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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원로야구인들 “정신력이 일궈낸 꿈같은 일” |
"뛰어난 정신력으로 감독과 선수들이 훌륭한 그림을 만들어 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16일(한국시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을 꺾고 '꿈의 4강'에 진출하면서 이를 지켜본 원로 야구인들은 흥분 속에 후배들의 눈부신 활약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원로 야구인들은 이번 성과를 국내 야구 중흥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애정이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성기영(69) 백구회 부회장 = 우리 선수들이 사실 4강까지 진출하리라고는 예상 못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8강까지만 가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승리는 정신력의 승리이며 감독과 선수들이 힘을 합쳐 훌륭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야구 선배로서 흐뭇하며 이것을 계기로 야구가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아 붐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오승환을 믿고 마무리 투수로 올린 선동렬 투수코치의 승부사 기질이 뛰어났고 선수와 감독이 서로 믿고 경기를 펼쳐나간 게 자랑스럽다.
2루수로 뛰면서 지난 1961년 제5회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던 때가 떠올라 더욱 감격스럽다.
▲김소식(63)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 일본에 대한 철저한 전력분석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 전력분석팀의 자료를 믿고 전술에 반영시킨 김인식 감독의 '믿음야구'도 빛을 발했다.
이긴 것도 기쁘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가 끝나고 정규리그에 복귀해도 지금과 같이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를 해준다면 국내 야구의 중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이번 결과를 국내 야구발전에 어떻게 접목시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박영길(65)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 =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잘한다 잘한다 했지만 이렇게 잘 할 줄 정말 몰랐다. 지금 우리 대표 선수들을 보면 현역 때 생각이 막 나는데 뭐라고 해줄 말을 잊을 정도로 자랑스럽다.
야구인으로서 우리 프로야구가 이제 저 수준까지 올라갔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낀다. 미국과 일본이 이제 우리 야구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대표팀이 지금 이 컨디션을 그대로 갖고 4강에서 이를 다시 한번 악물고 유종의 미를 거둬주길 바란다. 후배들아, 다시 한 번만 파이팅해다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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