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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02 09:23 수정 : 2017.11.02 11:06

홈 파티용 칵테일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장소 협찬 팩토리(Bar The Factory)

조승원 칵테일 전문가가 알려주는
연말 파티용 칵테일 5가지 “만들기 쉬워요!”
맥주, 남은 와인이나 샴페인 활용하면 좋아

홈 파티용 칵테일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장소 협찬 팩토리(Bar The Factory)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야심차고 숨차게 달려온 ESC의 알파벳 행진. 이번 호는, 알파벳 행진을 한 주 미루고 독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로 꾸밉니다. 그동안 독자들께서 보내주신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ESC 커버스토리’ 아이템 최종 후보에 올랐던 다섯 개를 골랐습니다. 칵테일(Cocktail), 크리에이티브(Creative), 오피스(Office), 케이브(Cave), 라이브러리(Library)입니다. 다섯 가지 주제를 다채롭게 취재해 다섯 개 면에 싣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원래 바텐더였다. 하루키가 셰이커(shaker. 칵테일 제조 도구 중 하나)를 흔드는 모습이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 되지만, 분명히 사실이다. 하루키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재즈 바를 열어 7년이나 운영했다. 물론 칵테일도 직접 만들었다. 주류업계에서 말하는 ‘오너 바텐더’였던 셈. 그렇다면 ‘바텐더’ 하루키의 실력은 어땠을까? ‘맛있는 칵테일을 만드는 법’이라는 에세이에서 하루키는 ‘칵테일 하나를 만드는 데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다’며 자신은 ‘그럭저럭하는 부류’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하루키는 이런 주장도 폈다. 칵테일 맛은 ‘연습이나 훈련이 아닌 선천적 재능에 달렸다’는 것. 한마디로 칵테일 제조도 ‘타고나야 한다’는 얘기였다.

‘칵테일에도 선천적 재능이 중요하다니!’ 집에서 칵테일파티 한번 해볼까 했던 이에게는 맥 빠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말만 듣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재능이 없어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쉬운’ 칵테일이 있기 때문이다. 연말을 앞두고 누구나 ‘척척’ 만들고, 또 누구나 ‘죽죽’ 마실 수 있는 ‘홈 파티용’ 칵테일을 소개한다.

쉽다, 쉬워! 너무 쉬운 레드 아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단연 맥주다. 국세통계 연보를 보면, 2016년 주류 출고량 기준으로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흔하게 먹는 맥주를 파티에서 조금 색다르게 즐길 방법은 없을까? 일단 맥주 살 때 토마토주스 한 통만 더 사면 된다. 딱 이것만 있으면 ‘레드 아이’(Red Eye)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제조법도 간단하다. 맥주와 토마토주스를 1 대 1 비율로 섞으면 끝! 레몬을 얇게 썰어 하나 띄워도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 맥주도 ‘그냥 아무거나’ 넣어도 된다. 주스와 섞어 마시는 건데, 값비싼 수제 에일 맥주를 넣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너무 쉬운 칵테일이지만, 주의할 게 하나 있다. 주스부터 먼저 잔에 따르라는 것. 주스를 넣고 나중에 맥주를 넣어야 거품이 풍부하게 살아난다. 토마토주스 말고 자몽주스를 맥주와 1 대 1로 섞어도 맛있다. ‘그레이프프루트 파나셰’(grapefruit panache)라고 하는 이 칵테일은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다.

남은 와인 최고 활용법, 와인 쿨러

‘파티엔 역시 와인이지’ 하는 분도 많다. 그런데 와인 고르기가 만만찮다. 마음이야 프랑스 보르도산 그랑 크뤼(Grand Cru)를 집어 오고 싶지만, 가격표를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더구나 비싸다고 꼭 맛있는 것도 아니다. 평소 와인을 잘 안 마시는 손님이라면 천하의 ‘와인 명가 5대 샤토’를 내놓는다 한들 1만원짜리 편의점 와인과 다를 게 없다. 파티용 와인 고르다가 날 새는 분에게 권할 칵테일이 있다. 바로 ‘와인 쿨러’(Wine Cooler)다. 와인 쿨러는 딱히 정해진 제조법이 없다. 와인에 오렌지주스와 탄산음료를 취향대로 섞으면 된다. 와인도 비싼 걸 넣을 필요가 없다. 참고로 필자가 선호하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와인잔에 각얼음을 5개 넣은 뒤, 흔히 ‘양주잔’이라고 부르는 스트레이트잔에 와인을 두 잔(약 60㎖) 따르고 와인잔에 붓는다. 그런 다음 오렌지주스 한 잔 분량(30㎖)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스프라이트 같은 탄산음료를 한 잔 반(45㎖) 붓고 섞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그레나딘 시럽’(석류 시럽)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금상첨화다.

청초한 샴페인 칵테일, 미모사

샴페인은 축제와 파티의 술이다. 기쁘고 행복할 때 마셔야 좋고, 함께 어울려 마실 때 더 맛있다. 이런 샴페인을 칵테일로 만들어 내놓는다면 어떨까? 단맛을 선호한다면 더없이 훌륭한 선택일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 만드는 샴페인 칵테일로는 ‘미모사’(Mimosa)를 꼽을 수 있다. 청초한 미모사 꽃과 색깔이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미모사 역시 만들기 쉽다. 샴페인잔에 오렌지주스 30㎖(흔히 ‘양주잔’이라 부르는, 스트레이트 한 잔 분량)를 넣고, 나머지를 샴페인으로 채우면 된다. 프랑스에서는 이 칵테일을 ‘샹파뉴 아 로랑주’(Champagne a L’orange. 오렌지를 곁들인 샴페인)라고 하는데, 수백년 전부터 귀족들이 애용한 음주 방식이다.

대표적인 파티 칵테일, 펀치

펀치(Punch) 역시 파티용 칵테일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파티 칵테일의 대명사인 펀치는 커다란 그릇에 술과 주스, 과일 등을 넣고 얼음을 동동 띄운 대용량 칵테일을 뜻한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을뿐더러, 여럿이 둘러앉아 떠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연말 파티에 제격이다. 어떤 술과 어떤 주스를 넣느냐에 따라 다양한 펀치가 존재하는데, 칵테일 경력 20년인 박시영 바텐더가 추천하는 레시피 두 가지를 소개한다.

보드카 펀치

큰 그릇이나 유리병에 보드카, 크랜베리주스, 자몽주스를 각각 90㎖(스트레이트 3잔 분량)씩 넣는다. 그다음 스프라이트 120㎖(스트레이트 4잔 분량)를 넣고 얼음을 띄운다. 추가로 자몽을 얇게 잘라서 넣어도 좋다.

샴페인 펀치

펀치볼(Punch Bowl) 같은 통에 샴페인 한 병과 레드와인 반병을 붓는다. 자몽주스 400㎖(마트에서 파는 700㎖ 자몽주스의 절반 조금 넘는 분량)를 넣은 뒤, 설탕 시럽(물과 설탕을 1 대 1로 섞어 만들면 됨) 100㎖(스트레이트 3잔 분량보다 조금 많게)를 넣고 얼음을 띄운다. 역시 자몽을 얇게 잘라 넣으면 좋다.

어느덧 찬바람이 불고 연말이 다가온다. 바야흐로 파티의 계절이다. 친구나 이웃을 불러 오붓하게 정을 나눌 계획이라면 맨날 먹던 뻔한 술에서 벗어나 보자. 내놓는 술만 바뀌어도 파티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번 연말엔 당신도 어엿한 바텐더가 될 수 있다.

조승원(엠비시 기자·조주기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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