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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4 18:21 수정 : 2006.03.14 18:21

올림픽까지 거부하며 거창하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창설했던 '야구 종주국' 미국이 한국에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야구가 두 번씩이나 올림픽 종목 찬반투표에서 퇴출되는 와중에도 세계적인 여론과 추세를 무시하고 독자 노선을 걸었던 미국은 이번 WBC 창설 과정에도 참가국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독선적인 행보를 보였다.

무엇보다 아시아라운드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한 반면 미국은 피닉스 라운드에서 2위로 처지자 2라운드 스케줄을 바꾸려 했다. 게다가 미국은 13일 일본전에서는 지독한 `편파 판정'으로 국제적인 망신까지 자초했다.

뿐 만 아니라 미국은 조 편성 과정에서도 작위적인 행태를 보였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돈이 되지 않는'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쿠바는 2조에 몰아넣었고 미국은 실력은 떨어져 보이지만 스포츠 마케팅 시장이 살아있는 한국, 일본 등을 1조로 편성한 것이다.

특히 모든 국제대회에서 각 조 1,2위 팀이 준결승에서는 A조 1위- B조 2위, B조 1위-A조 2위 식으로 크로스 토너먼트를 벌이는 것이 기본이지만 미국은 이번 WBC 대회만큼은 A조 1위-A조 2위, B조 1위-B조 2위끼리 다시 맞붙도록 변칙적인 대진을 택했다.

야구 종가이자 주최국 미국 입장에서는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 준결승에서도 껄끄러운 중남미 팀을 피하고 만만해 보이는 아시아 팀들을 고르려 잔꾀를 부렸지만 예상치 못했던 한국에게 KO패를 당한 것이다.

또한 각종 국제대회의 경우 맞붙는 양팀 국가만을 연주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13일 한국-멕시코전에서는 멕시코국가에 이어 애국가가 끝나자 난데없이 경기도 없는 미국 국가까지 연주돼 주변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미국에서 주최하는 대회이니 성조기 앞에서 미국국가를 경청하라는 '강요'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천사'라는 에이절 스타다움 직원들은 14일 경기가 끝나고 미국 감독이 먼저 인터뷰를 끝난 뒤 김인식 감독의 인터뷰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통역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등 짜증섞인 반응 일색이었다.

국제대회를 치르면서도 안하무인격으로 일방적인 행정을 주도했던 미국은 믿었던 메이저리그 최강 선수들이 실책을 3개나 저지르며 한국에 대패를 당하자 홈팬들의 야유 속에 쓸쓸히 '천사들의 구장'을 떠났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애너하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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