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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도 들머리인 남해대교 옆 노량마을 도로변에서 주민이 수확한 파래를 널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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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봄맞이 해안길 드라이브
맛과 멋 어우러지는 남해·동해·서해 드라이브 명소 3곳
드라이브 여행의 참맛은 느릿느릿 길 따라가다, 마음에 쏙 드는 곳에 차를 세워놓고, 보고 싶은 경치 마음껏 감상한 뒤 이동하는 데 있다. 코앞에 다가온 봄, 상큼한 바닷바람 쐬며 해안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때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탁 트인 봄바다에 헹구고 오기 좋은 해안 드라이브길 세 곳을 골랐다.
남해도 평산리~월포 해안도로
경남 남해군 남해도는 해안도로 전체가 드라이브 코스라 할 만하다. 그중 돋보이는 코스가 섬 서남해안 도로다. 하동 쪽에서 남해대교 건너 19번 국도를 타고 가다 고현에서 77번 국도로 갈아타면 해안길로 접어든다. 1024번 도로와 겹쳐지는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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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도 서남해안 가천리 ‘다랭이마을’ 해안 풍경.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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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집산항 영덕에선 대게찜
동해 같은 서해 영광에선 굴비백반
안산 대부도, 군산 새만금도 가볼 만 영덕 강구항~고래불해변 해안도로 짙푸르고 투명한 바다를 수면과 거의 비슷한 높이에서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기겠다면 경북 강구항~병곡(고래불해변) 해안도로(약 35㎞)를 타는 게 좋다. 정감 넘치는 작은 포구들이 잇따라 이어지는 해안이다. 물론, 해맞이공원 일대 해안길처럼 산 중턱을 굽이치며 멋진 해안 경관을 보여주는 곳도 있다. 강구항에서 축산항까지, 약 28㎞의 ‘강·축해안도로’가 핵심이다. 20번 지방도다. 대게식당 100여곳이 늘어선 강구항에선 대게 찌는 내음이 진동한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대게 집산항이다. 해안도로 이름도 ‘영덕대게로’다. 강구항에서 고래불해변 전까지 길은 거의 해변에 바짝 붙어서 이어진다. 파도 거센 날 일부 낮은 도로에선 물보라가 차창 안까지 넘볼 정도로 가깝다. 대게 앞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가 있는 해맞이공원 주변에 차를 세우고 바위절벽 해안을 감상해볼 만하다. 바닷가로 내려서는 나무데크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여기서 가파른 산길로 오르면 만나는, 거대한 풍력발전기 행렬도 볼거리다. 대게 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마을 지나 염장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축산항으로 들어선다. 역시 대게집 빼곡한 중규모 포구다. 포구 옆 전망대가 있는 죽도산(옛 대밭산. 해발 87m)에 올라보길 권한다. 엘리베이터까지 갖춘 전망대에 오르면 포구 쪽은 물론, 주변 바닷가 풍경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축산천 하구에 놓인 보행교 ‘블루로드 다리’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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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축산항의 보행교 블루로드 다리.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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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변 대신리 등대 해넘이.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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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해안 드라이브 팁 7가지
1. 바닷가 쪽으로 파고들라
멋진 해안 경관은 대개 국도에서 벗어난 포구 쪽 마을길에서 마주치게 된다. 바닷가 가까울수록 볼거리가 많아진다. 바위절벽 해안이나 포구 풍경도 아름답고, 해녀의 물질도 만날 수 있다.
2. 해안도로는 느릿느릿 가라
바닷가 도로는 굽이가 심한 곳이 많다. 어민·농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경운기도 다니고, 지팡이 짚은 어르신이나 전동휠체어도 오간다. 천천히 차를 몰아야 위험에 대비할 수 있고, 경관도 눈에 들어온다.
3. 시내나 공단은 우회하라
해안의 국도·지방도는 종종 도심과 해안 공업단지 등으로 이어진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질지 모르나, 피하는 게 좋다. 공기가 매우 탁하고 차량 정체가 심한 곳이 많다.
4. 포구마다 깃든 이야깃거리를 찾으라
포구마을엔 독특한 경관에 얽힌 이야기나 풍습이 전해오는 곳이 적지 않다. 풍어를 기원하는 제당과 수백년 된 노거수들도 숨어 있다. 등대도 개성적으로 건축한 곳이 많아 사진 포인트가 된다.
5. 해변 산책로를 걸으라
경관 좋은 해안 절벽이나 해송숲 주변엔, 거닐기 좋게 나무데크 산책로를 조성해 놓은 곳이 많다. 차를 세우고 산책하면 더욱 여유롭게 풍광을 즐길 수 있다.
6. 가능하면 평일·맑은날에 가라
바다 경치와 분위기는 날씨가 지배한다. 특히 동·남해안의 짙푸른 바다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맑은 날이 좋다. 바람은 다다익선이다. 많이 불수록 거센 파도와 어우러진 바위 경치가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려면 되도록 주말은 피하는 게 좋다.
7. 봄철 포구 특산물 축제도 놓치지 말라
포구마다 대표 해산물이 있고, 이를 이용해 축제를 여는 곳도 많다. 축제 기간에 찾으면 특산물을 평소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기장군 대변항에선 멸치축제(4월 중), 이동항에선 미역·다시마축제(4월8~10일), 영덕 강구항에선 영덕대게축제(3월31일~4월3일)가 열린다.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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