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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21일, 달 표면에 착륙했다가 사령선 ‘콜럼비아’로 귀환하고 있는 아폴로 11호의 착륙선 ‘이글’.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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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앞면만 보일까…자전·공전 주기 같기 때문
희귀 광물의 ‘보고’ 탐사 경쟁 다시 불붙어
민간업체 ‘우주 여행’ 상품 출시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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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21일, 달 표면에 착륙했다가 사령선 ‘콜럼비아’로 귀환하고 있는 아폴로 11호의 착륙선 ‘이글’.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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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이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신비를 품고 있는 달.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간 과시적인 정복 경쟁 이후 한동안 인류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 보였던 달은 지금 세계 각국의 탐사 경쟁으로 다시 인류 관심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깝고도 먼 천체, 달에 대해 궁금한 질문들을 모았다.
Q 달의 뒷면은 여전히 볼 수 없나?
A ‘달의 이면’은 인류 역사에서 오랫동안,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은유로 쓰여왔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은 이제 무인 정찰 위성이 보내온 달 뒷면의 사진이나 영상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지구’에서 인간의 ‘육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지구에서 달의 한 면만 보이는 이유는 달의 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와 같은(약 27.3일) ‘동주기 자전’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은 오랫동안 달의 뒷면에 대해 알지 못했다. 1959년 소련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 3호’가 최초로 달의 뒷면을 촬영해 그 거친 이미지를 보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어 달의 뒷면을 육안으로 관찰한 최초의 인류는 ‘아폴로 8호’의 우주인들이었다. 1968년 아폴로 8호는 처음으로 달 궤도를 돌며 달의 뒷면을 관찰했다. 최근에는 나사에서 발사한 달 궤도정찰위성(LRO) 등이 보내오는 정보로 높은 해상도의 달의 뒷면 사진을 볼 수 있다. 달의 앞면은 어두운 현무암질의 평평한 저지대인 ‘달의 바다’와 밝게 보이는 ‘달의 고원’ 지대로 이뤄지지만, 뒷면은 바다 없이 오직 고원만으로 이뤄져 있다. 또 달의 뒷면은 앞면과 달리 수많은 분화구(크레이터)로 뒤덮여 있다.
인류가 달의 뒷면에 직접 착륙한 적은 없다. 최근 중국은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을 직접 탐사하고 달 토양을 채취하기 위한 탐사선 ‘창어 5호’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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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5호의 우주인.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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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류의 달 탐사 어디까지 왔나?
A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인공물은 1959년 소련의 무인 우주선 ‘루나 2호’다. 인간이 직접 달을 밟은 것은 1969년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을 태운 미국의 ‘아폴로 11호’의 착륙이 처음이었다. 이후 미국에서 1972년까지 12명의 우주비행사가 달에 도달했고, 소련에서도 1976년까지 무인 달 탐사를 계속했다.
위험성과 비용 문제로 한동안 뜸했던 달 탐사는 2007년 일본이 달 궤도를 도는 탐사 위성 ‘가구야 1호’를 발사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가구야가 보내온 정보를 통해 달 전체의 3D 지도를 완성했다. 뒤이어 중국의 ‘창어 1호’와 인도의 ‘찬드라얀 1호’가 발사됐다. 이후 2013년 중국은 무인 달 탐사 위성 ‘창어 3호’를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시키며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최근엔 달을 둘러싼 세계적인 경쟁 구도가 다시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달 표면을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며, 중국도 올 연말 달 토양 샘플 채취를 위해 ‘창어 5호’를 발사하고, 내년에는 ‘창어 4호’를 쏘아 인류 최초 달 뒷면 착륙을 시도한다.
미국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20년까지 유인 달 탐사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근 50년 만에 다시 진행되는 유인 달 탐사 계획이다. 우선 개발 중인 우주선 ‘오리온’에 사람을 태워 달 궤도로 보냈다가 귀환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후에는 지구 궤도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대신, 달 궤도에 유인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를 건설한다. 중장기적으로 달을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우주기술 후발 국가인 우리나라도 2020년 달 탐사 궤도 위성, 2025년 독자 기술로 달착륙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Q 달에는 대체 무엇이 있기에?
A 달 정복이 국력 과시의 일환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달 탐사는 철저히 경제적 관점에서 진행되는 모양새다. 세계 각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우주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포화에 이른 지구에서 벗어나 대안적 주거지를 만들거나 우주 관광 산업, 글로벌 위성항법 시스템 시장 등을 선점하겠다는 목적 등이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희귀 자원의 확보다.
달에는 희토류, 티타늄, 헬륨3 등 지구상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희귀 광물 자원이 다량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헬륨3은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지만 방사능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청정에너지 자원이다. 달 표면의 먼지에 100만t가량 침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주 자원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논쟁도 일고 있다. 현재 우주개발에 적용되는 국제법은 1967년 유엔에서 결의한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이다. 정식 명칭은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서의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규칙에 관한 조약’. 핵심 내용은 우주 자원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우주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배치를 금지하며, 우주 공간 사용을 평화적 목적으로 제한한다는 것 등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가입돼 있지만, 미국과 룩셈부르크 등 일부 나라는 국내법으로 지구 밖 자원의 임의 채취와 판매를 허용해 국제법과 충돌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의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 등의 기업은 소행성 자원 채취를 목적으로 설립된 대표적인 기업이다.
Q 일반인 달 여행 계획, 어디까지 왔나?
A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선 개발 업체 ‘스페이스엑스(X)’는 2018년에 민간인 2명을 달 왕복 여행에 보내겠다고 올 초 발표했다. 민간인 2명을 태운 유인 우주선은 약 일주일간 달 궤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달에 착륙하지는 않고 달 표면에서 48~64㎞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 비행을 한다. 만일 이 여행이 성사된다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간 닐 암스트롱 이후 49년 만에 민간인이 달 근처로 접근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달 관광 시대’가 열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민간 우주여행자는 2001년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을 한 미국의 사업가 데니스 티토 이후 2009년 ‘태양의 서커스’의 창단자인 캐나다 출신의 기 랄리베르테까지 7명이 전부다. 모두 수천만달러를 지불했다. 이후 현재까지 더 이상의 민간 우주여행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버진갤럭틱’, 아마존의 시이오(CEO)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등 민간 기업들이 우주 관광 사업에 나선 상황이다. 버진갤럭틱은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에 100㎞ 정도 고도에서 무중력을 경험하고 지구의 경치를 바라본 뒤 약 2시간 만에 돌아오는 지구 준궤도 여행을 상품으로 내세웠다. 스티븐 호킹 박사, 레이디 가가, 브래드 핏 등 유명 인사를 포함해 700명가량이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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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5호의 우주인.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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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여행뿐 아니라, 달 탐사에 있어서도 민간 기업이 약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구글이 2007년 시작한 상금 3000만달러 규모의 무인 우주선 달 착륙 경진대회 ‘루나 엑스프라이즈’다. 2017년 내 무인 우주선을 발사해야 하고, 탐사 로봇으로 달 표면 500m 이상을 이동해야 하며, 지구에 고해상도 사진과 영상을 전송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스페이스일, 미국 문익스프레스, 인도 팀인더스, 일본 하쿠토, 다국적팀 시너지문 등이 최종 후보로 오른 상태다.
Moon
달.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천체이자 인간이 발을 디딘 유일한 천체. 지구와의 거리는 약 38만㎞. 크기는 지구의 4분의 1, 중력은 6분의 1, 질량은 81.3분의 1.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함. 햇빛이 닿는 부분이 빛을 반사해 밝게 보임. 달의 모양이 변하는 건 달 위치에 따라 햇빛 닿는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임.
이로사 객원기자 leeros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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