄진 유산들이 많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절터로 알려진 미륵사지와 왕궁리 궁궐터 유적이 대표적이다. 미륵사지는 세 부분으로 나눠 각각 탑과 금당을 배치한 독특한 형식의 절터다. 익산 해설사 김홍근씨는 “미륵사는 무왕이 왕권 강화를 목적으로 조성한 ‘삼원병립식’ 대형 사찰”이라며 “무왕의 왕비인 선화의 발원으로 지어졌다고 전해온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유적은 서탑인 미륵사지석탑(국보 11호)이다. 현재 복원공사 중인 이 탑의 1층 심주석에서 2009년 금제사리봉영기를 비롯한 사리장엄이 발견돼 미륵사 창건 연대가 639년인 것으로 밝혀졌다. 9층으로 추정되는 탑의 6층까지, 한쪽이 무너져내린 모습 그대로 2017년 복원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선 연말까지 ‘사리장엄’ 유물 특별전이 열린다. 왕궁리 유적은 얼핏 보기에 탑(왕궁리오층석탑) 하나만 우뚝 솟은 황량한 모습이다. 홀로 서서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이 오층석탑은 건립 시기를 놓고 여러 설(백제·통일신라·고려초기 설)이 있지만, 귀솟음 형식의 지붕돌 등 형식은 뚜렷이 백제식이다. 김홍근 해설사는 “왕궁리 유적이 세계유산이 된 데는 뚜렷이 남은 왕궁의 장방형 궁벽과 정원 유적지, 화장실 유적지 등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왕궁리오층석탑에서 나온 금제사리함과 금강경판 등은 전주박물관에 있다. 왕궁리 유적 서쪽 2㎞ 지점 야산에는 무왕과 왕비 능으로 추정되는 쌍릉(대왕뫼·소왕뫼)이 있다. 해설사 김씨는 “쌍릉 주변에 용샘, 서동생가터 등 무왕 관련 이야기가 전해오는 유적들이 많아 무왕과 왕비(선화공주)의 능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공주 부여 익산/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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