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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6 15:55 수정 : 2006.03.16 15:55

이종범 결승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시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일본의 경기, 8회초 1사에 주자 2,3루 2번타자 이종범이 결승타를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야구에서 팽팽한 경기의 흐름은 9회보다 8회에 결정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김재박의 개구리번트와 한대화의 결승 3점 홈런으로 야구 팬들에게 각인된 1982년 9월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 한국은 일본에 0-2로 끌려가다가 8회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로 동점을 만든 뒤 한대화의 역전 3점 홈런으로 5-2 감격의 역전승을 거뒀다.

16일 세계야구클래식 한국과 일본의 8강 2라운드 경기 역시 8회가 승부처였다. 한국은 8회초 1사후 김민재가 우익수쪽으로 파울 타구를 날렸다. 일본의 우익수 스즈키 이치로는 관중석을 향해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치로의 글러브를 비껴났다. 이치로는 관중 때문에 공을 놓쳤다는 듯 평정심을 잃고 화를 냈다.

이치로의 행동은 투수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기분까지 망치게 만든 듯했다. 스기우치는 김민재에게 곧바로 볼넷을 내주더니 이병규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일본은 불운까지 겹쳤다. 중견수 긴조 다스히코는 이병규의 타구를 잡자마자 원바운드로 정확히 3루로 던졌다. 타이밍상 김민재의 아웃. 그러나 공을 잡고 기다리던 3루수 이마에 도시아키는 김민재를 태그하다가 그만 공을 떨어뜨리고 말았고, 3루심 카를로스 레이는 정확히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일본은 부랴부랴 강속구 투수 후지카와 규지(한신 타이거스)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타격 감이 절정에 달한 이종범은 좌중간을 꿰뚫는 깨끗한 안타로 승부의 추를 한국쪽으로 가져왔다.

일본은 선발로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 ??스케(롯데머린스)를 내세워 한국 타자를 압도했다. 손이 땅에 닿을 듯할 정도로 투구폼이 특이한 와타나베는 최고구속이 80마일(128㎞)에 불과하지만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볼 끝이 변하는 기교파 투수. 한국 타자들은 2회 조인성의 안타를 포함해 6회까지 1안타2볼넷의 빈공에 시달렸다.

반면, 일본의 공격은 매세웠다. 박찬호를 철저히 연구한 듯 방망이를 짧게 잡고 밀어쳤다. 그러나 2회 이진영의 호수비로 초반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한국의 힘은 역시 투수력이었다. 박찬호-전병두-김병현-구대성-오승환으로 우완, 좌완, 언드핸드스로, 다시 좌완, 우완으로 변화를 주며 일본과 종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결국 이런 팽팽한 승부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본을 또다시 누르는 원동력이 됐다.

<한겨레>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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