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우 나쁨’ 미세먼지 피하고파
지리산 경남 하동 화개면 의신마을로
공기 캔 만드는 마을 옛길 걷다 보면
가슴 후련한 맑은 공기, 그 맛은 뭐랄까
경남 하동군은 머리에 지리산을 이고 있다. 지리산과 맞닿은 면은 화개장터로 유명한 화개면이다. 화개면 1023번 도로는 전남 구례군과의 경계에서 지리산 국립공원을 잇는다. 길은 화개장터, 십리벚꽃길, 쌍계사 들머리를 지난다. 1023번 도로 끝 지리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마을이 의신마을(화개면 대성리)이다. 이 마을은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와 세석 대피소로 가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마을은 공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나 여름철 피서객들이 몰린다. 약 2년 전 지리산 공기를 담아 공기 캔을 만드는 공장도 들어섰다. 지난 4일, ‘매우 나쁨’ 수준(150㎍/㎥·세계보건기구 기준·서울시청 위치 기준 하루 평균치) 서울 미세먼지를 피해 의신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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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대피소 가는 길에서 본 의신마을.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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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 명상바위.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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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욱 하동바이탈리티에어 대표.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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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캔에 담는 공기를 포집하는 빗점골 주변.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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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 의자바위.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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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공기를 판다고요?
경남 하동 의신마을 들머리에는 파란색 단층 건물이 있다. 공기 캔 제조업체 하동바이탈리티에어의 115㎡(35평) 규모 공장이다. 캐나다 공기 캔 제조·판매업체 바이탈리티에어, 경남 하동군,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체 에스엘(SL)바이오텍이 각각 50%, 40%, 10% 지분을 갖고 있다. 공기 캔 제품 ‘지리에어’는 2017년 10월부터 본격 판매됐다. 지난 2월 초 기준 온라인 쇼핑몰 100곳에서 판매하며, 한 캔은 120번(1번에 1초 기준) 마실 수 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입을 벌리고 스프레이처럼 뿌려 마시면 신선한 산 향기가 난다. 제품명은 ‘지리에어’. 3ℓ 제품 기준 9900원. 지난 4일 황병욱(54) 하동바이탈리티에어 대표를 만났다.
캔 제조 과정은?
″압축기로 67ℓ 실린더에 지리산 빗점골 주변 공기를 250bar 압력으로 담는다. 실린더에 담은 공기를, 공장에서 325㎖ 캔에 공기 3ℓ(대기압 기준)씩 나눠 담는다.″
지리에어 효능은?
″운전, 업무, 학습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고 재충전하는 용도다. 난 장거리 운전할 때 커피 대신 공기를 마신다. 커피는 차가 흔들리면 흘러서 불편한데 공기 캔은 편리하다.″
캔 가격이 비싸지 않나?
″결국 시장의 크기를 가격이 결정할 것이다. 설비 대형화, 수요 증가로 가격을 내리는 게 관건이다. 한 캔 가격이 1700원 또는 2700원 정도까지 내려가면 살 거라고 본다.″
공기 캔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 캐나다 석유 생산 업체에 몸담았다. 평소 유산소 운동이나 운동 생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캐나다 캘거리 집 앞에서 로키산맥을 보며 조깅하다가 맑은 산 공기를 집안에 들일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2015년 초 우연히 바이탈리티에어와 인연을 맺었다. 이 회사 누리집에서 시이오 대담을 보고 ‘옳다구나’ 했다. 바로 연락했다. 바이탈리티에어의 아시아 담당 공기 캔 수출 에이전시를 운영했고, 여기까지 왔다.″
향후 계획은?
″이 사업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공기 캔 사업과 별개로 ‘에어링 카페’(공기 마시는 카페)를 열 계획이다. 지리산 공기로 실내를 채우고 안마의자에서 쉬는 카페다. 공기 캔 등 하동 특산품도 판매할 생각이다. 서울 소재 백화점 등 점포를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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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신마을 여행 방법
가는 법
화개 시외버스공용터미널과 의신마을을 오가는 군내버스(편도 1700~1800원)가 하루 6차례씩 운행한다. 서울 남부터미널과 화개 시외버스터미널을 오가는 시외버스(편도 일반 1만9700원, 우등 2만3600원)는 하루 12차례씩 운행한다. (055-883-2793)
볼거리
의신마을 끝 벽소령길 들머리에 지리산 역사관이 있다. (월?목 휴관/오전 10시~오후 5시 개관/무료/055-880-2954)
겨울잠 깬 반달가슴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제2회 곰깸축제는 4월13~14일 지리산 역사관 옆 야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리산 역사관 길 건너편엔 반달가슴곰 생태 학습장이 있다. (3월15일 이후~12월 중순 개장/월요일 휴무/매일 11시?14시 개장 및 해설/3000원/02-883-3580)
먹고 묵을 곳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곤 의신마을 안 숙소와 식당은 거의 영업하지 않는다.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화개장터 주변에 숙소와 식당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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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지구를 둘러싼 대기의 하층부를 구성하는 무색, 무취의 투명한 기체. 주성분은 약 1 대 4 비율로 혼합된 산소와 질소. 그 밖에 소량의 아르곤·헬륨 따위의 불활성 가스와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음. 최근 초미세먼지·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먼지를 피하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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