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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30 10:21 수정 : 2016.06.30 10:27

[매거진 esc] 라이프
ESC 독자 20여명이 시시콜콜 들려주는 스트레스 해소법

사람살이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직장인도 전업주부도 시시각각 쌓이고 누르는 오만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최근 잡코리아·웅진지식하우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상사·동료와의 대인관계(53%)나, 과도한 업무량(45.8%)이었다. 특히 여성 직장인들이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56%)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이 고단하고 지겹고 분통 터지는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을까. 일상생활 속에서 짬짬이 스트레스를 풀며 탈출의 쾌감을 만끽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 직장인·주부 등 20여명의 도움을 얻어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아봤다.

나 잡아봐라~, ‘나홀로 탈출’형

▶‘잠수’가 나를 건진다: 20대 미혼 남성 직장인 ㄱ씨

“내가 있는 영업부서는 업무량이 많은 편입니다. 야근이 잦고 퇴근 뒤에도 일해야 하는 때가 많죠.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심한데, 그럴 땐 가끔씩 ‘잠수’를 탑니다.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고 휴대폰 꺼놓고, 업무든 인간이든 다 버리고 몇 시간 혼자 보내요.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시간에서부터 하루 종일일 때도 있죠. 이때 술은 마시지 않습니다. 회사 주변 공원에 가거나, 가까운 산에 오르기도 하고요. 돌아와선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떼고 일합니다.”

비슷한 유형

-찜질방에 혼자 가서 땀 빼고, 씻고 먹고 푹 잔다.

-옥상에 올라가거나 화장실에 앉아 1시간 정도 멍 때린다.

-피시방 가서 박 터지게 싸우는 온라인 게임에 몰두한다.

-노래방 가서 악쓰는 노래만 골라 목 터지게 혼자 부른다.

숯가마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 이병학 기자

나 알아봐라~, ‘변신·둔갑’형

▶몸이 바뀌면 마음이 새로워진다: 40대 기혼 남성 직장인 ㅇ씨

“평소 머리를 깨끗이 밀고 다니죠. 두상이 잘생긴 건 아니지만, 2~3일에 한번씩 면도를 합니다. 대머리로 다니다가, 스트레스 쌓일 때 가발을 쓰죠. 내겐 긴 가발, 단정한 가발, 염색한 가발, 여성 가발 등 5~6개의 가발이 있어요. 기분전환 필요할 때 착용하되, 첫 대면 모임 중 갑자기 가발을 벗기도 합니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을 제외하곤, 변신하고 싶을 때 가발을 씁니다. 겨울엔 방한 효과도 있어요. 가발 안 써도 절에 가면 스님, 지방에 가면 조폭도 되지요. 수염도 좀 기르거든요. 모자로 변신하기도 해요. 여름엔 밀짚모자, 등산모자, 야구모자 등을 바꿔 쓰며 기분전환을 합니다. 해외 출장 때 맘에 드는 가발, 튀는 모자 사 모으기가 취미가 됐어요.”

대구 최원프리모 가발 연구소. 류우종 기자

△비슷한 유형

-수염을 길렀다 깎았다 한다. 기를 때도 깎을 때도 기분 전환이 된다. 며칠이고 덥수룩해질 때까지 놔뒀다가, 짜증 나는 일 있을 때 확 밀어버리면 효과가 있다.

-평소에 안 가는 비싼 미용실에 들러 헤어스타일을 바꾼다. 평소 스타일을 요구하지 않고 미용사가 하고 싶은 대로 맡긴다.

-머리를 아주 길게 길러 묶었다, 풀었다를 되풀이하며 기분을 전환한다.

나 좀 괴롭혀봐, ‘자학·자극’형

▶두드려 맞으면 개운해진다: 30대 남성 셰프 ㄱ씨

“싸우는 걸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권투 도장에 가입한 지 몇 년 됐어요. 스트레스 쌓일 때마다 링에 오르죠. 사각의 링에 서면 정말 고독하죠. 누군가는 때리고 누군가는 맞아야 합니다. 땀 뻘뻘 흘리며 몇 분 동안 때리고 또 두드려 맞고 나면 기분전환은 물론, 피로감이 몰려오며 쌓였던 분노도 좌절감도 씻은 듯 사라집니다. 때리고 맞고 하지만, 나는 때릴 때보다 맞을 때 더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에요. 변태는 아니고요. 어쨌든 스트레스 풀고 운동도 되니 할수록 좋죠.”

주짓수를 배우고 있는 직장인. 박미향 기자

△비슷한 유형

-주짓수·유도 등 넘어지고 눌리고 내던져지는 운동을 한다. 때리고 맞는 운동보다 위험은 덜하고 스트레스 해소는 더 된다.

-심신이 갑갑해지면 불닭, 낙지볶음, 아귀찜, 매운 카레, 매운 냉면 등 최강의 매운 음식을 찾아 먹는다. 땀 내고 열 내며 먹다 보면 쌓였던 게 확 풀린다.

-맘에 맞는 친구 불러내 떠들며 왕창 술을 퍼마신다. 술이 센 친구라야 취한 뒤 귀가 등 뒷마무리를 해줄 수 있다.

-‘공포 카페’, ‘방 탈출 카페’ 등 이색 카페에 가 오싹한 체험을 하거나 미로를 탈출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너를 바꿔주마, ‘분위기 쇄신’형

▶육아 스트레스, 주변을 바꿔준다: 30대 여성 ㅅ씨

“육아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지만, 한편으론 고된 노동이 되기도 하죠. 말 못 하는 아기와 함께 지내다 보면 말 못 할 답답함이 밀려올 때가 많아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참을성은 한계치에 다달아 폭발 직전에 이르죠. 이럴 땐 집안의 가구 배치를 바꿔요. 식탁이나 책상 하나 위치만 바꿔놔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답니다. 시선도, 느낌도 달라져 새로운 장소에 온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이 작은 변화가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해주죠. 물론, 많이 바꿀수록 변화는 커지고요.”

△비슷한 유형

-대대적인 집안 청소에 나선다. 쓸고 닦고 묵은 먼지 털어내는 동안 심신도 정돈된다.

-오래 묵은 물건들을 꺼내 정리한다. 옛날 생각이 떠오르며 마음이 새로워진다.

-닥치는 대로 빨래를 하거나, 온갖 그릇을 끄집어내 다시 씻어 넣는다.

-베란다나 거실에서 키우는 식물을 대폭 늘린다. 집안이 녹색으로 바뀌면 기분도 확 바뀐다.

집안 정리를 하고 있는 정리업체 직원들. 박미향 기자

쇼핑하고 요리하고, ‘분노의 요리사’형

▶먹어서 풀되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 40대 기혼 남성 직장인 ㄱ씨

음식만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도 없다. 박미향 기자

“나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먹는 데 집중하곤 합니다. 사 먹는 게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요리해 먹어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직접 음식 만드는 재미도 재미지만, 집중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음이 풀리고 스트레스도 해소되죠. 새로운 음식일수록 만족도는 높아요. 먼저, 만들 음식을 정하고, 마트에 가 재료를 골라 와서 하나하나 직접 만들고 식탁에 차려 아내를 부르는 겁니다. 그리고 음식 사진 찍어 블로그에도 올리죠. 스트레스 풀고 집 분위기 좋아지고 일거양득이죠.”

△비슷한 유형

-마트가 아니라 재래시장으로 달려간다. 골목골목 물건 구경, 사람 구경 하며 맛있는 음식 재료를 사다 보면 어느 정도 풀린다.

-전혀 맛본 적 없는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본다. 인터넷 뒤지고 요리책 찾아보면 이상한 음식 참 많다.

또다른 유형들

낙원상가의 한 악기상. ‘반려악기’를 가지려는 이들이 찾는다. 박미향 기자

-머릿속 상상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멍하니 앉아 캠핑이나 여행 등을 떠올린다. 초원에 텐트 치는 모습, 시원한 그늘, 아이들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필요한 장비들이 뭔지, 어디서 사야 할지 생각하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진다.

-1만원으로 푸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퇴근길 마트에 들러 9900원짜리 와인을 한 병 산다. 집 거실에서 티브이를 켠다. 웃통 벗고 와인을 따라 천천히 흡입한다. 와인의 안주는 ‘나는 자연인이다!’

-집안 벽에 다트 판을 걸어놓고 분통 터지게 하는 직장 상사를 떠올리며 던진다.

-경락 마사지를 받는다. 한두 시간이면 스트레스 날아간다.

-‘소모임 앱’의 모임에 가입해 퇴근 뒤 모여 활동한다. 그림·댄스·맛집탐방 등 모임은 수백 가지다.

-시끄러운 전자악기를 배운다. 일반 악기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지만, 전자피아노·전자기타 등은 헤드셋을 사용하므로, 아무리 큰 소음을 내도 부담이 없다.

-‘심시티’ 등 성취욕을 안겨주는 컴퓨터 게임을 한다. 팀을 짜 겨루는 게임도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 노숙자 밥차 돕기 자원봉사, 경로당 위로 방문 등을 통해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푼다.

-스트레스 풀기엔 섹스만한 것도 없다. 가끔은 집 대신 모텔 가서 하는 등 성생활의 변화를 시도한다.

-‘야동’을 마음껏 즐긴다.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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