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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2.10 20:33 수정 : 2016.02.11 15:44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야시장의 매력
가수 남진의 고향 목포에서 그의 이름 따 지난해 말 개장…오는 4월 남진 콘서트도 열려

지난해 12월 개장한 목포 남진 야시장. 방문객들이 먹거리 판매대에서 호떡을 사들고 맛있게 먹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요것을 남진이가 운영하는갑네잉.” “그런갑소. 잘 해놨구마니라.” 이건 시장 입구 간판을 보고 70대 할머니들이 나누는 말씀. “‘잘 해놓은’ 건 맞는디, 남진씨가 허는 것은 아니어라.” 이건 야시장 상인의 설명이다. 목포 출신 가수 남진씨의 이름을 딴 야시장이, ‘미식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항구도시 목포,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뜨겁게 뜨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목포시 산정동 자유시장(신자유시장)에서 매주 금·토요일 밤(18~22시, 4~11월엔 19~23시) 장을 펼치는 ‘남진 야시장’이다.

‘가수 남진’ 테마로 흥 넘치는 야시장

2~3년 전 개장한 부산 부평깡통시장 야시장과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이 이미 명물 밤거리 여행 코스로 자리잡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면, 목포 남진 야시장은 이제 문 연 지 두달 된, 막 떠오르는 목포의 신흥 명소다.

주상옥(65) 자유시장 상인회장은 “금·토요일 밤마다 보통 3000~4000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공연을 즐기며 먹거리 투어를 한다”며 “시들해지던 자유시장이 야시장에 힘입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야시장 구경 온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상가에 들러 물건을 사게 돼, 평소 저녁 6~7시면 문을 닫던 기존 상점들이 늦게까지 문 여는 곳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한 상인은 “밤중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건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남진 야시장은 행정자치부의 전통시장 활성화사업 지원을 받아 지난해 12월11일, 부산·전주에 이어 세번째로 선보인 야시장이다.

“시장 살리기에 동참해달라는 목포시의 요청을 가수 남진씨가 흔쾌히 받아들여” 문 연, 가수 이름을 딴 전국 첫 시장답게 야시장의 디자인을 모두 “남진 콘셉트”로 꾸몄다. ‘T’자형 야시장 골목에 남진 벽화가 조성됐고, 포토존에는 남진 얼굴 조형물을 세웠다. 시장 골목 곳곳에 남진 얼굴과 공연 모습 사진들을 내걸었고, 조명등과 간판·현수막 등의 ‘야시장’ 글씨에도 남진 얼굴을 박아넣었다.

미식의 본고장 항구도시 목포
‘시장 살리기’ 뜻에 남진도 OK
홍어삼합 등 해산물 먹거리 풍성
디제이 박스·대중가수 공연도

남진 야시장은 전체 판매대가 50개로, 부산(30개)·전주(35개) 야시장보다 규모가 크다. 30개의 먹거리 매대(20개는 장신구·기념품 등 소품류 매대)에선 각종 튀김·구이·볶음 말고도 남도 항구도시 야시장답게 홍어삼합·전복에서부터 문어·낙지·주꾸미구이까지 다양한 해산물 먹거리들을 판매한다.

남진 야시장 상설무대에선 대중가수 공연과 일반인 노래자랑이 벌어진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다른 야시장과 다르게 그냥 먹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보고 먹고 참여하며 즐기는 야시장이자 잔치판이다. 시장 골목 한쪽, ‘디제이 박스’가 설치된 상설무대에선 지역 대중가수가 잇따라 나서 ‘님과 함께’ 등 남진의 히트곡을 비롯한 유행가를 부르고, 무대 앞에선 주로 중장년층 남녀들이 함께 따라 부르고 춤추며 야시장 잔치판의 흥을 돋운다. 6~7시엔 지역 대중가수의 무대, 7~8시엔 일반인 노래자랑이 벌어지고, 8시 이후엔 자유시장의 유명 디제이 ‘홍어 아재’(홍어가게 운영 상인 김용희씨)가 나서서 남진 노래 중심의 음악방송을 이끈다. 남진 야시장을 찾는 이들은 지역민과 관광객, 젊은층과 중장년층이 고루 섞인 모습이다. 목포시청 전통시장 담당 조만영씨는 “지금은 지역민과 관광객이 반반쯤 되는데, 점점 젊은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목포시 쪽은 남진 야시장을 일요일 밤에도 장을 여는 ‘주 3일 야시장’으로 확대할 것을 검토중이다. ‘유달산 꽃축제’ 등 축제 기간엔 매일 밤 야시장을 운영한다. “4월에 꼭 오시요. 남진이 리사이틀 헝게로.” 한 야시장 상인의 말대로, 오는 4월 초 남진 야시장에선 가수 남진씨가 직접 무대에 오르는 ‘남진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오징어구이 판매대.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광주 대인, 부산 초량 야시장도 새 명물

이밖에 새로 선보인 야시장으로 부산 동구 초량이바구야시장과 광주 동구 대인예술야시장, 전남 순천 아랫장야시장 등이 있다. 초량이바구야시장은 주변 산복도로로 이어지는 걷기 코스 이바구길에서 이름을 따온 야시장으로 지난해 10월 개장했다. 25개 매대가 다양한 먹거리를 갖추고 매일 저녁 7시 문을 연다. 부산에선 최근 수영구 팔도시장에서도 야시장이 문을 열었다.

광주 대인예술야시장은, 이미 2011년부터 매달 둘째·넷째주 금·토요일 밤 ‘별장 프로젝트’ 이름 아래 문을 열어온 야시장이다. 지난 6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밤 문을 여는 본격 주말 상설 야시장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먹거리장터 말고도, 시장 입주 예술가들이 직접 작업해 내놓는 다양한 예술작품들과 공연·전시회, 각종 체험행사 등이 돋보이는 종합문화예술 야시장이다. 순천시의 전통시장 아랫장에서도 최근 매주 금·토요일 오후 5~10시 문 여는 야시장을 개장했다. 20여개 매대에서 먹거리를 선보이고, 도자기·수공예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목포/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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