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03 11:15
수정 : 2016.11.03 11:15
[ESC] 커버스토리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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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가수 루빈이 지난달 27일 도시락으로 혼밥을 먹고 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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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대세라지만 혼술·혼밥 하는 ‘그들의 삶’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성별의 차이, 거주 지역과 형태, 소비 행태, 1인 가구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제각각일 것이다. 이런 때 유용한 게 통계다. 통계를 보면 대충 그려진다. 대한민국 1인 가구 구성원의 ‘평균적인 삶’의 모습이. 미세하고 재미난 ‘차이’도 드러난다.
1인 가구 천국 관악구
서울시가 지난해 낸 ‘서울특별시 1인 가구 대책 정책연구’를 보면 관악구에만 8만4천가구의 1인 가구가 산다. 전체 가구 대비 38.8%에 달한다. 2.6가구당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그 뒤를 강남구(5만9천가구), 송파구(4만2천가구)가 이었다. 전부 한강 남쪽이고, 지하철 2호선 라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고서는 관악구에 가장 많은 1인 가구가 사는 것에 대해 “도심 접근성이 비교적 높고 가격이 저렴한 다가구주택의 비중이 높아 지방에서 온 유학생이나 경제적 기반이 약한 젊은 독신가구가 타협할 수 있는 입지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썸 타려면 강동구로?
같은 조사에서 비혼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구는 강동구로, 구내 1인 가구 대비 76.3%가 비혼이었다. 그 뒤를 서초구(74.0%), 강서구(69.6%)가 이었다. 주변에 비혼 1인 가구가 많다는 건 ‘썸’을 탈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연애나 결혼에 뜻이 있다면 이 지역을 노려봐도 좋을 것 같다. 배우자와 사별한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동대문구(29.6%)였고, 이혼 1인 가구수 1위는 종로구(21.8%)였다.
술·담배는 1인 가구가 더 많이 소비
엘지경제연구원이 2년 전 낸 ‘1인 가구 증가 소비지형도 바꾼다’ 리포트를 보면 1인 가구가 술에 지출하는 한 달 평균액은 8천원으로, 2인 가구 6천원보다 많았다. 담배의 경우도 1인 가구는 월 1만6천원을 써 1만원을 쓴 2인 가구보다 담배를 더 산 것으로 조사됐다. 리포트는 “혼자 사는 남성이 외로움 때문에 술·담배 소비를 많이 하고, 결혼 뒤에는 배우자의 영향을 받아 줄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자는 혼자 여행 덜 간다?
여행 지출에서도 남녀가 차이를 보였다. 위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여행비 지출이 남성 1인 가구의 경우 1만5천원이었지만 여성은 2배가 넘는 3만4천원이었다.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부부 가구의 월평균 여행비 지출액 3만3천원보다 높았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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