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본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예선전 등에 극히 제한된 일부의 중견 프로선수만 출전 시켜왔고 올스타를 꾸린 한국팀에 연패를 당해왔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지속적으로 프로야구를 이끌어오는 한국야구의 올스타를 일본의 아마와 프로 혼성팀이 이길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3년말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이 진정한 프로 드림팀 간의 첫 대결 이었다. 대만에 너무도 억울하게 연장전에서 역전패한 한국팀은 일본을 반드시 잡아야만 올림픽에 나갈수 있는 위기의 순간 이었다. 그러나 스코어는 2:0 이었다. 메이저리거는 전혀 포함되지 못했던 시절의 프로 대표팀간 첫 경기에서 우리 투수진과 수비는 그런대로 선전한 셈이다. 비록 져서 올림픽 진출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2점으로 콧대높은 일본 대표팀을 막은것은 칭찬할만 했다. 문제는 타력 이었다. 한다하는 국내의 타자들은 포크볼과 현란한 일본투수들 고유의 변화구에 그런대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타는 만들어 냈지만 역시 한수 아래의 한계를 보이며 진루타 내지는 적시타의 부재 속에서 영패의 수모를 감내 해야만 했던 것이다. 2006년 한국 야구는 실력면에서 이제 턱밑까지 일본을 추격한게 드러났다. 이진영의 수비도, 이승엽의 홈런도 이종범의 안타도 모두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선수들의 경륜과 자신감 이었다. 이제는 제법 오래된 프로야구의 역사 속에서 자연스레 익힌 프로다운 자신감이 경기를 잘 풀어갈수 있는 원인을 만들어 준 것이다. 91년 부터 수년간 보여왔던 움츠러들며 전혀 프로답지 못하던 왜소함에서 이젠 완전 탈피한 모습을 한국야구가 보여준 부분이 어제 경기의 포인트였다. 하지만 진정한 실력면에 본다면 아직도 일본에 1~2점차 정도는 벌어져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단기전 승부에서, 더구나 투수놀음 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존재하는 야구에서 국내의 우수한 투수들에 메이저리거 까지 포함된 현 상태의 전력 이라면 양국은 예측하기 힘든 박빙의 전력으로 보인다. 이제 몇일후면 미국으로 건너가 8강 리그전을 펼친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 혹은 멕시코가 올라와서 한국, 일본과 4개팀을 이뤄 펼칠것으로 예상되는 8강 리그에서 한국팀이 2위안에 들어 목표인 4강을 달성 하려면 일본을 또한번 잡아야 한다. 어제 보여준 여유있는 자신감과 집중력으로 다시한번 일본팀을 여지없이 물리치는 시원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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