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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14일(한국시간) 세계야구클래식(WBC) 8강 라운드 미국과의 2차전 1회말 1점홈런을 친 뒤 홈으로 향하고 있다. 애너하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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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찌른 용병술 탄탄해진 실력 똘똘 뭉친 선수
‘세계 최강’ 미국 꺽으며 ‘야구월드컵’ 대이변
국제무대 경험 화려한 결실…정보전도 앞서
기적이 일어났다. 프로야구 24년 역사의 한국이 131년 역사의 ‘야구 종주국’ 미국의 자존심에 구멍을 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이상 뉴욕 양키스),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 치퍼 존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한 선수의 몸값이 한국 프로야구 모든 선수들의 연봉보다 비싼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은, 김치와 된장을 먹고 큰 한국 투수들이 던진 공에 연방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반면 한국 타자들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돈트렐 윌리스 등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무려 10안타를 몰아쳤다. 세계야구클래식에서 멕시코, 미국을 연파하고 ‘핵폭풍’을 일으킨 한국 야구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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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과 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쿠바와 함께 아마야구 최강을 자랑하던 한국은 82년 프로야구 출범을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각 팀들은 미국과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선진 야구를 받아들였고, 선수들의 국외 진출도 부쩍 늘었다. 특히 94년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한국 야구가 미국 쪽으로 눈을 돌린 계기가 됐다. 이광권 해설위원은 “박찬호의 성공은,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는 어려워도 투수는 통한다’는 교훈을 줬다”고 평가했다. 야구의 국제화는 ‘정보전쟁’에서도 승리를 가져왔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 상대였던 일본·대만은 물론 미국·멕시코 등 상대 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분석했다. 어떤 타자가 어떤 스타일의 투수에게 약한지, 상대 선발은 어떤 타자들에게 약한지 세밀하게 분석했고, 이는 결국 기적을 이뤄내는 힘이 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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