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1000만 ‘포덕’ 특집
사탕 모아 진화시킬 땐 ‘행복의 알’부터
마구 ‘강화’ 말고 이동중 절전모드 활용
관련 앱도 도움…아이템 살땐 ‘가방’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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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덕’ 고가홍(왼쪽)씨가 포켓몬고 ‘스승’ 함윤희씨와 함께 3일 서울 강남구 역삼역 근처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하고 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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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열풍이 뜨겁다. 4일 기준 구글플레이에서만 810만 내려받기를 해, 아이폰 사용자까지 합치면 1000만 내려받기가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에서 정식으로 시판된 지 11일 만이다.
포켓몬이 출현하고 각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스톱이 몰린 ‘포세권’(포켓스톱+역세권), 레어템(잘 안 나오는 아이템)인 피카츄가 자주 출현하는 ‘피세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게임은 사회 현상이 됐다. 그만큼 ‘게임 잘하는 방법’에도 목마르다. 대학생 윤미진(22)씨는 “무조건 포켓몬을 잡긴 하는데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켓몬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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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게임 화면. 나이앤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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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모래 낭비하지 마라
테마파크 얼라이브하트의 고가홍(33) 대리는 ‘포덕’(포켓몬 덕후)다. “그동안 게임을 잘 안 했는데 이건 하기도 쉽고, 귀여운 캐릭터 모으는 재미가 쏠쏠해요. 거기다가 걸어서 게임을 하니까 운동도 되더라고요.” 온종일 스마트폰을 켜두고 있는 고씨에게는 ‘스승’이 있다. 회사 동료 함윤희(27)씨다. 게임에 무슨 스승이냐고?
함씨는 어릴 때 포켓몬 만화를 보고 자란, 포켓몬 세대다. 속초에서 포켓몬이 잡힌다는 소식을 접한 뒤, 가족여행 행선지를 속초로 바꿨을 정도로 열혈 마니아다. 말하자면 ‘속초 유학파’. 그는 지금 두 번째 계정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속초에서 시작했던 첫 번째 계정은 과감하게 버렸다. “처음 시작이 잘못되니 나중에도 계속 힘들어지는 걸 알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포켓몬고 초보가 하는 실수로, 레벨이 어느 정도 되기도 전에 닥치는 대로 포켓몬의 능력을 강화해 사탕이나 별의 모래(포켓몬 강화·진화를 위해 필요한 아이템)를 낭비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작 중요한 포켓몬을 얻어도 사탕 등이 모자라 진화나 강화를 못하게 된다. 함씨의 설명을 찬찬히 들어보니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레벨 18인데, 무턱대고 포켓몬을 강화하느라 아이템을 다 써버린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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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모래와 사탕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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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버스에서 레벨업
포켓몬고에는 트레이너 레벨이라는 것이 있다. 트레이너란 게임 플레이어를 말한다.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많이 잡으면 경험치가 올라가는데, 어느 정도 쌓이면 레벨이 올라간다. 레벨은 1부터 시작해 40이 되면 ‘만렙’이 된다. 함씨는 “레벨 20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레벨 20이 넘으면 잡을 수 있는 포켓몬의 종류도 많아질 뿐만 아니라, 레벨이 높은 강한 포켓몬이 나올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데 훨씬 유리해진다.
그럼 레벨 20까지는 어떻게 달성할까? 첫 번째, 출퇴근 버스를 이용해보자. 빠르게 이동하는 버스에선 불가능하지만, 출퇴근 시간처럼 막히는 도로 위에선 충분히 사냥이 가능하다. 포켓스톱에서 아이템도 먹을 수 있어 1석2조다. 단, 배터리 소모량이 많으니 보조 배터리는 잊지 마시길. 게임 안의 ‘절전’ 모드는 배터리를 아끼는 팁이다. 이를 활성화한 뒤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으면 화면만 꺼지고 게임은 계속 돌아간다.
만약 주말 등을 이용해 걷는 방법을 택한다면 가야 할 곳은 단연코 공원과 고궁이다. 서울의 경우 한강공원, 올림픽공원, 어린이대공원, 남산한옥마을,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은 포켓스톱이 무더기로 몰려 있는 ‘성지’다. 각기 다른 포켓스톱을 연달아 돌면 10번째에 메가 포켓스톱이 나온다. 메가 포켓스톱에선 아이템이 일반 포켓스톱의 2배인 6개나 나오기 때문에, 게임을 하려면 당연히 포켓스톱이 많이 몰린 곳이 적합하다. 포켓스톱에선 종이가루가 뿌려지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건 포켓몬을 유인하는 ‘루어모듈’이다. 이 장면은 마치 봄철 벚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수역 메가박스 건너편처럼 루어모듈이 많은 곳은 ‘벚꽃엔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레벨을 올릴 두 번째 방법은 포켓몬의 진화다. 포켓몬을 잡을 때마다 ‘사탕’이 나오는데, 사탕 개수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포켓몬을 진화시킬 수 있다. 포켓몬이 진화하면, 포켓몬이 강해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트레이너 경험치가 상당히 올라간다. 레벨 20 이하라면 구구, 캐터피, 뿔충이 같은 흔한 포켓몬을 잡아 진화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흔하게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금만 잡아도 진화가 가능하다. 여기에 필수 팁 하나 더. 진화를 할 땐 꼭 ‘행복의 알’을 잊지 말 것. ‘행복의 알’은 30분 동안 경험치가 2배가 되는 아이템이다. 구매를 하거나, 포켓스톱에서 얻을 수 있는데 진화시키기 전에 먼저 행복의 알을 사용해야 경험치 2배의 ‘꿀이득’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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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의 위치를 알려주는 포케라이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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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 넘으면 양보다 질
레벨 20이 넘었다면, 양보다 질에 승부해야 한다. 강한 포켓몬을 많이 잡아야 체육관 싸움에 유리하다. 잘 나오지 않고 진화하면 강력해지는 포켓몬(미뇽, 피카츄, 잠만보, 이상해풀, 거북왕 등)을 우선적으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진화 형태는 ‘포켓몬 도감’을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크랩’이 진화하면 ‘킹크랩’이 되고, ‘잉어킹’은 강력한 ‘갸라도스’로 진화한다.
인터넷에선 “보라매공원에서 피카츄가 잘 나온다”, “올림픽공원에서 디그다가 잘 나온다” 등 얘기들이 많지만 막상 가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 레어템은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만 출현하기 때문이다. 위치도 상시 바뀐다. ‘포케 라이브’(Poke live), ‘포케 트랙’(Poke track)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앱을 실행해 포켓몬 이름을 치면 현재 출몰하는 지역이 뜬다. 트위터의 ‘포켓몬고제보 봇’(@pokemon_where)을 팔로해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포켓몬을 잡은 다음엔 옥석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게임 안의 ‘포켓몬 조사하기’ 메뉴가 있지만 “활약이 어려워”, “보통 이상이야” 등 설명이 애매모호하다. 레벨 20부터는 체육관 쟁탈전에 필요한 진화이므로, 등급이 높은 포켓몬을 골라 진화시켜야 한다. 낮은 등급 포켓몬은 ‘박사에게 보내기’를 눌러서 버리면 된다. 사탕 1개의 보상도 주어진다. 포켓몬의 등급을 분류해주는 앱도 필수다. ‘아이브이고’(IV GO) 앱은 자신이 잡은 포켓몬의 등급을 트리플에스(SSS)부터 디(D)까지 구분해 알려준다. 에스(S)등급 이상만 골라서 진화시키면 체육관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고민은 계속된다. 현질(현금으로 아이템을 사는 것), 할까 말까다. 초보의 경우 포켓몬을 잡는 몬스터볼이 떨어져 현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조건 아이템을 담을 수 있는 ‘가방’을 먼저 사라”는 것이 포덕들의 조언이다. 아이템 보관 능력을 키우는 것은 다른 롤플레잉게임에서도 적용되는 ‘기본 중의 기본’이란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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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의 등급을 알려주는 ‘아이브이(IV)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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