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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1.13 20:26 수정 : 2016.01.14 09:20

양양 대명 쏠비치 리조트 ‘아쿠아월드’의 해변 노천탕. 남녀 한쌍이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겨울 노천욕 즐기기
추울수록 더욱 후끈해지는 겨울 노천탕의 ‘모락모락’ 매력 속으로

맑은 날도 좋고 눈보라 치면 더 좋은 곳, 겨울바람 차가워서 좋고 물살 뜨거워서 더 좋은 곳, 찬 바람에 맡긴 머리는 맑아지고 물에 맡긴 몸은 후끈 달아오르는 곳, 추워질수록 매력이 수증기처럼 눈부시게 피어오르는, 탕 중의 탕, 겨울 노천탕이다. 과거 중장년층 단골이던 겨울 온천여행. 온천은 이제 30~40대 가족이 선호하는 여행지를 넘어, 20~30대 연인들의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다. 한겨울, 젊은층이 특히 관심을 갖는 곳은 탁 트인 경관을 갖춘 실외 노천탕이다. 경관 좋고 분위기 좋은 노천탕을 갖춘 테마온천들이 젊은 남녀들의 여행지이자 데이트 코스로 떠올랐다.

“추워지니까 연인 고객이 부쩍 늘었어요. 자녀 동반 가족들은 실내시설을 이용하다 잠깐씩 노천탕으로 나오지만, 젊은 쌍들은 아무리 추워도 노천탕에서 죽치더라고요.”(제천 리솜포레스트 한승필 대리)

일찍이 온천문화, 노천탕이 발달한 일본만큼은 아니더라도, 요즘 국내 주요 온천들이나 워터파크들은 앞다퉈 시설과 분위기를 업그레이드시킨 다양한 실외 노천탕들을 선보이며 가족, 연인층을 유혹하고 있다. 겨울 노천탕의 매력을 알아보고, 주요 온천 노천탕들을 특징별로 나눠 소개한다.

겨울여행지로 떠오른 노천탕의 매력

겨울 노천탕은 숲을 뒤덮고 번져오르는 뜨거운 수증기만큼이나 아련하고 은밀한 매력을 내뿜는다. 대자연에 노출된 탕에 몸을 담근 연인들은 후끈 달아오른 몸과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지난 7일 충북 제천 리솜포레스트의 ‘해브나인 힐링스파’ 노천탕.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크고 작은 야외 테마탕마다 쌍쌍의 젊은 남녀가 들어앉아 찰싹 달라붙어 있다. 뭘 하나 봤더니, 대체로 이랬다.

제천 리솜포레스트 리조트 ‘해브나인 힐링스파’의 노천탕 시설 중 하나인 ‘프라이빗 스톤스파’. 6개의 스톤스파가 있다.

노천탕 가에 턱을 괴고 망연히 앞산 자락 소나무숲을 바라본다. 비스듬히 누워 푸른 하늘 뜬구름을 바라보는 쌍도 있고, 뿌연 수증기 속에 숨어 소곤거리는 쌍도 있다. 틈틈이 방수팩에 넣은 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서로 얼굴의 잔털을 뽑아주는 연인도 보인다.

“노천탕은 첨인데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좋아요. 남친 말 따르기를 잘했어요.” 수증기 자욱한 대형 노천 풀과 테마탕, 오붓한 분위기의 스톤 스파탕을 오가며 노천욕을 즐기던 서주리(26·경북 구미)씨가 남친 전종승(27·직장인)씨를 바라보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둘은 가까운 제천시내에 숙소를 잡고, 하루 종일 노천욕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노천욕이 1박2일 휴가여행의 목적이고, 짬을 내 주변 볼거리도 찾아볼 생각이란다. 여행의 피로를 푸는 곁다리 일정으로 여겨지던 온천욕(목욕)을, 즐기며 쉬는 여행의 주요 일정(노천욕)으로 선택한 것이다.

지난주, 전국 5곳의 주요 노천탕들을 돌며 만난 20~30대 남녀 일곱 쌍 중 절반가량도 여행 일정 중 “노천욕이 먼저”라고 했다. 이들이 들려준 겨울 노천욕의 매력을 정리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추위와 뜨거움을 함께 견디고 즐기며, 같이 벗은 몸(수영복 차림)으로 같은 탕에 몸 담근 채, 같은 경관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매력’들이다. 공통적으로 덧붙이는 대답은 “눈까지 내려주면 환상적이겠죠”다.

지난 8일 전북 진안의 홍삼스파 옥상 노천탕에서 만난 강아무개(30)·김아무개(27·이상 충남 천안) 연인 쌍이 말했다. “뭐가 좋으냐고요? 둘이 헤어지지 않고 같이 목욕하는 거? 뜨거운 노천탕 욕조에 둘이 몸을 담그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된 느낌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매력인 거 같아요.”

20~30대 젊은 연인들
숲속·바닷가 욕조에 몸 담그고
같은 풍경 바라보며 도란도란
추위·뜨거움 함께 견디는 재미에
곁다리 일정에서 주요 일정으로

천차만별 노천탕 어떻게 고를까

전국 주요 테마노천탕
전국 곳곳에 인기를 끄는, 노천탕을 갖춘 온천이나 스파 시설들이 넘쳐난다. 어떤 기준으로 어느 곳을 골라 가면 좋을까? 시설과 분위기,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취향에 맞는 곳을 고를 수 있다. 선택의 기준이 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과거엔 사용하는 물이 온천수냐, 일반 물이냐를 먼저 따졌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시설과 분위기, 경관, 붐비는 정도 등을 중시하는 추세다. 일단, 숲속 노천탕이냐 바닷가 노천탕이냐, 탁 트인 경관이냐 아늑한 경관이냐, 럭셔리한 시설이냐 소박한 시설이냐 등을 놓고 따져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강원 양양 쏠비치리조트 노천탕에서 만난 남녀 대학생 한 쌍은 “바다 경치가 좋다 해서 왔다”며 “경치와 분위기만 좋다면 온천물이든, 수돗물이든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물론, 온천수이면서 시설·경관·분위기가 좋은 곳이면 더할 나위 없다.

이름난 온천 여행지이면서 근사한 노천탕을 갖춘 대표적인 곳이 설악 한화리조트의 워터피아다. 지하 680m에서 솟는 섭씨 49도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를 사용하는 대규모 실내외 워터파크다. 겨울에도 대형 실외 풀과 유수풀, 놀이시설 등을 운영하지만,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이 노천탕인 스파밸리다. 동굴스파·커플스파·우드스파·웰빙스파·찜질방 등 11개의 다양한 테마탕을 즐길 수 있다. 울산바위 등 주변 경관도 빼어나다.

온천수를 쓰는 아늑한 숲속 노천탕으로 경북 울진 덕구온천도 빼놓을 수 없다. 섭씨 41도의 자연용출온천으로 이름 높다. 해발 1000m 응봉산 자락 덕구계곡 숲속에 자리잡은 외딴 온천이면서,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숲속 노천 테마탕들을 갖추고 있다. 자연용출하는 원탕까지 덕구계곡을 따라 오르내리는 트레킹도 인기다. 원탕에선 높이 5m로 치솟는 용출수와, 족욕체험장을 만날 수 있다.

숲속 노천탕 중 최근 선보이며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제천 리솜포레스트의 ‘해브나인 힐링스파’다. 대형 실외 풀과 약재를 넣은 테마탕들, 뜨거운 물을 담은 커다란 바위 모습의 ‘스톤 스파’들이 울창한 숲에 폭 안겨 있다.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진안 홍삼스파빌의 옥상 노천탕은 탁 트인 경관을 보며 노천욕을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널찍한 공간에 4개의 노천탕(겨울엔 3개)이 운영된다.

전망이 확 트이기로 말하면, 바닷가에 접한 노천탕을 따를 수 없겠다. 대표적인 곳이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오션스파 씨메르와 양양의 쏠비치리조트 노천탕이다. 파라다이스호텔 4층 400평 터의 소나무 분재 숲에 자리잡은 씨메르는 욕조에 앉아 해운대 앞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아침저녁으로 노천욕을 즐기며 해돋이·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다. 해운대온천지구의 온천수와 수돗물을 섞어 쓴다. 단점은 투숙객 전용이라는 것. 양양 쏠비치리조트의 바닷가 실외 풀과 노천 테마탕은, 여느 온천리조트의 노천탕처럼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노천탕과 바닷가와의 거리가 50여m밖에 안 된다.

어린 자녀 동반 가족 여행객이 많이 찾는 실외 워터파크들에도 다양한 테마탕이 운영된다. 많은 인파로 호젓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추위를 녹여주는 사우나, 간식거리를 파는 매점 등 시설들은 더 낫다. 용인의 캐리비안베이, 예산 스파캐슬의 천천향, 홍천 비발디파크의 오션월드, 아산 파라다이스 스파도고와 스파비스 등이 꼽힌다.

양양 제천 진안/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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