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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02 11:08 수정 : 2017.02.02 11:12

세상의 많은 사람 가운데 나에게 맞는 배우자는 누구일까.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SC] 커버스토리
ESC가 물어본 202인 202색 ‘이상적 배우자’…성격·취향 맞는 게 ‘답’

세상의 많은 사람 가운데 나에게 맞는 배우자는 누구일까.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공기업 회사원 ‘인기남’(34)씨는 서울 4년제 대학 출신에 키 177.5㎝, 연봉은 5000만원이다. 전세금을 포함한 자산은 대략 2억7000만원. 이 정도 ‘스펙’이면 결혼시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감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여성도 키 164.7㎝에 3~4살 연하라는 것만 차이 날 뿐, 공무원·공기업 직원, 4000만원 이상의 연소득, 자산 등의 조건이 이상적으로 꼽히는 것은 남성과 다르지 않다.

이런 ‘숫자’로 표현되는 이상적인 배우자와 결혼하면 잘 살 수 있을까? 한해 10만여쌍에 이르는 이혼 부부의 절반 가까이가 ‘성격 차이’를 이혼 사유로 꼽는다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이다. 모두가 ‘이상형’과 결혼하는 건 아니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다가오는 건 상대방의 성격과 취향이라는 얘기다.

결혼시장의 흐름도 바뀌는 추세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이재목 웨딩컨설턴트는 “최근엔 만남을 주선할 때 스펙보다는 서로의 취향을 먼저 고려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취향이 비슷할수록 성혼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성격과 취향이라니, 이토록 추상적이고 까다로운 기준이 또 있을까? 도대체 어떤 게 ‘이상적인 배우자’인지 구체화해보려고 ESC는 올 초부터 2주 동안 성인남녀 27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배우자는?’이라는 주관식 질문에, 모두 202명이 응답을 했다. 세상 사람이 모두 다르듯 같은 답은 하나도 없었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인 한정희(가명·34)씨는 “일주일에 한번 야구장을 같이 가주는 사람”을 이상적인 배우자로 꼽았다. 시즌이 시작되면 일주일에 2~3번은 야구장을 찾는 그는 “같이 야구 보면서 치맥 하고, 집에 오면서 그날 경기를 복기할 수 있는 배우자면 좋겠다. 아무리 잘생기고 돈이 많아도, 야구 싫어하면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회사원 김민교(37)씨가 꼽은 이상적 배우자는 “피시방을 함께 가주는 여자”다. 최근 열풍인 슈팅게임 ‘오버워치’에 푹 빠진 그는 퇴근하면 곧장 피시방으로 직행한다. “누군가 옆에서 같이 게임해주면 당연히 좋죠. 취미를 이해해주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만큼 잘 맞는 배우자가 있을까요.” 김씨에게도 배우자의 직업이나 수입은 중대한 고려 항목이 아니다.

응답 가운데 개성 있는 것을 몇 개 더 추렸다. 아직 어떤 사람을 만나야 좋을지 모르겠다면 참고해보시길. 지금의 배우자 때문에 고민이라면, 어떤 부분을 맞춰가야 할지 돌아보시길.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함께 좀비 코스프레하고 식장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 △꽃이 아니라 꽃을 들고 있는 내 모습이 예쁠 것 같아 꽃을 사다주는 사람 △내 개그에 장단 맞춰주는 사람 △여행을 일상같이, 등산과 운동을 출근같이 할 사람 △인기가요 틀어놓고 막춤 출 수 있는 사람 △귀찮게 안 하는 나무 같은 사람 △외모로나 지식으로나 평생 서로에게 섹시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삶에 미련이 없는 사람 △젠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 △약자를 배려할 줄 알고 부당한 일에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 △토요일에 ‘무비 올나이트’ 할 수 있는 사람 △디즈니 만화를 보며 같이 좋아해줄 사람 △3일을 굶어도 웃을 수 있는 사람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사람) △맛집 투어하는데도 배 안 나온 사람 △나의 똘끼를 귀엽게 받아주는 사람 △먼저 퇴근하면 김치찌개 끓여 놓고 기다리는 사람 △뮤직 페스티벌 가서 취향에 따라 따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사람 △<도깨비> 같이 봐줄 수 있는 사람 △급진적 페미니스트 △나의 욕망을 끓어오르게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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