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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트레이닝센터에서 회원이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고 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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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다이어트의 정석
다이어트 실패 사례로 살펴본 ‘반면교사’…지속가능한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 선택해야
“담배를 끊는 일처럼 쉬운 것은 없다. 난 천번도 넘게 담배를 끊어봤다.”
‘골초’로 유명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담배 끊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어법이다. 다이어트도 그렇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이어트 한다’는 사람은 수두룩하지만, 성공했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왜 다이어트는 늘 실패할 수밖에 없을까. 다이어트 실패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잘못된 방법과의 만남
우선,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경우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문을 통한 다이어트의 끝은 결국 실패일 뿐이다. 다이어트 실패에서 끝나면 다행이다.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김수연(34)씨는 ‘원 푸드 다이어트’를 수차례 시도했다. 현재 키 170㎝, 몸무게 80㎏인 김씨는 원래 70㎏이었다. 3년 전, 살을 빼는 데 하나의 음식만을 먹는 원 푸드 다이어트가 좋다는 말을 듣고 사과, 포도, 토마토 등 하나의 음식으로만 세끼를 먹는 다이어트를 3개월 동안 진행했다. 한 가지 과일이 질릴 때면 다른 과일로 바꿔서 먹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살이 ‘쑥쑥’ 빠졌다. 아침에 일어나 체중계에 올라가는 게 설렐 정도였다. 하지만 두달 동안 60㎏까지 빠졌던 몸무게는 3개월째 접어들자 더는 빠지지 않았다. 극심한 현기증 등 몸의 이상도 느껴졌다. 김씨는 원 푸드 다이어트를 중단했다. 자꾸만 신물이 넘어와 병원에 가보니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산 성분이 많은 사과, 포도 등을 빈속에 계속 먹어서 생긴 병이었다.
망가진 속을 달래기 위해 죽을 먹었는데, 다음날 몸무게를 재보니 하루 만에 1㎏이 늘어나 있었다. “그동안 고생한 것이 ‘말짱 도루묵’이라는 억울함 때문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 뒤로 그냥 포기했어요.”
정상 식사를 시작한 김씨는 한달 만에 다시 70㎏으로 복귀했고, 지금은 평소보다 10㎏이 더 찐 상태가 됐다. 잘못된 방법으로 근육이 빠져 기초대사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양을 말한다. 다이어트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기초대사량을 늘려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인데, 김씨는 오히려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바뀐 것이다.
단기간에 빠진 체중은 근육·수분한달에 2㎏ 빼는 게 적절 줄어든 체중을 몸이 기억하는 정체기
운동과 식사량 조절 계속해야 살은 뺐지만…유지가 문제 식이요법과 운동 등을 병행하며, 제대로 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유지가 안 되는 경우도 흔한 실패 사례다. 잘못된 방법보다 몸은 덜 망가지겠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어느 정도 살이 빠졌다 싶으면 의지가 약해지고 다이어트 이전의 생활습관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문제다. 직장인 양미혜(27)씨는 2년 전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과 퍼스널트레이닝(PT)을 병행해 1년 동안 66㎏에서 56㎏까지 살을 뺐다. 하루 한끼는 샐러드로만 해결했다. 한달 기준으로 한약값에 60만원, 퍼스널트레이닝에 30만원을 들였다. 이렇게 1년 동안 1000만원을 넘게 썼지만 주변에서 “예쁘다”는 말을 들으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성공한’ 다이어트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성공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 ‘좀 먹어도 되겠지’ 하는 생각에 회식 자리에서 술과 안주를 편하게 먹기 시작했다. ‘다음날 좀 덜 먹으면 괜찮을 거야’라는 자기 합리화도 해봤다. 이른바 ‘다이어트는 내일부터’였다. 초반엔 전날 많이 먹어도 다음날 체중에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긴장을 풀고 두어달 지내다 보니, 몸무게가 급속도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하는데 왜 참고 살아야 하나’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어요.” 김씨는 “크게 스트레스 받진 않는다”고 했지만, “날씬했을 때 입었던 청바지를 입지 못하는 건 좀 짜증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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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클리닉을 찾은 한 여성이 체질량 검사를 하고 있다. 제일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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