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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01 10:16 수정 : 2016.12.01 10:29

[ESC] 커버스토리_대중문화의 중심, 힙합의 매력 속으로
랩 형식으로 풀어본 알쏭달쏭 힙합 용어

픽사베이
힙합 용어가 어렵다고? 자 내 얘길 잘 들어봐. 원숭이도 이해할 수 있어.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부터 설명해줄게.

스왜그’(swag)는 원래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가장 처음 사용된 단어야. ‘건들거리다’는 뜻이었는데 이게 힙합 뮤지션 사이에선 ‘멋지다’는 의미로 쓰여. 요즘 말로 하면 ‘쩐다’ 이런 정도의 의미야. 멋있는 비트, 랩, 옷차림, 말투, 행동 등에 두루두루 쓰일 수 있어. 아재 용어로 치면 “캡이다”라고 할까.

라임’(rhyme)도 많이 들어봤을 거야. 길라임 아니냐고? 오 노! 라임은 시에서 쓰는 ‘압운’이야. 압운이 어렵다고? 쉽게 말하면 시 문장의 끝 단어를 같은 음으로 맞추는 거야. 랩에서 라임은 매우 중요해. 라임이 잘 맞아야 ‘스왜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예를 들어볼게. 디제이 디오시(DJ DOC)의 ‘포조리’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어 “문제야 문제 우리나라 경제 ×같은 짭새와 꼰대가 문제.” 어때 라임이 쫙쫙 붙지?

플로’(flow)는 흐름이란 뜻처럼, 래퍼들이 랩을 할 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말해. 랩을 들었을 때 발음, 속도, 박자 등이 물 흐르듯 술술 흘러가는 느낌인 거지. 거기에 라임까지 딱딱 맞아떨어지면 더 좋고. 물론 플로가 좋은지가 꼭 곡의 질을 결정하는 건 아냐. 다소 껄끄럽게 들리지만 좋은 곡들이 있을 수 있지.

디스’란 말은 다들 알 거야. 무례함, 결례 등을 뜻하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줄임말이지. 원래는 미국에서 정말로 사이가 안 좋은 래퍼들끼리 랩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걸로 시작됐어. 하지만 최근 한국에선 일종의 유희로 하는 경우도 많아. 텔레비전 힙합 프로그램에서 디스 경쟁을 조장한 측면도 있고.

컨트롤 비트’도 비슷한 뜻이야. 미국의 힙합 뮤지션 ‘빅션’이 2013년 ‘컨트롤’이란 노래에서 당시 미국 래퍼들을 엄청나게 디스했거든. 그 뒤로 래퍼들이 이 노래의 비트에 가사만 바꿔서 서로 디스하는 곡을 만들었어. 한국에서도 ‘스윙스’가 이 비트를 가져와 디스곡을 만들면서 한국판 ‘컨트롤 대전’이 나기도 했었지.

사실 디스는 꽤 심각한 문제야. 폭력적이고 인신공격적인 가사를 쓰던 일부 미국 래퍼들의 모습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힙합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어. 미국에선 디스 때문에 총기 살인 사건까지 났지. 1990년대 미국에선 동부 힙합과 서부 힙합이 랩, 인터뷰 등을 통해 디스전을 이어가며 엄청나게 경쟁했거든. 그러다 1994년, 서부 힙합을 대표하는 ‘투팍’이 녹음실에 갔다 괴한에게 총격을 당했어. 투팍은 그 배후가 동부 힙합을 대표하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라고 지목했지. 1996년엔 ‘히트 엄 업’(Hit ‘Em Up)이란 노래로 노토리어스 비아이지를 공격했고. 그 노래를 발표한 지 석 달 만에 투팍은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져. 이번에도 노토리어스 비아이지가 연루됐다는 소문이 돌았지. 이듬해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가 괴한에게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고. 아직까지도 이 사건의 배후는 두 뮤지션이라는 얘기가 많아. 그러니 생각해봐. 아무래도 디스보단 ‘리스펙트’가 더 낫겠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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