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27 11:22
수정 : 2016.10.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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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앤엠이 올해 선보인 친환경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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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앤엠이 올해 선보인 친환경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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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 가운데 하나가 웨딩드레스다. 신부를 가장 아름답고 돋보이게 만들어줄 드레스를 고르려고 며칠씩 발품을 팔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고르고 고른 드레스가 한 해 170만벌이나 버려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웨딩드레스 대여 시장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드레스는 보통 서너 차례 사용하면 폐기된다. 제작 단가를 낮추려고 실크가 아닌 합성섬유로 만드는데, 석유가 주원료인 이 합성섬유 드레스는 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킨다.
친환경 드레스는 다르다. 옥수수 전분, 천연 한지, 쐐기풀 등 자연재료에서 뽑아낸 섬유로 만들고, 표백·형광 처리 등 화학 공정도 거치지 않아 땅에 묻으면 서서히 분해된다. 가격도 낮은 편이다. 합성섬유 드레스를 빌리는 값이 100만원대를 훌쩍 넘는 데 비해, 친환경 드레스는 수십만원대에 살 수 있다.
친환경 드레스 제작업체인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재(37) 대표는 “옥수수 섬유는 천연 실크보다 60% 저렴하지만 광택과 촉감은 그에 뒤지지 않는다. 한지 드레스는 무게가 가볍고 보습성이 면보다 뛰어나며 내구성과 세탁성이 좋아 결혼식 이후 외출복으로 리폼해 활용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2013년 친환경 결혼식으로 눈길을 끌었던 가수 이효리도 이 대표의 드레스를 입었다.
굳이 맞춤이 아니더라도 기성복 ‘친환경 드레스’를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 스파 브랜드인 에이치앤엠(H&M)은 올봄 폐유리로 만든 구슬로 수놓은 웨딩드레스와 유기농 리넨과 실크, 자카르 직물을 섞어 제작한 웨딩드레스를 출시했다. 에이치앤엠은 2012년부터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통해 재활용·친환경 드레스를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값도 20만~50만원대로 저렴하다.
일상복을 결혼식 예복으로 활용하는 것 자체도 ‘친환경 드레스’를 입는 한 방법이다. 이 대표는 “웨딩드레스가 화려해야 한다는 편견에서만 벗어나면, 일상에서 활용이 가능한 값싼 드레스를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무릎 정도 길이의 미니드레스,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분리형 드레스는 특히 실용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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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앤엠이 올해 선보인 친환경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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