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20 10:50
수정 : 2017.04.20 11:32
[ESC] 부산 옛도심 여행 ‘강추 코스’
시내전망대·알로이시오 가족센터·168계단 등 들러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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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주동 산복도로의 ‘디오라마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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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의 별칭이 ‘망양로’(望洋路)다. 산 중턱을 따라 굽이치는 도로를 달리면서 부산 앞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구 동대신동에서 중구 영주동·초량동·수정동·범일동, 부산진구 범천동까지 총 길이 10㎞의 도로가 이어진다. 시내 풍경과 바다 전망을 같이 볼 수 있는 곳에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들러볼 만하다. 주경·야경이 다 좋다.
남부민동 산복도로변의 누리바라기전망대가 대표적이다. 구덕산·구룡산·용두산, 영도의 봉래산 등 산봉들과 그 사이에 들어찬 고층빌딩과 주택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초량동 스카이웨이전망대와 영주동 디오라마전망대에서의 시내 전망도 좋다.
산복도로 주변에는 볼거리도 많다. 천마산 자락,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알로이시오 가족센터’ 등이 가볼 만하다. 한국전쟁 뒤 부산의 빈민들과 환자, 전쟁고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봐온 미국 출신 알로이시오(1930~1992. 한국 이름 소재건) 신부를 기념하는 곳이다. 1957년 사제 서품 직후 부산 송도성당에 부임한 이래, 평생을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살았다. 동영상으로 그의 감동적인 삶을 만날 수 있다. 그의 검소했던 삶을 드러내는 생활도구들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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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이시오 가족센터’ 2층에 전시돼 있는 책상 등 알로이시오 신부의 생전 생활용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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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지하철 초량역 입구에는 또다른 감동과 함께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조형물이 기다린다. ‘평화의 소녀상’이다. 지하철 초량역 5번, 7번 출구 사이 보도에 있다. 소녀상은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일장기 나부끼는 일본영사관의 담벼락을 응시하고 있다. 추울 땐 목도리 두르고, 비 오면 모자 쓴 채 찾아오는 이들을 맞아준다.
초량동의 168계단을 걸어오르거나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보는 것도 이채로운 경험이다. 모노레일은 어르신을 위한 시설이지만 여유가 있으면 일반인도 탈 수 있다. 모노레일 종점 옆에는 이바구공작소가 있다. 산복도로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교복 입어보기, 지게 지기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부산/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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