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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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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삼국지’ 농심배 개막
한국 11번째 우승 노려
이창호 ‘수문장’ 나설듯
구리는 과거 설욕 다짐
안국현, 저우루이양에 ‘승’
두개의 태양은 없다. 한·중 바둑의 자존심인 이창호(36) 9단과 구리(28) 9단은 두 나라의 간판. 구리 9단이 두툼한 힘으로 상대를 겁박해 대륙을 통일했다면, 이창호 9단은 돌부처의 우직함과 유연함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잠시 주춤했지만 역시 양국의 괴물기사라면 둘이 딱이다. 그런데 둘이 ‘국가대표’의 일원으로 바둑판에서 맞설 가능성이 생겼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 한·중·일 단체전인 13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무대다. 최후의 쟁패는 주로 한·중 두 나라의 싸움으로 갈린다. 마지막 주자로 나서게 될 한·중 두 나라의 ‘캡틴’ 이창호와 구리는 이미 날선 각오를 드러냈다.
■ ‘수호신’ 이창호, 뒷문을 부탁해 이창호는 농심배를 비롯해 단체전 위기 때마다 한국의 뒷문을 책임진 철의 장벽이다. 농심배 10번의 한국 우승 중 8번을 최종 주자로 나와 해결했다. 지난 대회까지 12년 연속 출전해 통산 19승2패. 2009년 11회 대회에서는 한국팀 기사 5명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중국의 최강 군단인 류싱 7단, 구리 9단에 이어 창하오 9단까지 사흘 연속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최후의 수문장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흐름은 좋다. 지난달 명인전과 올레배 8강에 진출해 5승1패를 거두고 10월 국내랭킹을 4위까지 네 계단 끌어올렸다. 이창호가 랭킹 5위권 안에 진입한 건 지난해 10월 3위를 차지한 이후 꼭 1년 만이다. 하지만 4일 삼성화재배 16강에서 구리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 찜찜하다. 한국선수단의 단장인 김인 9단은 “이창호 9단이 독주하던 때는 아니다.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국은 이창호를 비롯해 20 대 1이 넘는 선발전 관문을 뚫고 원성진(26·9단), 김지석(22·7단), 강유택(20·4단), 안국현(19·3단)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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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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