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커버스토리
도종환 장관, 서민 교수, 양희은 가수 등
각계각층 인사 18명의 소원을 들었습니다
보름달이 뜰 때 당신은 무엇을 빌 건가요?
한가위에 뜨는 보름달에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죠? 예부터 ‘한가위 달맞이’를 통해 풍성한 수확을 감사하고 내년 농사의 풍작과 소망을 기원해 온 이유랍니다. 조상들은 한가위에 뜨는 달은 정월대보름과 더불어 1년 중에 가장 밝고 둥글어 소생과 생명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지금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올 한가위 보름달이 뜨면 꼭 빌어 보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소원이 궁금하다고요? 여기, 각계각층 유명 인사의 소소한 소원을 모았습니다. 정리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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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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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아름다운 사람은 아름다운 가을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한가위에는 여러분 안에 있는 가을과 만나시기 바랍니다. 가을은 지나온 폭염과 폭우의 시간에 대해 요란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숙한 빛깔로 이야기합니다. 이번 한가위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잘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고마운 사람, 소중한 사람은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쉼표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번 한가위에는 아름다워지시기 바랍니다. 고향 가는 길에 만나는 코스모스에게 손도 흔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화해하고 용서하고 감사하는 한가위가 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건강하게, 여유 있게, 아름답게 사시길 기원합니다.(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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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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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나는 확신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톡소포자충에 걸렸다. 이 기생충은 사람의 뇌에 기생하며 공포반응을 없앤다. 그래서 그가 미사일을 마구 쏘는 것이다. 톡소포자충아, 제발 김정은한테서 나와주지 않으련? 추석 소원이다.(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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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양희은.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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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
근 한달여가 되어간다. <문화방송>(MBC) 라디오국과 스튜디오는 사람 온기 없이 허전하다. 국장, 부국장 두 분이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지킨다. 난 계약직도 정규직도 아니지만 19년째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를 진행하고 있다. 왜냐면, 라디오를 사랑하니까! 올 추석에는 모두 자기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터로 돌아오기를 달을 보며 간절히 빈다.(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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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감독.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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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첫번째 소원은 부상 없는 시즌이 되는 것이다. 비시즌 때 선수들이 아주 힘들게 훈련하고 많은 땀을 흘렸다. 흘렸던 땀방울만큼 선수들과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두번째 소원은 팬과 선수들과 같은 꿈이다. 예전에는 프로에서 우승반지가 없는 내게 ‘엘지(LG)와 무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떨쳐버릴 때가 되었고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과 같이했으면 좋겠다. 세번째 소원은 너무 많으면 다 들어주지 않으니 첫번째, 두번째 소원이 이루어지는 게 소원이다.(프로농구 창원엘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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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의원. 류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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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보름달이 뜨면 빌고 싶은 소원은 ‘세월호’ 2기 특조위법 통과!! 지난해 12월 세월호 2기 특조위 특별법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올해 11월20일에는 본회의에 자동 부의됩니다. 2기 특조위 구성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디 이 추석을 잘 보내고 여야가 협치해서 이 법안이 통과되길 소망합니다.^^(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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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웅 고려대공대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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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웅
민주주의가 단순한 절차로서가 아니라 문화로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차이가 차별의 근거일 순 없습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건 소수자에 대한 폭력입니다. 차별금지법 같은 법률적·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소수자가 더는 고통받지 않게 되길 기대합니다. 한가위 달빛 아래서 다양성이 존중받는 무지갯빛 세상을 꿈꿔봅니다.(ESC 대표·고려대 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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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철.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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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지난해 10월24일부터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107.7㎒에서 ‘김영철의 파워 에프엠(FM)’을 진행하고 있어요.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어서 애착이 클 수밖에 없어요. 추석이 지나면 제가 디제이(DJ)가 된 지 한 돌이 되기도 하고, 하필 그즈음 라디오 청취율 조사도 진행한답니다. 지난 7월 조사에서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4위(2017년 1월 15위→4월 5위)까지 올랐는데,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살짝(?) 순위 상승을 한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보름달님, 제발 한 계단만 더 올려주세요! 전체 1등은 아직 바라지도 않고요!(컬투 형님들을 어찌 감히) 네, 네, 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내 얘기 듣고 있니?”(개그맨·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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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관 감독.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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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관
달님, 이번에 작업하는 영화 시나리오 잘 나오게 해주세요. 삼십대 후반의 교수 부인이 이웃집 청년과 벌이는 불륜 멜로예요. 여하튼 영화 ‘대박’ 나게 해주세요. 그래서 그 돈으로 앞으로 평생 일 안 하고 제주도에서 유유자적 놀면서 살 수 있게, 제발요!(에로영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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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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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모든 사람이 맘껏 배불리 행복하게 먹기를. 그렇게 실컷 마구 먹어도 본인들이 원하는 날씬하고 예쁜 몸매를 갖기를. 아! 다이어트(Diet)! ‘죽다’(Die)! 죽는다는 각오를 하고 실천해야 성공한다는데 욕 나올 정도로 힘들지 않기를. 아~ 평생 내 절친 (장)도연처럼 날씬하길.(개그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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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
보름달에 가장 빌고 싶은 소원은 제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에도 우승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3연패를 달성해서 팬들의 응원과 성원에 보답하고 싶어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부상 같은 큰 탈 없이 시즌을 무사히 마치고 싶고요. 한 가지 소원이 더 있는데, 그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에요. 마음속에 쌓였던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경제적·정서적으로도 풍요로워져, 추석을 맞이하는 국민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 수 있길 바랍니다.(두산 베어스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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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달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지만, 추석은 이 땅의 많은 여성들에게 힘들고 괴로운 시간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은 평등하고 합리적인 명절 노동 분담으로 성별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명절이 되게 해주세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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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지난 1년간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같은 소원을 빌고 싶다. 추석 연휴 동안, 사람들이 극장이나 아이피티브이(IPTV)를 통해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좋겠다. 더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고,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소망하게 된다면, ‘달님’이 소원을 들어주실지 모르니까.(<문화방송> 피디·<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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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최소한의 시간 동안 작은 고통을 감내하고 난 뒤 나쁘지 않은 일당을 받는 임시직. 이런 일을 은어로 꿀알바(‘꿀 빠는 알바’의 줄임말)라고 하는데, 한국에선 매우 희소하다. 운이 매우 좋거나, 꿀알바를 소개해줄 친지를 뒀거나, 자기만의 특별한 경험이나 기술이 있을 때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해는 다행히 여러 꿀알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가능할까? 청년배당 대상 확대, 실업급여 지급 대상 및 기간 확대로 ‘더럽고 치사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면 더 많은 사람이 꿀알바 기회를 얻고, 1년 내내 꿀을 빠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리 모두 지속적으로 꿀 빠는 사회, 보름달에 빌어본다.(꿀알바 지망생·수저게임 기획자·<미운청년새끼>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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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늘을 더 많이 올려다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다. 삶의 여유가 없어지면 딴생각을 하고 딴청을 부리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하늘을 수시로 올려다본다고 금은보화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일상에서 살짝 비껴난 생각들을 할 수는 있다. 이 생각들을 할 여유가 나와, 내 주위 사람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다. 그 생각들이 각양각색의 구름처럼 더 많은 가능성과 함께 피어오르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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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몬디
한국에서 열번째 맞는 추석이다. 이제는 추석 때 아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지만 내년에 우리 부모님과 동생들을 초청해 한국에서 한번만이라도 추석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이 아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이지만 요즘 뉴스 때문에 외국에서 불안해한다. 그래서 하루빨리 한반도 안전에 대한 모든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면 좋겠다.(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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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한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이 행복한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퇴사학교 팀원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일하고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퇴사학교를 퇴사해도 괜찮은 날이 오기를. 덧붙여,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렸을 최고의 선물 추석! 특별히 긴 이번 추석을 가을방학을 맞이한 학생처럼, 고된 회사생활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그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 소홀히 여겼던 나 자신에게 한 번 집중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퇴사학교 교장·<순간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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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기
‘다리가 떨리기 전에,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요즘 청춘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금전, 시간 그리고 이런저런 사정과 수많은 핑계를 이유로, 항상 꿈꿔왔던 여행을 계속 미루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나는 이번 한가위 보름달에 이렇게 빌어봅니다. 달님! 나이 불문하고 모든 분이 여행이라는 소중하고 힐링되는 시간을, 더 늦기 전에 많이많이 누리게 해주세요!(‘여행에 미치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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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 킴
[%%IMAGE20%%] 우리 가족의 건강이 계속 지금처럼 유지되기를, 국가적으로는 지난해 겨울처럼 촛불을 들고 다시 길에 나서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기를,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은 ‘세월호’의 원인이 밝혀지고 아직 수습되지 못한 5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도 해결 못하고 있는 북한 핵 문제도 가능하다면 달님이 좀 해결을!(요리사)
Moon
달.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천체이자 인간이 발을 디딘 유일한 천체. 지구와의 거리는 약 38만㎞. 크기는 지구의 4분의 1, 중력은 6분의 1, 질량은 81.3분의 1.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함. 햇빛이 닿는 부분이 빛을 반사해 밝게 보임. 달의 모양이 변하는 건 달 위치에 따라 햇빛 닿는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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