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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2 18:38 수정 : 2006.03.12 18:42

미국정부 방해 뚫고 상금등 양보하며 대회참가

세계야구클래식 8강 진출 팀 중 눈에 띄는 팀은 쿠바이다. 쿠바는 이번 대회 참가과정에서 미국 행정부의 심한 방해를 받았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혁명정권을 세운 뒤, 미국은 이듬해부터 강력한 경제봉쇄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도 애초 쿠바의 대회참가를 강력히 반대했다. 쿠바가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얻는 달러 수입이 대 쿠바 봉쇄정책에 반한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사실상 대회 주최자인 미국 메이저리그 쪽이 흥행 저조를 우려해 적극 중재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쪽은 쿠바에 “모든 상금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 지원금으로 돌리라”고 설득했고, 쿠바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쿠바의 이런 대폭 양보에 대해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최근 “(1달 반 동안의) 협상과정에서 쿠바의 흠잡을 데 없는 태도는 경기에서 미국을 물리칠 수 있다는 큰 자신감의 표현”이라면서 “미국을 물리치는 것은 쿠바에게 엄청난 스포츠의 승리이자 정책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즉, 쿠바가 미국을 꺾기 위해 양보를 감수했다는 것이다. 실제, 카스트로 혁명평의회 의장은 6일 대표선수들과의 간담회에서 ‘승리하는 그날까지’를 슬로건으로 직접 정했다. 이 슬로건은 전설적인 혁명가인 체 게바라가 자주 인용했던 것이다.

쿠바는 다른 나라 팀들과 달리, 국내리그에서 뛰는 아마추어 선수들만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야구가 ‘스포츠의 왕’ 취급을 받는 쿠바의 야구수준은 메이저리그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96년과 2004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5년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는 11경기를 모두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쿠바와 미국이 모두 4강에 올라 숙명의 대결을 벌일 기회를 얻을지, 대결을 벌인다면 어느 쪽이 이길 것인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오태규 선임기자 o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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