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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스타일
요즘 인기 ‘패브릭 얀’ 이용한 러그 뜨기 도전기
‘패브릭 얀’. 같은 말은 ‘티셔츠 얀’. 말 그대로 헌 티셔츠를 칼국수처럼 자른 뒤 이어붙여 만든 실이다. 버려진 옷을 재활용하는 한 방식으로,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손뜨개족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로 면 소재여서 털실보다 먼지가 덜 날리는데다 물빨래도 할 수 있고, 실이 두꺼워서 금세 완성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바람에 서늘한 기운이 돌면서 그 패브릭 얀이 생각났다. 뜨개질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기도 하거니와, 거실 러그를 바꾸고 싶던 참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저렴하게 샀던 건데, 털이 빠지는 게 거슬렸고 러그 가격보다 드라이클리닝 비용이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도 못마땅했다. 인터넷 여기저기 패브릭 얀으로 직접 짠 러그라며 솜씨를 자랑하는 이들이 많은 걸 보면, 나도 못할 것 없겠다는 도전의식도 생겼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려면 자세한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 ‘패브릭 얀’, ‘패브릭 얀 러그’, ‘러그 도안’ 등을 검색어로 해 인터넷 블로그와 쇼핑몰, 유튜브 동영상을 샅샅이 뒤졌다. 세상엔 친절한 사람들이 참 많다. 코바늘 쥐는 법부터 여러 종류의 코바늘 뜨기 방법에 오만가지 도안까지 없는 게 없다. 우리집 거실에 두려면 원형보다는 직사각형이 낫겠다 싶었다.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 스타일’로, 몇 가지 색의 실을 교대로 넣어 지그재그 무늬를 낸 가로 160㎝, 세로 180㎝의 대형 러그를 짜보기로 했다.
패브릭 얀에 적당한 코바늘은 지름 12~15㎜인데, 러그는 12㎜짜리로 떴다는 이들이 많아 나도 그 코바늘을 선택했다. 실은 회색과 연분홍, 연보라, 자주색, 팥죽색의 5가지 색을 골라 13뭉치를 인터넷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았다. 1뭉치의 무게는 650~950g. 재활용 실이기에 원래의 천이 제각기 달라 실의 무게도 길이도 들쭉날쭉하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결제를 하려는 순간 깨달았다. 실값은, ‘저렴이’ 러그를 최소한 4번은 새로 살 수 있는 20만원에 육박했다. 무게도 만만찮았다. 13뭉치를 모두 쓴다면, 러그의 무게는 줄잡아 10㎏이 될 터였다. 청소와 집안 정리를 주로 맡고 있는 동거인은 “집에 있는 러그는 어쩔 거냐. 괜히 돈 쓰고 마음 상하지 말고, 그냥 있는 거 드라이나 해서 쓰자”고 타박을 했다. 할까 말까, 오락가락하는 마음 사이에서 ‘너 뜨개질 좋아하잖아, 직접 만들어보고 싶지 않아? 더구나 물세탁도 할 수 있으니 자주 빨 수도 있는데 말이야’ 하는 쪽이 이겼다. 집에 있는 세탁기가 10㎏짜리여서 다행이었다.
헌 티셔츠 잘라 만든 실두꺼워서 빨리 뜨고
물빨래도 할 수 있어 인터넷에 널린 설명 참조해
한코 한코 뜨다 보면
어느새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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