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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1 20:08 수정 : 2016.09.21 20:09

[매거진 esc] 생활유물 수집하는 법

주변의 생활용품·기록물들이 모두 언젠가는 ‘추억 속의 물건’이 된다. 부여 백제원에 전시된 옛 교과서와 교모, 그리고 ‘채변시 주의사항’ 안내문.
일반인들이 취미로 생활유물 수집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꼭 의미심장한 유물에만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추억이 서린 오래된 장난감, 성적표, 상장·상패, 집안 어른들의 일기·기록물, 전해오는 옛 서적 등이 모두 생활유물 수집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과욕은 금물이다. ‘투자 목적의 수집’으로 다가가면 낭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생활유물 수집가 김영준씨는 “취미로 시작해 즐기다가 자연스럽게 경제적 보탬이 될 수는 있다”며 “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서 실패한 사람이 이미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자신만의 테마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집중 수집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권한다. 인형·전자기기·명함·홍보전단·잡지·달력·가재도구 등 무엇이든 좋다. 특정 종목에 주력하다 보면 공부하며 찾게 되고, 안목이 넓어져 다른 분야를 보는 눈도 밝아진다. 국립민속박물관 김창호 학예사는 “개인 수집의 출발은 각자의 취향에 맞추는 게 좋다”며 “전문가적 식견을 갖게 될 때까지 관심있는 분야를 파고들어볼 것”을 권했다.

수집 대상이 된 물건의 주변 물건도 중요하다. 물건을 만나면, 그 물건 하나의 가치만 보지 말고, 주변 물건 연계성까지 파악해보는 게 좋다고 한다. 한국근현대사박물관 최봉권 관장은 “과거에 유물 1점만을 놓고 가치를 평가했다면, 이젠 그 유물의 전과 후, 배경을 이루는 것까지 연계성을 놓고 평가한다”며 “그래야 교육 효과를 지닌 유물로서의 구실을 하게 되고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대별로 대표성을 가진 물건을 눈여겨보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의 경험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물건들이 훗날 감동과 가치를 수반한 물건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굳이 집중할 테마가 없다면, 일정 기간 단위로 애착이 가는 소소한 물건이나 기록물 등 개인·가족의 용품들을 모아 ‘타임캡슐 상자’를 만들어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삶은 결국 추억을 쌓는 과정의 연속이다. 먼 훗날 꺼내어 그 향기에 젖을 때쯤, 그것들이 바로 보물이라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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