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417승을 거뒀던 짐 르페브르 중국 감독은 "이처럼 강한 팀을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3차전은 벼르고 별러오던 한일전. 일본의 빅리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한국이 30년 동안 일본을 못 이기게 해주겠다"고 말했고 간판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도 "아직 멀었다는 것,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을 심어주겠다"고 말하는 등 도발적인 발언을 늘어놓던 터였다. 하지만 `굴욕'은 일본의 몫이었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은 0-1로 뒤지던 8회에 투런홈런을 날려 5만4천석 도쿄돔을 순간적으로 얼려버렸다. 도발의 선봉장 이치로는 "굴욕적"이라는 말로 경기 소감을 요약했다. 미국 본선으로 불리는 2라운드에서도 한국의 승승장구는 여전했다. 멕시코와 1차전에서는 선발투수 서재응을 비롯한 마운드가 든든했고 결승 홈런포를 쏴올린 이승엽의 방망이도 돋보였다. 멕시코를 2-1로 이겨 첫 단추는 잘 뀄지만 다가오는 세계 최강 미국과 2차전이 두려웠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다승왕에 등극한 `토네이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말린스)는 "공 50개로 경기를 끝내겠다"고 겁을 줬다. 하지만 결과는 한국의 7-3 완승. 한국은 역사를 새로 썼고 미국은 세계 무대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 자이언츠)을 선발로 내세워 미국 타선을 틀어 묶은 한국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입만 살았던 윌리스에게서 홈런을 때려 냈다. 1-3으로 뒤진 4회에 2사 2루로 다시 코너에 몰린 미국은 자존심도 잊은 채 이승엽을 고의사구로 걸렀고 대타로 등장한 빅리거 최희섭은 장쾌한 스리런포를 날려 미국을 그로기에 몰아넣었다. 감격적인 순간이었지만 클라이맥스는 뒤에 따로 있었다. 마지막 3차전은 16일 한일전. 한국이 `공포의 구단'으로 떠오르면서 일본의 도발은 실종됐지만 한국으로서는 아시아 맹주 확립을 위해 양보의 여지가 없는 한판이었다. 승부는 일본 프로야구(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버림받고 한국으로 되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의 방망이에서 갈렸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1사 1, 3루에서 이종범은 후지카와 규지의 4구째에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르며 펜스까지 굴러가는 것을 지켜보며 선수들과 관중은 이미 승부도 갈린 것을 직감했다. 최정예 요원들이 맞붙은 사상 초유의 경기에서 한국에 두 차례 연속 무릎을 꿇은 일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선수단 전원이 멍한 표정이었다.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기세는 어느 팀도 당해낼 수 없는 속도를 내고 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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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국 승,승,승…‘3월의 광란’ |
이쯤이면 `3월의 광란'이라고 할 만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거침 없는 연승행진을 달린 한국은 16일 숙적 일본을 울리고 1, 2라운드 6전 전승으로 4강에 올랐다.
지난 3일 1라운드 1차전 대만전을 앞두고도 한국은 '4강이 목표'라고 했지만 대표팀 안팎에서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평을 들어야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꺾은 대만조차 쉽지 않은 데다 아시아 최강이라는 일본을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본선에 올라 간다 해도 세계 최고의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힘겨운 상대가 즐비했다.
그러나 껄끄럽게만 여겨지던 대만과 경기를 2-0으로 이기면서 한국은 마치 '신형엔진'을 단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선발투수 서재응(LA 다저스)을 시작으로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구대성(한화.전 뉴욕 메츠),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빅리그 투수들이 대만 타선을 완봉했고 승리를 장담하던 린화웨이 대만 감독은 "빅리거들의 벽이 높았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2차전 상대는 약체 중국으로 결과는 10-1 승리. 상승세를 이어가고 타격감도 되찾게 해준 좋은 `보약'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417승을 거뒀던 짐 르페브르 중국 감독은 "이처럼 강한 팀을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3차전은 벼르고 별러오던 한일전. 일본의 빅리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한국이 30년 동안 일본을 못 이기게 해주겠다"고 말했고 간판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도 "아직 멀었다는 것,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을 심어주겠다"고 말하는 등 도발적인 발언을 늘어놓던 터였다. 하지만 `굴욕'은 일본의 몫이었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은 0-1로 뒤지던 8회에 투런홈런을 날려 5만4천석 도쿄돔을 순간적으로 얼려버렸다. 도발의 선봉장 이치로는 "굴욕적"이라는 말로 경기 소감을 요약했다. 미국 본선으로 불리는 2라운드에서도 한국의 승승장구는 여전했다. 멕시코와 1차전에서는 선발투수 서재응을 비롯한 마운드가 든든했고 결승 홈런포를 쏴올린 이승엽의 방망이도 돋보였다. 멕시코를 2-1로 이겨 첫 단추는 잘 뀄지만 다가오는 세계 최강 미국과 2차전이 두려웠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다승왕에 등극한 `토네이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말린스)는 "공 50개로 경기를 끝내겠다"고 겁을 줬다. 하지만 결과는 한국의 7-3 완승. 한국은 역사를 새로 썼고 미국은 세계 무대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 자이언츠)을 선발로 내세워 미국 타선을 틀어 묶은 한국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입만 살았던 윌리스에게서 홈런을 때려 냈다. 1-3으로 뒤진 4회에 2사 2루로 다시 코너에 몰린 미국은 자존심도 잊은 채 이승엽을 고의사구로 걸렀고 대타로 등장한 빅리거 최희섭은 장쾌한 스리런포를 날려 미국을 그로기에 몰아넣었다. 감격적인 순간이었지만 클라이맥스는 뒤에 따로 있었다. 마지막 3차전은 16일 한일전. 한국이 `공포의 구단'으로 떠오르면서 일본의 도발은 실종됐지만 한국으로서는 아시아 맹주 확립을 위해 양보의 여지가 없는 한판이었다. 승부는 일본 프로야구(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버림받고 한국으로 되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의 방망이에서 갈렸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1사 1, 3루에서 이종범은 후지카와 규지의 4구째에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르며 펜스까지 굴러가는 것을 지켜보며 선수들과 관중은 이미 승부도 갈린 것을 직감했다. 최정예 요원들이 맞붙은 사상 초유의 경기에서 한국에 두 차례 연속 무릎을 꿇은 일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선수단 전원이 멍한 표정이었다.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기세는 어느 팀도 당해낼 수 없는 속도를 내고 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서 417승을 거뒀던 짐 르페브르 중국 감독은 "이처럼 강한 팀을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3차전은 벼르고 별러오던 한일전. 일본의 빅리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한국이 30년 동안 일본을 못 이기게 해주겠다"고 말했고 간판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도 "아직 멀었다는 것, 이길 수 없다는 느낌을 심어주겠다"고 말하는 등 도발적인 발언을 늘어놓던 터였다. 하지만 `굴욕'은 일본의 몫이었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은 0-1로 뒤지던 8회에 투런홈런을 날려 5만4천석 도쿄돔을 순간적으로 얼려버렸다. 도발의 선봉장 이치로는 "굴욕적"이라는 말로 경기 소감을 요약했다. 미국 본선으로 불리는 2라운드에서도 한국의 승승장구는 여전했다. 멕시코와 1차전에서는 선발투수 서재응을 비롯한 마운드가 든든했고 결승 홈런포를 쏴올린 이승엽의 방망이도 돋보였다. 멕시코를 2-1로 이겨 첫 단추는 잘 뀄지만 다가오는 세계 최강 미국과 2차전이 두려웠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다승왕에 등극한 `토네이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말린스)는 "공 50개로 경기를 끝내겠다"고 겁을 줬다. 하지만 결과는 한국의 7-3 완승. 한국은 역사를 새로 썼고 미국은 세계 무대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 자이언츠)을 선발로 내세워 미국 타선을 틀어 묶은 한국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입만 살았던 윌리스에게서 홈런을 때려 냈다. 1-3으로 뒤진 4회에 2사 2루로 다시 코너에 몰린 미국은 자존심도 잊은 채 이승엽을 고의사구로 걸렀고 대타로 등장한 빅리거 최희섭은 장쾌한 스리런포를 날려 미국을 그로기에 몰아넣었다. 감격적인 순간이었지만 클라이맥스는 뒤에 따로 있었다. 마지막 3차전은 16일 한일전. 한국이 `공포의 구단'으로 떠오르면서 일본의 도발은 실종됐지만 한국으로서는 아시아 맹주 확립을 위해 양보의 여지가 없는 한판이었다. 승부는 일본 프로야구(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버림받고 한국으로 되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의 방망이에서 갈렸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초 1사 1, 3루에서 이종범은 후지카와 규지의 4구째에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르며 펜스까지 굴러가는 것을 지켜보며 선수들과 관중은 이미 승부도 갈린 것을 직감했다. 최정예 요원들이 맞붙은 사상 초유의 경기에서 한국에 두 차례 연속 무릎을 꿇은 일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선수단 전원이 멍한 표정이었다.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기세는 어느 팀도 당해낼 수 없는 속도를 내고 있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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