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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당살미(당산밑) 마을. 한 할머니가 수확한 고추를 널고 있다. 누런 들판 너머로 은행나무들이 보인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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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여행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3000그루로 감싸인 충남 보령 장현리…이번 주말 은행마을 축제
“은행? 올핸 소용읍슈. 알이 콩알만씩 한디 소용이 있남?”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당살미 마을’ 도로 옆에서 고추를 널어 말리던 할머니 두 분이 “생전 가야 비 한방울 안 오는” 지독한 가뭄에 대해 말씀을 나누시는 중이다. ‘소용없다’는 말은 작황이 좋지 않아 기대할 게 별로 없다는 뜻이다.
“올핸 팥두 소용읍구, 들깨두 소용읍슈. 들깨는 한말두 못 했으니께. 작년엔 서너말은 했는디.” “기유(그래요)? 난 고추에 약을 혀야는디 안 해갖구 버러지가 죄 파먹었슈. 고추마다 버러지똥이 하나여.” “아유, 그래두 감은 차암 좋아유. 달구.”
130가구, 300여명의 주민이 사는 장현1리는 3000그루나 되는 은행나무들로 감싸인, 이른바 ‘은행나무마을’(청라 은행마을)이다. 가을이면 장밭(긴밭·진밭)·당살미(당산밑)·솔안말·새논들 등 이름도 정겨운 마을마다 깔린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마을길 어디를 걷든지 은행알들이 발밑에 우두두둑 밟히는 마을이다(냄새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으니 마음 놓으시라). 하지만 올해는 몇달째 이어진 가뭄으로 은행잎들이 제 빛깔을 찾지 못한 곳이 많고, 농작물의 수확량도 대폭 줄어들었다. 장밭마을에 사는 60대 주민은 “벼농사는 저수지 물 끌어다 대면서 그런대로 됐는데, 밭작물은 대부분 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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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은행더미에서 돌을 골라내고 있는 장현리 주민.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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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리 신경섭 가옥. 1843년에 지은 양반가옥이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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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논길에 노란 은행잎 물결
주황빛 감나무·황금빛 들판
어르신 표정도 가을햇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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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할머니 두 분이 감을 따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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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리 귀학송(육소나무).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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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사 터의 삼층석탑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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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여행정보
가는 길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가다 광천나들목에서 나간 뒤 광천읍에서 21번 국도 따라 내려가 청소면 소재지에서 좌회전, 610번 지방도 따라 성연리, 오서산 등산로 입구, 황룡리 지나 장현리 은행마을로 간다. 내비 ‘신경섭 가옥’.
먹을 곳 보령시 동대동 ‘대화식당’의 조기탕·우럭탕·간제미탕·대구탕과 찜 등 제철 해산물 요리, 청라면 죽성로 ‘봉채국수’의 오뎅국수·웰빙짬뽕국수·해물생국수 등 국수류와 검은콩들깨수제비, 청라면 질마재길 ‘풀꽃향기’(카페 레스토랑)의 수제 돈가스.
묵을 곳 장현리 가까운 곳에 오서산자연휴양림이 있고, 성주산자연휴양림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통나무집 등을 이용할 만하다. 주말엔 당일 예약이 어렵고 평일에는 가능하다. 청라면 오서산 밑에 꿈의궁전 모텔이 있다. 보령시내 동대동 동대교 옆에 모텔들이 모여 있다. 대천해수욕장엔 한화리조트 대천파로스가 있다.
여행 문의 보령시 관광안내소 (041)932-2023,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3544, 장현리 은행마을 사무실(옛 장현초등학교 터) 070-7845-5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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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장현리 은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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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책
(재)한국방문위원회는 11월6일 저녁 7시 서울 경복궁에서, 2018 평창겨울올림픽 성공 개최와 외래관광객 2000만명 달성을 위한 ‘2016~18 한국 방문의 해’ 선포식을 연다.
온라인 여행사 여행박사가 소방관과 가족들을 위한 무료 해외여행 프로그램(고마운 분들을 위한 리프레시 여행 1탄)을 진행한다. 소방관과 가족의 사연 공모에 11월10일까지 전자우편(hopetour@tourbaksa.co.kr)으로 신청하면 된다. 소방관 30명과 그 가족 1명씩 총 60명을 선정해, 2박3일간 일본 북규슈 여행을 보내준다. 발표는 11월12일. 누리집(www.tourbaksa.com) 참조.
켄싱턴 제주 호텔은 누리집에서 ‘떠나고 싶은 겨울휴가 스타일 선택 및 선택한 이유’ 작성 뒤 응모를 통해, 2박3일 디럭스룸 숙박권 1장(1등 1명), 켄싱턴호텔 여의도 숙박권 1장(2등 1명) 등을 주는 ‘2015 나의 겨울휴가 스타일 공모전’을 연다. 11월13일까지. 발표 11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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