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14 18:52
수정 : 2006.03.15 03:06
4경기 연속 ‘펑펑’ 홈런1위 “메이저리그서도 통할 선수”
이승엽이 1회 주자없는 2사에서 홀로 타석에 섰다. 상대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최다승(22승)에 빛나는 돈트렐 윌리스(24·플로리다 말린스). 윌리스가 커다란 몸을 움직이며 초구를 던졌고, 이승엽은 기다릴 것도 없이 그대로 방방이를 들이댔다. 우익수 왼쪽 담장을 넘기는 12짜리 선제 솔로포였다.
이승엽은 “어제는 변화구로 홈런을 쳤기 때문에 오늘은 직구를 노렸는데 초구가 걸렸다”며 “특히 투구가 오래 갈수록 홈런 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초반부터 서둘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실투였다”고 겸손해 했다.
이승엽이 친 공은 시속 146㎞짜리 몸쪽 낮은 직구. 이승엽은 이로써 지난 3일 아시아 예선 중국전 이후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고, 이날까지 이번 대회 홈런 5개로 아드리안 벨트레(4호·도미니카공화국)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타점부문에서도 켄 그리피 주니어(미국·신시내티 레즈)와 함께 10타점으로 공동선두.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본고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2년만에 더욱 강해졌다. 이번 대회 4경기 연속 홈런과 함께 5홈런 10타점으로 두 부문 모두 단독 1위에 나섰다. 미국의 강타자 마크 테셰이라(텍사스 레인저스)도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방망이가 16일 일본과의 2라운드 3차전에서도 불을 뿜을지 세계의 야구 팬들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권오상 기자
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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