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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19 09:49 수정 : 2017.11.07 14:47

이창수 안경사와 박종명씨가 자신의 얼굴에 맞는 안경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말이나 퇴근 뒤 바꿔쓸 안경 찾는이 많아
전문 안경사 추천받아 골라보니
무테·메탈테 등 다양한 것들 눈에 띄어

이창수 안경사와 박종명씨가 자신의 얼굴에 맞는 안경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말이나 퇴근 후에 쓰는 ‘기분전환용’ 안경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평일에는 평범한 차 타다가 주말에는 스포츠카로 바꿔 타는 느낌?!” 안경 진열대를 들여다보던 박종명(39) 변호사가 유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대치동 ‘다비치안경원’에서 만난 박씨는 더없이 단순하면서도 ‘무난한’ 안경을 쓰고 있었지만, 그가 지금까지 그런 스타일만 고수해온 것은 아니었다. 변호사로 일하기 전까지는 그도 ‘상큼하고 톡톡 튀는’ 안경을 즐겨 썼다.

“다소 무색무취한 안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변호사로 일하면서부터예요. 직업적인 특성상 개성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잖아요. 연수원 시절까지만 해도 새빨간 안경테를 쓰고 다녔는데. 그동안 일도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사무실 밖에서라도 저만의 색깔을 추구해보고 싶어요.”

비단 박씨만이 이런 ‘세컨드 안경’에 목말라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트렌드가 그렇다. “힘든 하루를 마감하면서 안경을 바꿔 쓰는 일이 휴식 모드로 들어가기 위한 ‘의식’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박씨의 말에 장명준 다비치안경 안경테기획팀 차장은 “요즘은 365일 내내 같은 안경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안경을 구비해놓고 장소나 패션에 따라 바꿔 쓰는 것이 트렌드”라고 말했다.

다비치안경 실내.
누군가는 무슨 안경이 두 개나 필요하냐고 반문할 법도 하지만, 생각해보라. 사람을 만날 때 제일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이 어디인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얼굴, 그중에도 눈이 아니었던가? 박씨의 말처럼 어쩌면 안경이야말로 본인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지극히 효과적인 수단인지도 모른다. 멋을 낼 수단이라고는 슈트와 넥타이가 거의 전부인 남성들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자, 그러니 이쯤에서 다시 박종명씨의 일상에 작지만 즐거운 변화를 줄 ‘세컨드 안경’을 찾는 현장으로 되돌아가보자. 박씨는 총 5개의 안경을 써봤으며, 최종적으로 고른 안경은 2개였다. 하나는 ‘비업무용’, 즉 ‘세컨드’ 안경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업무용’ 안경이었다. 안경을 잘 고르는 건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다. 안경사인 이창수 다비치안경 대치점 팀장과 장명준 다비치안경 안경테기획팀 차장이 함께했으며, 그들이 박씨에게 추천한 후보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모두 둥근 안경테였다. 각진 테는 없었다. 이건 박씨의 다소 길쭉한 얼굴형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둘째, 모두 짙은 색 안경테였다. 무테 혹은 옅은 색 테는 없었다. 이건 박씨의 낯빛을 한층 밝아 보이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안경사가 추천한 안경의 별점을 매겨봤다. 별 5개가 만점이다.

비업무용 후보 ① : 검은색 메탈 금테(위쪽은 테 있고 아래쪽은 무테)/★★★

이창수 안경사(이하 이) 교수나 연구원들이 많이 쓰는 모델이다. 강렬하면서도 이지적인 느낌 난다.

장명준 차장(이하 장) 프레임 윗부분이 검은색이라 하금테치고도 지적이면서 도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강나연 객원기자(이하 강) 이미지 각인은 확실한데, 좀 권위주의적으로 보인다. (박씨의) 유머러스함과 상반된다.

박종명 변호사(이하 박) 의학박사 같기도 하고, 파블로 박사처럼 곤충채집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약간 세 보인다.

비업무용 후보 ② : 골드와 호피 무늬가 섞인 투톤 금테/★★★

낮과 밤에 따라 묘하게 색깔이 달라져서 신비한 느낌 준다. 일상에서 포인트 안경으로 쓰기 좋다.

익숙하지 않은 프레임의 안경테라 혁신적이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한 듯한 이미지다. 굵고, 예술적이다. 이런 안경을 쓸 때는 무난한 옷이나 넥타이로 코디해야 한다. 그래야 안경이 포인트로 살아난다.

신기하다. 개성으로는 1등이다. 본인이 부담스럽지만 않다면 눈에 띄고 멋지다.

둥글게 두 가지 톤으로 빛나니까 천사 머리 위에 떠다니는 링처럼 보인다. 골드를 좋아하는 중국인들도 좋아할 것 같다.

비업무용 후보 ③ : 짙은 갈색 메탈테. ‘김구 안경’, ‘해리포터 안경’처럼 완전한 원형/★★★★★

보통 도수가 높으면 렌즈 두께 때문에 메탈 안경을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분들한테 반응이 좋은 모델이다. 렌즈 크기가 작다 보니 두께를 줄일 수도 있다. 렌즈 두께는 1㎜의 차이도 워낙 크다.

젊어 보인다. 이런 둥글이 메탈 안경은 예전엔 진짜 젊은 사람들만 좋아했는데, 요즘은 40~50대한테 추천해도 다들 좋아한다. 화사해 보이고 젊어 보이거든.

이미지 변신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면서 지나치게 튀지도 않는다. 갈색이고 동글동글하다 보니 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좀 부드러워 보이긴 한다. 내가 아는 어떤 남자 기자도 항상 이런 안경만 쓰던데. 모 카드사 사장도 이런 스타일 쓰잖아? 다들 좀 똘똘해 보이지.

업무용 후보 ① : 갈색 메탈테/★★★★

검은색보다는 갈색이 좀더 부드럽고 친밀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둥근 디자인이어도 눈썹을 전혀 가리지 않기 때문에 썼을 때 더 예쁘다.

직업군에 따라 추천 모델이 달라지는데, 변호사란 직업에 어울린다. 부담스럽지 않다.

저는 더 진한 색이 나은 것 같다. 얼굴이 좀 흐려 보인다. 색깔이나 모양은 다른데도 원래 쓰던 안경하고 어쩐지 느낌이 비슷하다. 깔끔하면서 세련돼 보이긴 한다.

어색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 너무 많이 써봤나 보다. 혼란스럽고 헷갈린다.

업무용 후보 ② : 검은색 티타늄 판테(뿔테 느낌이 나지만 코받침이 있는 메탈테)/★★★★★

상단부의 테가 굵어 인상이 또렷해 보인다. 소재가 티타늄이라 무게가 몹시 가볍다. 유연하고 탄성이 뛰어나 잘 안 부러진다. 다른 색깔은 ‘완판’(완전판매)되고 검은색도 하나 남은 모델이다.

티타늄테는 기존 메탈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가볍고 견고하다. 판테는 이미 몇년 전부터 대세다. 뿔테의 빈티지하면서도 진중한 느낌과 메탈테의 날렵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동시에 가진다.

인상이 또렷해 보여 신뢰감을 주면서도 세련된 이로 보인다. 변호사 일 하면서 착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지금 입은 슈트와 넥타이와도 잘 어울린다.

원래 내가 쓰던 안경도 가볍기로는 최고인데, 이건 어째 더 가벼운 것 같다.

글 강나연 객원기자 nalotos@gmail.com 사진 강현욱(스튜디오 어댑터)


<인생의 안경을 찾아라>

안경은 ‘제2의 성형’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의 이미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과 궁합이 맞는 안경을 찾기란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다. 얼굴형과 색은 말할 것도 없고, 미간 거리, 귀 높이, 턱선, 헤어스타일, 렌즈 도수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 나와 천생연분이 될 ‘인생 안경’ 찾기 위한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얼굴색이 어두운 사람은 얼굴색보다 짙은 색상의 안경테를 고른다. 광택은 없는 게 좋다.

▲둥근 얼굴형은 사각이나 캣아이(고양이 눈) 모양의 안경테를 착용하면 날렵해 보이고, 턱이나 광대가 도드라진 얼굴형은 원형이나 곡선이 많이 들어간 안경테를 쓰면 부드러워 보인다. 큰 얼굴, 역삼각형 얼굴, 길쭉한 얼굴은 큰 치수 프레임 안경을 쓰면 단점이 보완된다.

▲가벼움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티타늄이나 티엠아이(TMI), 엔엑스티(NXT) 같은 초경량 소재에 주목하자. ‘실루엣’, ‘마르쿠스티’, ‘린드버그’ 등의 안경 브랜드들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안경’ 왕좌를 놓고 다투는 하우스브랜드다.

▲고도근시는 안경테의 면적이 작을수록 좋다. 안경알 두께가 줄어든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안경 경사각은 다르다.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귀가 높이 달려 있고, 귀부터 눈까지의 거리가 짧아서 서양인 두상을 기준으로 한 외국 브랜드의 제품이라면 경사각을 잘 조절해야 한다. 경사각이 맞지 않으면 안경이 볼에 닿거나 난시가 생길 수 있다. 애초에 ‘아시안 핏’을 표방한 국내 하우스브랜드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코받침은 기능이나 소재를 보기보다는 조정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받침이 본인에게 맞게 조정돼야 착용감이 편안하면서 흘러내리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글래버’(glavr)를 내려받으면 자신의 ‘셀피’(셀프카메라)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안경을 시범착용해 볼 수 있다.

▲모름지기 안경은 직접 써봐야 안다. 솔직하게 평가해줄 지인을 대동하고 매장을 방문하자.

Optician & Glasses

안경사·안경원과 안경. 안경은 인류의 오래된 시력보조 도구이자 패션 아이템. 이것을 다루는 이가 안경사, 이것을 거래하는 곳이 안경점이다. 안경은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스마트 디바이스로도 활용된다. 대량 생산하지 않는 하우스브랜드에서 나온 다양한 안경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자신의 안경을 직접 만드는 수제 안경 공방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미지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어울리면서도 편안한 안경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강나연 객원기자, 도움말 장명준 다비치안경 안경테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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