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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04 20:36 수정 : 2016.05.05 10:53

4월27일 오후, 서울 자운초등학교 6학년 4반 어린이명예기자단 9명이 취재해 온 내용을 놓고 담임교사 우서희 선생님과 함께 회의를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어린이가 만든 esc
서울 자운초 6학년 어린이명예기자 9명이 만든 ‘esc 어린이날 특집’

esc가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이 쓴 기사로 커버스토리 지면을 꾸렸다. 서울 창동 자운초등학교 6학년 4반 어린이 9명이, 3팀으로 나뉘어 3가지의 기사를 직접 기획하고, 토론하고, 취재하고, 작성했다. 독자와 부모 처지에선 당혹스러울 수도 있는 욕설부터 주말과 놀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까지 어린이들의 꾸밈없는 생각과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일부 문맥을 다듬고 수정한 것 외에는 크게 손대지 않고 써온 ‘기사’를 그대로 실었다. 담임교사 우서희 선생님이 기획·토론 과정을 지켜보며 도왔다.

정리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비속어 사용 실태 설문조사’ 답변 쪽지들. 사진 한도현·남경민·김예지 어린이명예기자

비속어 사용 실태 설문조사
1학년은 ‘바보’, 6학년은 ‘패드립’

우리는 4월26일, 우리 학교 전 학년 학생 40명과 주변 어른 5명을 대상으로 ‘비속어 사용 실태’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 내용은 ‘많이 사용하는 비속어 종류’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 ‘비속어를 사용했을 때 스트레스 해소가 되나?’였다. 설문조사를 하게 된 이유는 요즘 비속어와 욕을 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고,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1학년 학생 5명을 조사한 결과, 1학년이 알고 있는 비속어는 ‘바보’, ‘멍청이’, ‘똥개’, ‘나쁘다’ 등이었다. 그 비속어를 쓰는 이유는 ‘친구를 놀리기 위해서’였다. 스트레스 해소보다는 ‘비속어를 쓰면 재미있다’고 하였다. 비속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는 학생은 없었다.

다음으로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5명에게 비속어를 조사하였다. 2학년 학생들은 ‘노답’(답이 없다), ‘안물’(안 물어봤어), ‘안궁’(안 궁금해) 등 줄임말 비속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말을 친구에게 사용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스트레스 해소가 잘 안된다’고 하였다. 그 비속어를 쓰는 이유는 ‘친구들이 해서 자기도 따라서 한다’고 하였다. 비속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쓰는 학생은 1명밖에 없었다.

3학년 학생 5명은 대부분이 ‘극혐’(매우 혐오스럽다는 뜻), ‘노답’ 등의 줄임말 비속어를 사용했고, ‘스트레스 해소는 잘된다’고 하였다. 그 비속어를 쓰는 경우는 ‘짜증나거나 친구들과 싸웠을 때 사용한다’고 하였다. 비속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학생은 없었다.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5명을 조사하니 ‘개새끼’, ‘씨발’, ‘병신’ 등을 많이 사용하였다. 비속어를 쓰는 이유는 ‘짜증이 나서’, 또 다른 이유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스트레스는 5명 모두가 해소된다고 하였다. 비속어의 정확한 뜻을 알고 쓰는 학생은 3명이었다.

5학년 학생(10명)들은 ‘개새끼’, ‘씨발’, ‘병신’, ‘니 에미 없냐? 응 그래~’ 등이 비속어라고 생각을 하였다. 비속어를 쓰는 이유는 ‘친구들이 사용해서’,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스트레스 해소는, 안되는 학생이 2명, 매우 잘된다고 하는 학생 8명으로 (욕을 했을 때) 스트레스 해소는 잘된다고 볼 수 있었다. 뜻을 정확히 알고 쓰는 학생은 7명이었다.

6학년 학생 10명이 사용하는 비속어는 ‘극혐’, ‘병신’, ‘씨발’, ‘개새끼’, ‘병개’(병신·개새끼), ‘안물’, ‘안궁’, ‘똘아이’, ‘닥쳐’, ‘노답’ 그리고 ‘패드립’(패륜 드립, 부모님 욕) 등이었다. 비속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면 무의식중에 입에서 나온다’, ‘친구가 이상한 짓을 할 때’, ‘학교 끝나고’, ‘게임이 안 풀릴 때’, ‘친구가 욕할 때’, ‘말 무시당할 때’,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등이었다. 스트레스 해소는 다 잘된다고 하였다.

또한 주위 어른을 대상으로는 5명을 조사하였다. 어른들은 비속어를 주로 ‘운전하면서 앞에 사람이 답답할 때’, ‘무슨 문제가 잘 안 풀릴 때’, ‘윗사람이 짜증나게 할 때’ 사용한다고 하였다. 어른들은 비속어를 사용하면 스트레스 해소는 ‘속이 시원할 정도로 잘된다’, ‘계속 짜증이 남아 있다’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설문조사 결과를 통계를 내보았다. 학생들은 주로 짜증날 때 욕과 줄임말 비속어를 사용했고, 가장 많이 쓰는 욕은 ‘씨발’(40명 중 25명)이었다. 고학년일수록 ‘씨발’이라는 욕을 많이 사용하였다. 또 스트레스 해소는 45명 중 41명이 해소가 된다고 하여, 잘되는 편이었다.

하지만 4명의 학생은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4명의 친구가 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마치 내가 깡패가 되는 것 같아서’, ‘욕을 하면 수명이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져서’, ‘금방 나쁜 학생들과 어울릴 것 같아서’ 등이었다.

조사를 해보니, 요즘 초등학생들이 비속어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친구들간에 욕을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욕이나 비속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한도현·남경민·김예지 어린이명예기자


‘주말에 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조사 메모. 사진 변유정·신두희·김형진 어린이명예기자

주말에 하고 싶은 것 대면 조사
저학년, ‘주말엔 운동 대신 가족여행 원해’

“얘들아, 주말에 네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한 적이 있니? 그럼 주로 무엇을 하니?”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주말에 주로 하는 것, 주말에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친구들은 안타깝게도 하고 싶은 것을 많이 못하였다.

4월29일 오후 학교 주변 아파트 단지(쌍용, 현대, 동아청솔)에서 1~6학년 친구들을 찾아보았다. 학원에 갔는지 아이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 학교 학생들이 주말에 안 보일 줄이야…. 1시간이나 놀이터를 둘러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는 그때! 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이 남매 어린이 둘을 만나면서 설문조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우리는 모두 17명에게 설문을 완료하였다.

1, 2학년은 총 5명을 조사하였다. 1, 2학년 꼬마들은 말이 좀 안 통했지만, 그런대로 설문을 마쳤다. 귀엽기도 하고, 착하기도 해서 설문을 하는 동안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시련도 있는 법! 3, 4학년 아이들은 설문을 거부하는가 하면, 제대로 참여를 하지 않아서 힘들었다. 3, 4학년은 6명을 조사하였다. 아아, 이제 5, 6학년…. 6학년은 친구들이 많아서 조사를 쉽게 하였지만, 5학년들은 조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17명 모두에게 맨 먼저 물어본 것은 ‘주말에 주로 하는 것’이었다. 1, 2학년 친구들은 3명이 태권도,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이라고 대답했고, 나머지는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등이었다. 3, 4학년은 6명 중 5명이 운동을 한다고 하였다. 주말에 축구나 야구를 하고, 자전거도 탄다고 답했다. 1명은 스마트폰·컴퓨터게임 등 전자기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5, 6학년은 대부분이 전자기기 사용(5명)이었다. 운동은 단 1명!

이렇게 ‘주말에 주로 하는 것’을 조사해본 결과, ‘운동’(8명)이 제일 많았다. 그다음으론 전자기기 사용(6명) 등등이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컴퓨터나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 노는 것이 건강이나 마음에도 좋을 것이다.

다음은 주말에 ‘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1, 2학년 친구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친구와 놀기’, ‘자전거 타기’, ‘가족 여행’ 등으로 나타났다. ‘가족 여행’은 17명 중에서 모두 7명이 선택하였는데, 그중 2명이 1, 2학년이었다. 3, 4학년 중에선 5명이 ‘가족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고, 1명은 축구나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1~4학년 친구들은 가족 여행이 가장 좋은가 보다. 5, 6학년은 휴대폰·컴퓨터게임을 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에는 자전거 타기, 축구,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5, 6학년은 ‘주말에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대부분 휴대폰·컴퓨터게임이었다.

이 조사로 우리 학교 친구들이 주말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내었다. 1~4학년은 주로 ‘가족 여행’을, 5~6학년은 주로 스마트폰·컴퓨터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중에는 ‘친구와 쇼핑’, ‘라면 먹기’, ‘찜질방 가기’라는 대답도 있었다.

우리 학교 친구들이 주말에 하고 싶은 것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변유정·신두희·김형진 어린이명예기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설문조사
수다·게임 ‘좋아요’ 숙제·잔소리 ‘싫어요’

우리는 4, 5, 6학년 학생 144명(남 71명, 여 73명)을 상대로, ‘가장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그리고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친구들의 행동과 말’을 조사하였다.

여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수다 떨기’(29명)였고, 가장 싫어하는 것은 ‘잔소리’(24명)였다. 또한 여학생들은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의 행동·말은 ‘칭찬’(27명), 싫어하는 행동·말은 ‘잘난 척’(34명)이라고 대답했다.

남학생들은 ‘컴퓨터게임’(28명)을 가장 좋아했고, ‘숙제’(19명)를 제일 싫어했다.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의 행동은 ‘배려해주는 것’(19명), 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잘난 척’(22명)으로 나타났다.

학년별로 보면, 먼저 6학년 여학생·남학생 모두 ‘숙제’를 제일 싫어했고, ‘수다 떨기’(여학생)와 ‘컴퓨터게임’(남학생)을 가장 좋아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의 행동·말로는 남녀 모두 ‘같이 놀자’ 등 놀기에 대한 것이 많았고, 가장 싫어하는 친구들의 행동·말로는 모두 다 ‘시비 걸기’를 꼽았다.

5학년과 4학년 또한, 여학생은 ‘수다 떨기’를 좋아했고, 남학생은 ‘컴퓨터게임’을 좋아했다. 가장 싫어하는 것은 모두 ‘잔소리’와‘숙제’, ‘친구와 비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싫어하는 친구들의 행동은 남녀 모두 ‘잘난 척’, ‘패드립’(부모님을 욕하거나 놀리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취재 모습. 이진수·장상규·한예지 어린이명예기자
특이하거나 이상한 대답도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행동이나 말’에서 6학년 여학생 한 명은 ‘사랑해’라고 답하였고, 5학년 남학생 한 명은 ‘가장 싫어하는 친구들의 행동이나 말’에 ‘배신’이라고 썼다. 또 여학생 한 명은 ‘가장 싫어하는 친구들의 행동이나 말’에 ‘스마트폰’이라고 답했다. 또다른 여학생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팔굽혀펴기’를 쓰기

도 하였다. 또 특이한 것은 4, 5학년 남학생 중 4명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수다’라고 한 것이다.

이 조사를 통하여 요즘 고학년(4, 5, 6학년) 학생들이 너무나 공부와 숙제, 학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을 내는 것으로 나왔으며, 과학의 빠른 발전으로 아이들이 모두 너무 컴퓨터게임을 원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친구들은 취미생활로 운동(농구·수영·야구·태권도 등)을 즐기기도 하고, 친구와 놀기도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진수·장상규·한예지 어린이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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