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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단발인 ‘걸스데이’ 혜리(왼쪽)가 지난해 발표한 정규 2집 ‘러브’ 쇼케이스 때 붙임머리 시술로 긴 머리로 변신한 모습(오른쪽).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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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스타일
짧은 머리 순식간에 길게 만드는 붙임머리 시술…탈모·염증 주의해야
길수(가명·33)씨가 허리까지 길러온 머리를 자른 건 상사의 핀잔 때문이었다. 고리타분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가 새로운 부서장으로 부임한 뒤부터 걸핏하면 길수씨를 붙들고 타박했다. 남자 머리 꼴이 그게 뭐냐, 네가 무슨 밴드 보컬이라도 되느냐. 그동안 거리에서 맞닥뜨린 행인들의 오묘한 시선뿐 아니라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던 친척들의 잔소리에도 꿋꿋이 버텨온 길수씨였지만, 어느 날 퇴근길에 ‘오픈 기념 50% 할인’ 펼침막이 붙은 미용실을 보자 홧김에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잘랐기에 구레나룻이 시퍼레지는 참사만은 피했으나 맙소사, 노골적으로 드러난 자신의 귓불을 보는 순간 길수씨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도무지 가위질의 결과물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미용실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기도 전에 울고 싶어졌고, 지하철 안에서는 휴대폰에 저장된 예전 사진들을 하염없이 넘겨봤다. 집에 도착하고 난 뒤에는 전지현 뺨치는 윤기가 흐르던 긴 머리카락이 너무도 그리워 잠들기 직전까지 이불킥을 하며 중얼거려야 했다. “나……돌아갈래!!!”
길수씨와 비슷한 패닉을 사실 여성들은 더 흔하게 겪는다. 고준희나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시크함에 반해서, 고질적으로 도지는 ‘단발병’ 때문에, 애매한 길이의 머리카락이 중구난방으로 뻗치는 ‘거지존’에 굴복해서, ‘여자는 자고로 긴 머리’라는 짜증 유발 편견이 괘씸해서, 염색이나 파마 때문에 빗자루 털로 전락해버린 머리카락들과 작별할 수밖에 없어서 미용실을 찾곤 한다. 그 결과가 자신이 느끼기에 만족스럽고, 편안하기까지 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당장이라도 다시 붙이고 싶어진다면?
머리카락을 붙이면 된다. 정말로, 다시 붙이면 된다. 이미 미용실 청소기 속으로 빨려들어간 본인의 머리카락을 붙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인조모든, 천연모든 모든 붙임머리는 가발이다. 앞머리에만 부분적으로 붙일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붙일 수도 있다. 요즘은 탈모로 고통받는 남성들을 상대로 한 붙임머리도 있다.
앞머리·부분·전체붙임 등 다양시술법에 따라 7만~70만원대
모발 엉키지 않도록 서서 감고
트리트먼트 넉넉히 발라줘야 비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정확하게 콕 집긴 그렇다. 인조모냐 천연모냐, 숱을 추가하느냐 마느냐, 기장을 얼마나 늘이느냐, 시술하는 곳이 어느 동네에 있느냐에 따라, 무엇보다 어떤 시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부분붙임은 7만원부터 시작하고, 전체붙임은 15만~70만원대까지 그 폭이 굉장히 넓다. 유지 기간은 보통 2~6개월인데 이 또한 시술법뿐 아니라 사후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머리카락을 도대체 어떻게 붙이느냐고? 우선 ‘매듭땋기’가 있다. 두피에 남은 머리카락을 소량씩 잡아 준비된 가발과 땋아서 연결한 뒤, 얇은 고무줄로 묶어주는 방식이다. 자연스럽게 보이고, 이물감도 덜 느껴져 두피가 민감한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완성까지 3시간 넘게 소요되고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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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바늘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붙이는 ‘스킬땋기’ 시술 과정. 여우짓 붙임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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