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05 23:48
수정 : 2006.03.05 23:48
[현장클릭] 만루서 3루타성 잡아
만일 4회말 이진영(25·에스케이)의 그림같은 수비가 없었더라면….
한국의 이날 극적 역전승에는 경기 중반 이진영의 그림같은 수비가 뒷받침이 됐다. 한국은 0-2로 뒤지던 4회 2사 만루 상황을 허용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타석에는 바로 전까지 8타수 5안타로 일본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는 2번 타자 니시오카 쯔요시(21·지바 롯데)가 들어섰다.
선발 김선우에 이어 4회 구원 등판한 봉중근(25·신시내티 레즈)은 1번 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아쉽기만 할 뿐이었다. 봉중근이 던진 회심의 1구는 빚맞은 파울로 연결됐다. 이어 니시오카는 봉중근의 2구를 정확하게 밀어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이진영은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더니 육중한 몸을 던졌다. 그리고 공은 믿기지 않게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이진영은 너무 힘들었는지 넘어진 뒤 쉽게 일어서지 못하며 가슴을 쓸어담았다. 순간 좌익수 뒤 외야쪽에 있던 300여명의 한국응원단에서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루쪽 더그아웃과 우익수쪽 외야를 가득 채운 일본 관중들도 환상적인 수비에 모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진영의 수비에 자극을 받은 한국은 공수교대 뒤 박진만의 안타와 이병규의 희생뜬공으로 공격에 불을 붙이며 추격전에 나설 수 있었고, 결국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도쿄/권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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