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김세경 셰프가 추천하는, 맥주맛 살려주는 ‘안주빨’
|
맥주도 마리아주(술과 음식의 맛의 조화)를 따지며 즐기는 맥주 홈파티족이 늘고 있다. 박미향 기자
|
안주 ‘마리아주’ 따지면 풍미 배가
밀맥주는 샐러드, IPA는 타이음식
남은 술 활용한 요리도 잘 어울려 맥주도 마리아주가 있을까? 미국식 만찬을 표방하는 ‘래미스’(서울 이태원동)의 컨설팅 셰프 김세경(39)씨는 단호하게 “있다”고 말한다. 전남 여수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미국의 요리학교 ‘시아이에이’(C.I.A.)로 유학을 가, 올해 6월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 외식업계에서 10년 넘게 실력을 닦았다. 재미동포가 아닌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찰리 파머 앳 블루밍데일스’에서 총주방장까지 올랐다. 시아이에이 재단 이사장인 찰리 파머는 ‘아메리칸 퀴진’의 선구자로, 미국에서 18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안주가 맥주 맛을 최고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밍밍하게도 만든다”고 했다. “매콤한 음식은 와인과 맞지 않지만 맥주와는 어울린다. 보디감(액체의 밀도감)이 묵직한 흑맥주 계열은 튀김 같은 기름진 음식이나 갈비찜과 먹는 게 좋다”는 것이다. ‘크래프트 비어’(미국식 수제맥주)의 본고장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발견한 그 나름의 마리아주다. 미국은 일찌감치 맥주와 음식 맛의 조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요리사를 고용하는 양조장도 허다하다. <맥주, 요리, 풍미>를 쓴 ‘스카일러 슐츠’는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에일스미스 양조장의 요리 책임자다. 그와 ‘브루스 페이턴’, ‘숀 팩스턴’, ‘테디 포크먼’은 ‘미국의 4대 맥주 셰프’로 불린다. 이들은 수천가지가 넘은 맥주 맛에 적합한 안주를 개발한다. 래미스도 ‘브루클린 라거’, ‘호가든’ 등 수십가지가 넘는 맥주에 맞는 안주를 판다. 최고 맥주 안주는 이렇게 만들어라! 브루클린 양조장의 양조 장인이자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시음전문가 개릿 올리버는 맥주의 색깔에 따라 안주를 정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라고 조언한다. 오렌지향의 맥주에는 비슷한 색의 과일, 사과, 배, 청포도 등이 어울린다. 흑맥주처럼 짙은 색의 맥주는 초콜릿, 건포도, 블랙베리류의 과일이 제격이다. 색의 궁합을 따졌다면 다음은 풍미다. 쓴맛이 살짝 감도는 맥주에는 짠 음식이, 탄산이 많은 맥주는 기름진 음식이, 맥아의 단맛이 풍부한 맥주는 매콤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레스토랑에서 벨기에 스타일의 밀 맥주를 골랐다면 안주는 ‘오렌지와 새콤한 식초를 넣은 샐러드’를, 맥아를 볶아 만드는 흑맥주 스타우트 계열을 집었다면 충분히 끓여 짙은 색이 나는 스튜나 갈비찜을 선택해야 최고의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급 수도원 맥주인 ‘트라피스트 에일’ 계열 맥주는 ‘오리 콩피’(오리를 소스 등에 오랫동안 끓이는 요리) 등과 먹는 것이 좋고, 한국에도 대중화된 ‘아이피에이’(IPA. 상면발효 맥주 중 하나)는 베트남, 멕시칸, 타이 음식과 어울린다. 권씨 같은 맥주 홈파티족은 안주를 직접 만든다. 이들을 위한 김세경 셰프의 조언도 개릿 올리버와 다르지 않다. “맥주 재료와 같거나 비슷한 식재료가 들어간 음식이 적당하다. 먹다 남은 맥주의 거품을 많이 일으켜 튀김 등 안주 재료로 쓰면 좋다.” 밀 맥주엔 밀가루 반죽 입힌 새우튀김이, ‘아이피에이’나 ‘스컬핀’ 같은 진한 맛의 맥주엔 ‘가람 마살라’(인도 향신료)나 인스턴트 카레 가루를 이용한 요리가 어울린다. 탄 향이나 불 맛이 풍기는 ‘기네스’, ‘브루클린 라거’, ‘스텔라’ 등의 맥주는 바비큐가 적당하다고 한다.
김세경 셰프가 알려주는 5가지 맥주 안주
|
베사멜 소스를 입힌 시금치. 박미향 기자
|
|
맥주로 향을 낸 새우튀김. 박미향 기자
|
|
사워크림과 베이컨 칩을 곁들인 감자튀김. 박미향 기자
|
|
아이올리 소스를 곁들인 꽈리고추 튀김. 박미향 기자
|
|
’래미스’의 컨설팅 셰프인 김세경씨. 박미향 기자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