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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조경철천문대에서 구경 245밀리 반사식 망원경으로 금성을 관찰하고 있는 어린이. 달 아래쪽 밝은 별이 금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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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커버스토리
긴긴 겨울밤 천문대에서 즐기는 하늘과 별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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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조경철천문대에서 구경 245밀리 반사식 망원경으로 금성을 관찰하고 있는 어린이. 달 아래쪽 밝은 별이 금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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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새벽 1시에 최고조가 됩니다. ‘큰곰자리’(북두칠성) 아래쪽에 ‘사분의자리’가 있어요. 별똥별이 그쪽에서 시작돼 여러 방향으로 날아갈 겁니다.”
3일 밤, 강원 화천 광덕산 해발 1010m에 자리잡은 조경철천문대. 모여든 방한복 차림의 사람들에게 운영팀 박재현 강사가 설명했다. 시간당 120개 정도의 별똥별을 볼 수 있는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날이다. 흔히 별똥별 무리라면 비 오듯 쏟아지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날은 평소보다 월등히 많은 별똥별을, 그것도 같은 별자리 쪽에서 시작된 별똥별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지만, 그 수는 1분당 2개가량이다.
천체 관찰의 최적기
전국 40여곳에서 관측 프로그램 운영
천체망원경으로 성단까지 볼 수 있어 낮엔 태양 흑점 보고 밤엔 성단·성운 관찰 이날은 유성우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천문대에선 평소처럼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별 관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용방식은 어느 천문대나 대체로 비슷하다. 천체투영실의 돔형 천장을 통해 별자리를 관찰하며 설명을 듣고, 관측실에선 다양한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한다. 낮엔 보통 태양의 흑점·홍염이나 달을 관측하고, 밤엔 달은 물론 금성·화성 등 행성과 성운·성단까지 관찰한다. 조경철천문대처럼 일반 프로그램 외에 2시간짜리 본격 강연과 관측, 4시간짜리 심화 천체관측, 천체망원경 조작법과 실습(1~5일) 등 집중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날 저녁 일반 관측 프로그램에 참여해 구경 1m짜리 반사망원경으로 달과 금성,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등을 관찰한 이수진(10·화천 실내초 3년)양은 “초승달의 어두운 쪽까지 볼 수 있는 게 신기했다”며 “엄청나게 많은 별들이 모인 이중성단이 제일 멋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을 별 관측의 적기로 꼽는다. 우리나라에서 별 관측이 가능한 날은 1년 중 100여일 정도인데, 겨울철엔 관측 가능 일수가 다른 계절보다 늘어나 이틀에 한번꼴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겨울철이 별 관찰에 특히 유리한 이유가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 연무 발생이 적은데다 대기층이 안정돼 깨끗한 밤하늘을 볼 수 있다. 추워질수록 별빛은 영롱해지고, 밤이 길수록 관측 기회는 늘어난다. 국내엔 지자체 운영 천문대와 사설 천문대, 연구용 천문대 등을 포함해 모두 100여곳의 천문대가 있다. 이 중 일반인 천체관측 프로그램을 갖춘 천문대는 지자체 운영 천문대 등 약 40여곳이다. 천문대는 대개 도시 주변을 피해 오지 산꼭대기에 세워지는데, 주변 인공불빛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산꼭대기는 더 추울 텐데, 별 볼 생각이 나겠냐’고 하겠지만 걱정 안 해도 된다. 별똥별 관찰은 야외에서 하지만, 천체망원경을 사용한 관측은 관측실 안에서 지붕 일부만 열고 이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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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철천문대에서 구경 1m 반사식 망원경으로 초승달 바로 밑에 자리한 화성을 관찰하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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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관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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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밤 ‘사분의자리 유성우’ 때 만난 별똥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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