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실점 같지만 수비이닝 적어 탈락
세계야구클래식 초대 챔피언 등극을 노리던 미국의 꿈이 산산조각났다. 미국이 4강 진출에 실패한 17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는 성난 관중들이 그라운드로 오물을 던졌다. 8강 라운드 1조 1위 한국(3승)은 전날 일본을 꺾어, 미국에 4강 희망의 ‘밥상’을 차려줬지만, 미국은 이날 멕시코전에서 단 3안타의 빈공으로 ‘숟가락’을 뜨지 못하고 1-2로 패했다. 미국은 일본·멕시코와 함께 나란히 1승2패를 기록했다. 미국은 일본과 똑같이 5실점, 멕시코는 6실점. 그러나 이닝 당 평균실점이 가장 적은 일본이 4강 티켓을 가져갔다. 13일 미국전에서 9회 말 2사 뒤 끝내기 안타를 맞은 일본은 3팀간 총 투구이닝이 17⅔이닝으로 이닝 당 평균실점은 0.2830. 반면, 멕시코전에서 먼저 공격해 수비를 8회까지만 한 미국은 총 투구이닝은 17이닝이어서 이닝 당 평균실점은 0.2941. 오심 덕분에 일본을 이겼지만, 불과 0.0111점차로 탈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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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AP)통신>은 “미국민들에게 커다란 상처”라며 “미래에 ‘명예의 전당’에 오를 (미국) 선수들은 자신들이 지배하리라고 믿었던 대회에서 탈락하리라곤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한국팀의 도움도, (투수) 로저 클레먼스의 오른팔도 미국팀을 준결승에 올려놓지 못했다”고 썼다. 이 신문은 미국 패배의 이유로 “타격이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미국은) 스코어링 포지션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9회에 3만8천여명의 관중들은 ‘유에스에이’를 외쳤지만 실패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이번 경기가 사이영 상을 네번이나 수상한 명투수 로저 클레먼스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전하면서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하는 동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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