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국 기자가 20일 서울 한남동 '최병철 펜싱클럽'에서 기본 공격 자세인 '팡트'를 배우고 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ESC] 커버스토리 최병철 감독 찾아간 이정국 기자의 ‘펜싱 체험기’
|
이정국 기자가 20일 서울 한남동 '최병철 펜싱클럽'에서 기본 공격 자세인 '팡트'를 배우고 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난 누구, 여긴 어디’ 상태
기본 기마자세 힘들지만
유·무산소 운동 동시에 ‘매력’ 기본자세가 가장 중요 20일 서울 한남동의 ‘최병철 펜싱클럽’을 찾았다. 현재 <한국방송> 펜싱 해설위원이기도 한 최병철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딴 한국 펜싱의 간판스타다. 그가 올 1월, 트렌드의 중심 한남동에 연 펜싱클럽은 ‘트렌드세터’ 사이에서 금세 화제가 됐다. 지난해 박상영 선수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면서 펜싱이라는 운동에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대한펜싱협회 쪽은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회장배 대회를 매년 여는데 500~6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다. 전국 동호인이 2000~30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문을 열고 들어간 펜싱클럽은 운동을 하는 체육관인지 ‘셀카’ 찍기 좋은 카페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다. 최 감독은 “한남동이란 지역 특색에 맞게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마침 스포츠 의류 업체인 룰루레몬 직원 4명이 레슨을 받고 있었다. 그동안 함께 이런저런 운동을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펜싱을 접하고 ‘이거다’ 싶었다고 한다. 벌써 두 달째다. 기자도 무리 사이에 껴서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은 인사. 최 감독과 마주 보고 “살뤼”라고 외치며 서로에게 경례를 했다. 손에 든 건 비록 연습용 플라스틱 칼이지만, 왠지 내 자신이 근사하게 느껴졌다. 귀족들의 스포츠라는 말이 실감났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자세다. 펜싱도 마찬가지다. 준비자세인 ‘앙가르드’가 교육 첫 단계다. 칼을 드는 오른팔을 약간 굽혀, 몸통에 달걀 1개 정도 공간을 두고 붙인다. 왼팔은 주먹을 살짝 쥔 채 어깨높이 정도로 편안하게 올린다. 오른발 끝과 왼발 끝은 서로 직각으로 만든 뒤 어깨너비로 벌린다. 그리고 무릎을 살짝 굽힌다. 이 자세로 ‘마르셰’(전진), ‘롱프르’(후퇴)를 한다. 단순히 앞뒤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상대의 허점을 찾는 가장 중요한 동작이다. 복싱에서 스텝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원칙도 있다. 전진할 땐 앞발이 먼저 나가야 하고, 후퇴할 땐 뒷발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계속하다 보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상태가 된다. 최 감독의 구령에 맞춰 계속 전진을 하다가 갑자기 “롱프르” 소리를 들으면, 앞발이 먼저 뒤로 물러났다. 그 뒤로도 스텝은 계속 꼬였다. 게다가 기마자세로 움직이다 보니 허벅지가 터질 듯 땅기면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펜싱의 좋은 점이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배, 엉덩이, 허벅지 같은 코어 근육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계속 걷는 유산소 운동에, 순간적으로 찌르는 동작 같은 무산소 운동이 결합된 게 펜싱이라고 했다. 스텝 연습만 30여분. 그제야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기본 공격자세인 ‘팡트’를 배웠다. 앙가르드에서 오른발과 오른손을 앞으로 쭉 내밀며 상대방을 찌르는 자세다. 몸이 낮아지니 당연히 허벅지에 하중이 많이 걸리게 된다. 팡트 자세로 30초만 있어도 온몸이 후들후들 떨려온다. 클럽 안이 “마르셰”, “롱프르”, “팡트” 소리로 꽉 찼다. 그렇게 또 30분을 더 하니 허벅지에 쥐가 날 것 같았다. “아마 내일 일어나면 계단 내려가기 힘들 겁니다.” 최 감독이 씩 웃었다. 정신적 쾌감이 더 커
|
펜싱복 안엔 보디코드라고 하는 센서가 부착돼있어 칼에 맞았을 경우 자동으로 채점이 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
최병철 감독(왼쪽)과 조석동 코치(오른쪽)가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