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덜어내고 정리하기
정리 컨설턴트 유지선 대표와 함께 정리한 esc 독자 양윤정씨네 옷장 이야기
“정리의 첫 단계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꺼내놓는 겁니다. 옷장과 서랍에 들어 있는 모든 물건을 꺼낼 거예요. 그중에 버릴 것과 기부할 것을 골라 각각 이 비닐봉지에 넣어주시면, 나머지는 가족별·계절별로 분류해 제자리를 잡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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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선 대표가 서재 붙박이장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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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컨설턴트 유지선 대표(왼쪽)와 현정미 매니저가 서랍장의 모든 물건을 꺼내 분류하는 모습.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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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군 시절 ‘깔깔이’까지
버리거나 기부할 것 가려내고
가족·계절로 나눠 넣으니 깔끔 옷장 안에 있던 옷들은 금세 방바닥 위 ‘옷동산’으로 변했다. 옷이 몇 벌 없는 것 같고, 그나마 입을 옷은 더 없는 것 같은데 꺼내놓고 보니 지나치게 많다. 유 대표가 말한다. “물건을 둘 수 있는 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내가 가진 게 얼마나 많은지 모르니 쌓이고 쌓여서 정리가 안 되고, 정리가 안 된다고 수납상자 같은 걸 사들이니 물건은 더 늘어나 정리를 못 하는 악순환이 생겨요. 평균적으로 여성은 180여벌, 남성은 120여벌의 옷을 갖고 있는데 실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60~70벌이면 충분합니다.” 현 매니저도 거든다. “물건이 없으면 어지를 수가 없어요. 방문했던 곳 중 어떤 집은 한 사람 팬티만 100장이 넘는 곳도 있었어요. 물건에 심하게 집착하거나, 쇼핑 중독인 거죠.” 이런 문제 때문에 혼자 정리를 못 하고 정리 컨설턴트의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10자짜리 옷장과 화장대를 정리하는 덴 30만원, 4인 가족이 사는 30평대 집 전체를 정리하는 덴 120만~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버리지 못해 ‘잡동사니’ 속에 파묻혀 살다 못해 전문가의 손길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양씨의 옷장엔 대학 다닐 때 입던 치마에 목 늘어나고 누리끼리해진 티셔츠가 한가득이었다. 오래돼 입지 않는 옷을 버리지 않고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게 문제였던 셈이다. 남편의 옷장에선 군 시절 입던 ‘깔깔이’까지 나왔다. 유 대표의 조언에 따라 △최근 1년 동안 안 입었고, 앞으로도 안 입을 것 같은 옷 △이염이 심한 옷 △보풀이 심해 손질조차 할 수 없는 옷 등을 버리는 봉투에 넣었다. 여름옷을 문간방으로 옮긴 뒤, 걸 옷은 걸고 갤 옷은 개기 시작했다. 양씨는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난 옷을 세탁소에서 씌워준 비닐째로 옷장에 걸어두고 있었다. 유 대표가 손끝 맵지만 품 넓은 큰언니처럼 또 한번 조언했다. “이렇게 두면 드라이클리닝에 쓰인 약품 냄새가 옷에 남고, 습기가 찰 수도 있어요. 세탁소에서 가져오면 바로 비닐을 벗겨 베란다에 하루 정도 두고 통풍을 시킨 뒤 옷장에 넣는 게 좋습니다.” 폭이 넓은 옷걸이를 쓰면 옷을 많이 걸 수 없고, 얇은 세탁소 옷걸이를 쓰면 어깨가 툭 튀어나온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개당 300~500원가량에 판매하는 ‘논슬립 행거’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 없이 옷을 보관할 수 있는데, 벨벳보다는 플라스틱 소재가 낫다는 귀띔도 해줬다. 옷을 걸 땐 짙은 색에서 옅은 색 순서로, 긴 옷에서 짧은 옷 순서로 걸고, 옷장 전체의 70~80%만 채워야 찾아 입기도, 보관하기도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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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씨네 안방 서랍장을 정리하기 전.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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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씨네 안방 서랍장을 정리한 후.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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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된 양씨네 안방 붙박이장.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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